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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국민위가 만든 '인성 키움 감사캠프' 계획서.
 감사국민위가 만든 '인성 키움 감사캠프' 계획서.
ⓒ 감사국민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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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A중학교 교장이 학생 120명을 동원, 오는 9월 11일부터 2박 3일간 '교육부 인성 키움 감사캠프'에 참여하도록 지시해 '수업 결손'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와 함께 이 행사를 준비하는 단체가 참가학생 명단을 요구했고, 이 학교 교장은 이를 허락했기 때문이다.

특정 보수단체에 2억원 주고... 인성 캠프?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아래 감사국민위)라는 단체에 특별교부금 2억 원을 지원한 뒤, '인성 키움 감사캠프'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감사국민위는 이 같은 캠프를 올해 네 차례 계획했고, 이미 두 번의 행사를 치렀다.

이 단체가 만든 계획서를 보면 이 행사의 주최는 교육부, 주관자는 보수단체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련)과 감사국민위다. 감사국민위 사무총장은 이아무개 공학련 사무총장이 겸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학련은 나중에 주관자에서 빠졌다"라고 말했다.

'감사를 바탕으로 한 인성 인재육성'이라는 목표를 가진 이번 캠프는 ▲ 감사의 개념 이해 ▲ 온몸으로 감사 표현하기 ▲ 감사 역할극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감사를 강요하는 내용이 '학생 인성 형성에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는 감사국민위가 참여 학생들을 모집하는 방식을 돌연 바꾸면서 발생했다. 이 단체는 당초 '참가자 모집' 계획서에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또는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를 통한 공모' 방식을 교육부에 약속했다.

하지만 부천 A중의 경우처럼 특정학교를 택해 학생을 모으기 시작하자 '수업 결손'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이 학교 나아무개 교장은 행사를 15일쯤 앞둔 지난 28일 갑작스레 학생 참가를 지시하면서 혼란을 빚었다. 하지만 이런 지시는 '수업 결손 최소화' '학사일정 변경 시 학교운영위 심의' 등을 규정한 교육 관련 법규 위반이다.

국민혈세를 이런 곳에? "어이가 없다"

A중 관계자는 "주최자로 교육부 이름을 앞세우면서 혈세 2억 원을 들여 학생들을 이처럼 급작스레 동원하다니 어이가 없다"라면서 "인성 키움 감사캠프의 내용 또한 허술하기 짝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국민위가 갑자기 행사 지역을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바꾸면서 절차상 미숙함이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수업 결손이 발생한다면 행사 진행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중 나 교장도 "감사국민위 관계자가 찾아와서 학생 참여를 요청해 승낙을 해줬는데, 판단의 잘못이 있었다"라면서 "행사 참여 계획을 취소하겠다"라고 해명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인성교육진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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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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