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마인츠의 구자철이 아우크스부르크로 다시 입성했다.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 홍정호와 지동원이 몸 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이것은 독일 프로축구 무대인 분데스리가에서 최대 3명의 한국 선수이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 러시아 리그 제니트의 김동진, 이호, 현영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 리그 초반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주전 경쟁에서 확실히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권 수비수가 유럽에서 활약하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사례다. 아우크스부르크가 리그에서 상위권팀이 아니라 중하위권팀에 속하는 것도 수비수 홍정호에겐 분명 도움이 된다.

마인츠 소속이었던 구자철은 부상 복귀 후 컨디션 점검에 신경쓰고 있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진 못하다. 그럼에도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러브콜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 신화'라는 단어를 쓴 장본인이 바로 구자철이기 때문이다. 이때 구자철의 활약 덕분에 아우크스부르크는 강등권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며 리그에 잔류할 수 있었다.

해외 생활을 시작한 지 5년이 다 돼가는 지동원은 아직이다. 영국의 선덜랜드나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 도르트문트에서 활약이 미비했다. 물론 아우크스부르크 단장이 지동원을 신뢰하는 인터뷰를 보여주긴 한다. 하지만, 선수는 경기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축구는 단장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팀 동료 그리고 감독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동원, 결과가 아쉽다

 지동원

지동원 ⓒ KFA


영국의 선덜랜드에서 2시즌 있었던 지동원은 선발로 4경기를 출전하고, 교체로 20경기를 출전했다. 명백한 서브 멤버이자 실험 대상이었다. 공격 포인트는 단 4개로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물론 선수의 가치를 기록으로 보는 것은 적절한 평가 방법이 아니다. 그러나 평가에 있어서 하나의 척도가 될 순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다소 아쉽게 평가될 수도 있는 선덜랜드 이적생 지동원이었다.

지동원은 이러한 방황을 잊고자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택한다. 독기를 품은 듯 지동원의 움직임이 살아났다. 특히 아우크스부르크에 처음으로 입성한 2012-2013 시즌에는 17경기 5골을 기록했다. 구자철과 함께 '지구 특공대'라고 불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 시즌만 놓고 보면, 지동원이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선덜랜드로 다시 돌아간 지동원은 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임대 시절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잠시 웃었지만 고난이 다시 시작됬다. 돌파구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구원의 손길이 찾아왔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다시 지동원을 부른 것이다.

돌아간 2013-2014 시즌에는 12경기 중 2경기를 선발 출전, 10경기를 교체 출전했다. 그리고 단 1골을 기록했다. 아쉽게도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파란만장한 지동원의 이야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2014-2015 시즌에도 전 시즌과 동일하게 12경기 출전을 했다. 선발의 비중은 늘었다. 7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선수는 꾸준한 출전을 바탕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려야 실전에서 활약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지동원에게 꾸준한 출전은 없었다. 인과응보로 경기감각은 하락했고, 활약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박주영과 다르지 않은 느낌, 결단이 필요한 시점

 K리그 전남 시절 지동원

K리그 전남 시절 지동원 ⓒ 프로축구연맹


마치 현재 지동원의 행보에서 박주영의 과거 시절이 떠오른다. 박주영도 아스날에서부터 출전 기회를 좀처럼 잡아오지 못했다. 이 곳, 저 곳 전전긍긍하며 팀과 리그를 옮기고 다녔다. 스페인의 셀타비고부터 영국의 왓포드, 사우디의 알 샤밥까지 말이다. 하지만, 팀을 옮긴다고 박주영이 잃었던 경기력과 골 감각까지 찾을 순 없었다. 공격수가 가장 필요로 하는 공격 포인트는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다 박주영은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K리그 FC서울로 돌아간다. 주변에서 말들이 많았지만, 그 결단은 현재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해외에선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특히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러한 기다림과 신뢰가 없었다면 박주영은 또 다시 그대로였을 것이다.

지동원도 전남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었다. 총 39경기 11골 5도움을 기록하고 전남을 떠났다. 그리고 지금 헤매고 있다. 헤맨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25살의 청춘이 지금 꿈을 위해 헤매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회는 주어져야 헤매던 사람이 빠져나와 똑바로 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시즌이 독일에서 정말 마지막 기회이다. 부상에서도 복귀했고, 군사훈련도 수료했다. 팀의 단장도 지동원을 신뢰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과 발을 여러번 맞춰 본 구자철, 홍정호까지 있다. 또한 리그 적응은 끝난 지 오래다.

이러한 천재일우의 기회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동원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해외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자신의 축구 인생을 낭비하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넓은 땅인 K리그도 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무조건 해외리그를 추종하는 선택은 절대 바람직 하지 않다. 박주영이 왜 그렇게 헤매다 다시 서울로 돌아왔는지, 지동원은 곰곰이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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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스포탈코리아에 게재될 예정
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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