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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대,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사회적 변화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여성의 영향력도 날로 성장했다. PR전문가인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유명 담배회사 '아메리칸 타바코'의 의뢰를 받고 여성층 흡연을 공략했다. 그의 핵심 전략은 '담배와 여성 그리고 자유의 횃불'이었다.

버네이즈는 담배를 여성의 권위와 연결시켰다. 그는 담배 한 개비에 구강청정, 다이어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긍정의 이미지로 여성들을 유혹했다. 여기에 더해 버네이즈는 여성의 흡연권과 여성인권해방의 사회적 화두를 던지기 위해 '자유의 횃불' 퍼포먼스를 부추겼다. 이를 통해 당시 담배는 여성의 인권과 자유의 상징물이 되어 흡연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EBS> 교육방송은 8월 31일 다큐프라임 '한국인의 집단심리-우리 We, 1부 대중 유혹의 기술'이라는프로그램을 통해 광고마케팅의 세계를 재조명하며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인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파헤쳤다.

방송은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트렸던 912명 집단 자살 사건, 아이보리 비누와 베이컨 아침 메뉴를 유행시킨 PR전문가 버네이즈의 광고심리학, 매스미디어의 대중 유혹의 기술 등 미디어 이벤트가 주는 대중 소비 심리학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프로파간다의 창시자, 에드워드 버네이즈를 재조명하다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 (노엄 촘스키)

세계적인 석학이자 비판적 지식인으로 유명한 노엄 촘스키 MIT 석좌교수는 에드워드 버네이즈를 홍보의 대가로 극찬했다. 그는 버네이즈를 두고 인도에서의 현자를 일컫는 '구루(guru)'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촘스키는 버네이즈가 쓴 책 <프로파간다>를 두고 홍보 산업의 핵심 매뉴얼이라고 칭송했다.

담배 러키 스트라이크의 광고 포스터. 1930년대 섹스 심볼로 유명한 영화배우 진 할로가 요염한 포즈를 취하며 '최고야(Cream of the Crop)', '러키 스트라이크 만큼 좋은 건 없어' 라고 말하고 있다. 버네이즈는 유명한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을 내세워 담배가 살을 빼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구강 살균과 신경 안정에도 효과가 있다고 선전함으로써 여성의 흡연율를 크게 높였다.<
▲ 에드워드 버네이즈의 대작 담배 러키 스트라이크의 광고 포스터. 1930년대 섹스 심볼로 유명한 영화배우 진 할로가 요염한 포즈를 취하며 '최고야(Cream of the Crop)', '러키 스트라이크 만큼 좋은 건 없어' 라고 말하고 있다. 버네이즈는 유명한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을 내세워 담배가 살을 빼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구강 살균과 신경 안정에도 효과가 있다고 선전함으로써 여성의 흡연율를 크게 높였다.<
ⓒ 프로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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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여성의 흡연을 권장케 한 충격의 사건 주동자는 바로 버네이즈였다. 그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다이어트 효과, 여성 인권의식 등을 광고이미지에 삽입하면서 차별적인 광고이미지로 여성들을 유혹했다. 이를 통해 그는 초기 담배 산업의 근간을 만들었다. 여성흡연실도 이때 최초로 등장했다.

버네이즈는 당시엔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단지 그가 유명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라는 인식만 존재했다. 버네이즈는 기자로 처음 홍보 업무를 접하면서 본격적인 PR(Public Relations)전문가로 성장했다. 히틀러, 괴벨스, 무솔리니, 매카시 등과 같은 선동 선전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홍보 전략을 구사했던 버네이즈는 대중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버네이즈는 '우리', '예술과 과학', '대중심리학', '개인심리학', '사회심리학'을 광고에 접목하면서 대중을 유혹하는 특유의 '프로파간다'를 창조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생활과 습관에 주목했다. 그는 책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산층의 허영심을 자극해 붙박이 서랍장을 고안했다. 이는 '책장이 있는 곳에 책이 있게 될 것이다'라는 그의 소비심리학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 밖에도 버네이즈는 피아노 판매를 부추기기 위해 최초의 '가정음악' 이미지를 도입했다. 또 베이컨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의사 5천명의 설문조사를 인용했다. 이런 의도에는 그가 상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온화한 가정의 이미지와 아침 건강식이라는 객관적 데이터를 활용한 이미지 마케팅에 중점을 둔 것이다.

얼리어댑터의 SNS마케팅, 현대 광고의 주역이 되다

방송은 전반부를 통해 역사 속 '프로파간다'의 메커니즘을 파헤쳤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현대 사회의 SNS 마케팅을 재조명했다. 일명 소비주도층이라 불리는 얼리어댑터의 소셜네트워크 홍보시스템을 분석했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한 제과회사의 유명 제품인 허니버터칩.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 얼마 안 되는 과자 한 봉지를 사려고 하루종일 매달렸다. 그러나 이내 품귀 현상으로 과자의 값어치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과자를 생산했던 제과회사 관계자는 처음에 이런 현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제품 출시 초기엔 '투 플러스' 할인 행사까지 벌였다고 했다.

그럼 이 과자의 인기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입소문으로 희소가치를 창조해냈던 얼리어댑터들의 마케팅 덕분이었다. 이후 스타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SNS에 제품 구입 인증샷을 올리자 이 과자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박 행렬을 이어갔다.

방송에 따르면 현대의 소비자들은 끊임없는 매스미디어의 유혹 속에서 시나브로 '지름신'이 되어간다. 최근엔 개인 방송 등 미디어 매체를 운영하며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창출하는 1인PR전문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공영방송 매체에 선보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그런 추세를 반영한다.

인터넷 상거래 상용화, 모바일 네트워크가 일상화되면서 소비자와 공급자가 일체화됐다. 광고마케팅은 점차 SNS를 통해 다양화되면서 소수 전문가만의 영역을 넘어선 지 오래다. 100년 전 버네이즈가 파격적으로 이끌었던 심리광고학이 100년 후 오감을 자극하는 미디어 이벤트로 대중들의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대중 유혹의 기술이 어떻게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지, 이 방송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자료 참조. 에드워즈 버네이즈 <프로파간다>



태그:#대중 유혹의 기술, #에드워드 버네이즈, #프로파간다, #광고심리학, #허니버터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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