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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과 북극 회의 개최를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과 북극 회의 개최를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
ⓒ 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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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알래스카를 방문해 '기후변화의 전쟁'을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북극 외교장관 회의(북극 컨퍼런스)에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더 늦어지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에 미국이 큰 역할을 했다"라고 솔직하게 책임을 인정하며 "인간의 활동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기후를 어지럽히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수 없는 현재의 문제"라며 "과학은 냉혹하고 날카로우며, 멀게 느껴졌던 위협이 이제는 너무나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기후변화 막을 기회는 지금뿐"

건강보험 개혁,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동성결혼 합법화 등 굵직한 업적을 세우며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책을 마지막 최대 과제로 세우고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의 큰 피해를 입은 알래스카에서 사상 첫 북극 컨퍼런스를 열어 여론몰이에 나섰다. 알래스카주가 미국으로 편입된 1959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56년 만에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알래스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해안선이 부식되는 곳 가운데 하나"라며 "기후변화는 이미 알래스카 사람들의 전통적인 삶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온실가스 감축 목표(청정전력계획)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15년 대비 32% 감축하겠다는 강력한 기후변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에너지 산업의 위축을 우려해 이 같은 계획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농담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지도자 자격이 전혀 없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거론하며 "국제사회는 이번 기회에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합의에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석유 시추하면서 기후변화 강조" 비판도

오바마 대통령은 알래스카 자연 회복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알래스카 원주민 지도자를 직접 만나고, 북미 대륙 최고봉 알래스카 매킨리산의 이름을 원주민 전통 언어인 '데날리'로 되돌렸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특수부대 출신의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가 알래스카에서 촬영하는 미국 NBC방송의 인기 리얼리티쇼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에 직접 출연키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릴스와 함께 알래스카 험지를 여행하며 극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기술을 배우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알래스카의 생태계 변화를 직접 관찰하고 시청자에게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이 최근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로열더치셸의 북극해 석유 시추를 24년 만에 승인한 것을 두고 오바마 행정부가 기후변화에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적했다. 한 시민단체는 NBC 인터뷰에서 "알래스카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화석연료 시추를 허용하면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다.


태그:#버락 오바마, #알래스카,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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