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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순환고속도로 12개 구간 중 '인천~안산'만 빠져

2021년 완공 예정인 수도권 제2 순환고속도로(일명 제2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 '인천~안산' 구간이 빠져있어, 비정상적인 고속도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제2 순환고속도로는 전체 12개 구간으로 구성된다. 11개 구간은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인천~안산' 구간은 7년째 답보상태에 있다.

정부는 정부재정사업과 민간자본 투자 사업을 섞어 제2 순환고속도로(255.8km)를 12개 구간으로 나눠 건설하고 있다.

제2 순환고속도로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봉담 나들목을 기점으로 송산~시화(시흥)~안산~인천~김포~파주∼화도(남양주)∼양평∼광주∼오산을 돌아 다시 봉담 나들목으로 연결하는 순환고속도로다. 정부재정사업 구간은 6개 구간 120.9km이고, 민간자본 사업 구간은 6개 구간 134.8km이다.

전체 12개 구간 중 1구간인 '오산~봉담(17.8km)' 구간은 지난 2009년 10월 준공됐다. 2012년 12월 '남양평~양평' 구간, 2013년 3구간인 '송산~안산(9.8km)' 구간이 각각 개통됐다.

지난해 연말 기본설계를 완료한 '김포~파주(25.3km)' 구간은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 1조 9422억 원이 투입되는 '인천~김포(28.5km)' 구간은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2017년에는 '해상~수참 나들목(28.5km)' 구간과 '소흘~양주(5.9km)' 구간이 개통할 예정이며, 2020년 말에 북부 구간(수참~월롱~양주~소흘~화도~양평, 105.3km)과 '송산~봉담(18.5km)' 구간이 개통할 예정이다.

이어, 2021년 6월에 '동탄~서이천(29.7km)'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부분 구간이 이미 개통했거나, 2017년과 2021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안산(21.3km)' 구간만은 7년째 표류 중이다.

'인천~안산' 구간은 지난 2007년 민간자본 사업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자인 대우건설이 수익성이 없다고 보고 도중에 포기했다. 그 뒤 정부재정사업으로 바뀌면서 답보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정부재정사업은 정부가 예산을 반영해 건설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해 지난해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아직 조사 중이다.

하지만 정부 재정 여건상 정부가 대규모 예산 투입을 꺼리는 상황이라, '인천~안산' 구간 미개통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안산' 미개통 시 수도권 물류 차질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노선 ①오산~봉담 ②봉담~송산 ③송산~안산 ④안산~인천 ⑤인천~김포 ⑥김포~파주 ⑦파주~포천 ⑧포천~화도 ⑨화도~남양평 ⑩남양평~양평 ⑪양평~이천 ⑫이천~오산
▲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노선 ①오산~봉담 ②봉담~송산 ③송산~안산 ④안산~인천 ⑤인천~김포 ⑥김포~파주 ⑦파주~포천 ⑧포천~화도 ⑨화도~남양평 ⑩남양평~양평 ⑪양평~이천 ⑫이천~오산
ⓒ <출처·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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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안산' 구간은 인천 남항~송도~시흥~안산을 잇는 구간이다. 이 구간은 인천항과 신항, 국제여객터미널 등을 지나는 곳이라 제2 순환고속도로 12개 구간 중 가장 물류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는 구간이다.

1-1단계 B터미널 일부만 우선 개장한 인천 신항은 2016년에 B터미널 나머지 구간과 A터미널을 개장할 예정이고, 2020년에는 1-2단계 부두를 개장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엔 인천 신항 항만 배후단지(1단계) 211만 8000㎡에 물류업체를 비롯해 조립·제조·가공·유통업체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또한 인천 남항에는 2018년 상반기에 새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고, 2018년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이 개장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의 경우 2020년에 3단계 공사를 마무리한다.

제2 순환고속도로 공사가 마무리되면 수도권 북부와 남부의 모든 물류를 더 쉽게 인천항과 인천공항으로 연결할 수 있다.

그래서 '인천~안산' 구간은 바로 국내외 물자와 사람을 인천 신항, 인천 남항,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으로 연결하는 물류인프라의 핵심 구간이다. 전체 구간 중 이 구간이 빠진 제2 순환고속도로는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개통 효과도 뚝 떨어질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와 수자원공사, 인천경제청을 사업 주체로"

이 때문에 답보상태에 있는 정부재정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새로운 사업방식을 적용해, 제2 순환고속도로 목표 개통 시점인 2021년에 '인천~안산' 구간을 개통하자는 의견이 대두했다. 해당 구간 개통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주체들이 공사비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인천 신항과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그리고 항만 배후 물류단지 조성으로 약 수십조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인천 항만공사를 중심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이 공사비를 각각 부담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항만공사는 인천신항 항만 배후 물류단지를 개발하고 있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화공단에 미디어밸리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6·8공구(580만㎡)를 개발하고 있기에, 이 기관들이 '인천~안산' 구간 사업비 1조 원을 분담해 건설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쟁점은 남아있다. 우선 송도 10공구(약 420만㎡) 착공 방식과 시점의 문제다. 송도 10공구는 인천 신항 2단계 항만배후물류단지다. 즉, 10공구 매립 공사 시 축조하는 호안이 바로 고속도로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착공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등의 공조가 필요하다.

두 번째 쟁점은 송도 6·8공구 람사르습지 문제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제2 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면, 총 21.3km 가운데 3km가량이 송도 습지보호지역인 6·8공구 앞을 지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구간이 바로 인천대교 분기점이다.

람사르 사무국은 지난해 7월 송도 6·8공구 옆 2.5㎢와 11공구 옆 3.61㎢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했다. 해당 보호지역이 훼손되지 않게 제2 순환고속도로 설계를 재조정해야한다는 게 인천지역 환경단체의 입장이다.

제2 순환고속도로 설계 초기에 인천대교 분기점 구간은 송도 6·8공구 해안에 축조된 호안에 계획됐다. 하지만 인천시가 송도 6·8공구 개발에 악영향이 있다며 6·8공구 바깥으로 수정할 것을 요청해, 갯벌에 교량을 설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 역시 인천시와 국토부, 시민사회단체 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www.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송도10공구, #람사르습지, #인천신항,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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