"우리끼리 놀러 가요."

어느 날, 이승기가 나영석 PD에게 던진 말은 <신서유기>의 시작이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그 후 5년. "같이 여행을 떠나는 거라면 인터넷으로 방송해보자"고 했던 생각을 떠올렸던 나영석 PD에 강호동과 이수근, 은지원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했다. 이들은 지난 8월 중국 산시성 서안으로 출국, 4박 5일간 촬영하며 <신서유기>를 만들어냈다.

나영석 PD는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tvN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서 "'섭외'는 목적이 필요한 건데, 어느 날 자연스럽게 (멤버 구성이) 이렇게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지상파를 떠나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한 번도 접하지 않았던 강호동 또한 "예능적으로는 나보다 나를 더 많이 아는 사람이기에 큰 걱정과 고민 없이 길을 나섰다"고 전했다.

인터넷에 적합한 5~10분짜리 동영상 여러개 공개



<신서유기>는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해석한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은 저팔계, 이승기는 삼장법사, 은지원은 사오정, 이수근은 손오공 캐릭터를 맡았다. tvN의 디지털 콘텐츠 브랜드 tvNgo의 하반기 첫 프로젝트인 <신서유기>를 두고 나영석 PD는 "편하게 골라서 볼 수 있도록 5~10분가량의 동영상 5개 정도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으로 방송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은지원은 "'(편성을) 못 잡아서 인터넷으로 방송하나' 생각했다"고. 이에 대해 나영석 PD는 "같이 즐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인터넷 콘텐츠를 기획했다"면서 "목적이나 목표가 뚜렷하게 있는 것은 아니고, 인터넷으로 시청하시는 분들이 잠깐이라도 복잡한 현실에서 숨 쉴 수 있도록 무조건 재밌게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나 PD는 "사실 우리도 처음 해보는 일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 형식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제일 잘하는 것 하자'는 생각이었다"면서 "무조건 웃기게 찍자, 재미를 주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1박2일>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지 않았던 이승기는 "방송은 보이지 않는 제약이나 선이 있는데 <신서유기>에는 그게 없어서 자유로웠다"고 털어놨다.

"힘 뺀" 강호동... "몰두한" 이수근... 재간둥이 은지원-이승기



그간 120% 충전된 모습을 보여줬던 맏형 강호동은 <신서유기>에서 힘을 쫙 뺐다. 은지원은 이런 강호동을 두고 "힘을 뺀 게 아니라 그냥 힘이 빠져 있더라"고, 이승기는 "인터넷 방송에 적응하는 기간이라 이렇게 쩔쩔매는 것 처음 봤다"고 놀렸다. 이에 대해 강호동은 "웃고 떠들고 즐기는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동생들에게 엄청난 기를 받고 왔더라"고 뿌듯해 했다. 

지난 2013년 불법 도박 혐의로 방송 활동을 중단, 자숙하며 '카메라 앞에 다시 설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는 이수근은 그간 꾸준히 강호동의 격려와 위로를 받았다고. "촬영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카메라 앞에서 눈치도 봤다"고 밝힌 이수근은 "멤버들과 함께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잊고 방송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신서유기>는 오는 4일 오전 10시 네이버 PC와 모바일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다. 아울러 <신서유기>는 중국 텐센트사와 포털사이트 QQ.COM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독점 공개한다. "총 20개 정도의 동영상이 나올텐데 모두 합쳐서 2천만뷰 정도를 기록하면 좋겠다"고 한 나영석 PD는 "방송판을 만들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짧은 동영상을 한 번에 모아서 길게 서비스할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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