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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는 차준일 대전도시철도 공사 사장 내정자.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는 차준일 대전도시철도 공사 사장 내정자.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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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일 대전도시철도 사장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이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확인됐다. [관련기사 :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에 우송대 차준일 교수]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특위는 31일 오전 대전시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차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를 열었다. 청문위원회는 산업건설위원장인 김종천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박병철, 안필응, 윤진근, 전문학, 김동섭, 정기현, 심현영 의원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차 후보자는 1969년 공직을 시작, 대전시 공보관과 교통국장을 거쳐 2008년부터는 3년 동안 대전도시철도공사 경영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해왔다.

이러한 차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위원들은 그의 도덕성과 전문성, 경영능력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 물었다.

특히, 이날 청문위원들은 차 후보자가 16년 동안 대전시와 산하 공기업에 근무했으면서도, 단 1년 2개월만 대전시에 전입신고한 이유에 대해 집중추궁하며 '법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 명의로 전세 얻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날 질의에 나선 윤진근 의원은 "16년 동안 대전시 공무원으로 일했는데, 주민등록 초본을 보면 단 1년 2개월만 대전으로 주소이전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동안은 어디서 거주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차 후보자는 "제 처 명의로 전세를 얻어서 거주했다"며 "제 명의로 거주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1999년에는 대전으로 주소를 이전했다가 단 두 달 만에 다시 서울로 이전하는 등 모두 17번이나 주소이전을 했다"며 "부동산 보유도 들쑥날쑥한다,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차 후보자는 "제가 객지에서 살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답변했다.

윤 의원은 다시 "타 시도에서는 인구 유입을 위해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의 주소이전을 적극 부탁한다, 그런데 고위 공직을 지낸 분이 이렇게 해서야 되겠느냐"며 "지금도 주소가 서울 대치동이죠?"라고 물었다.

이에 차 후보자는 "그렇다"면서 "사장으로 인준이 된다면, 아내와 상의해서 주소를 옮기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동섭 의원은 차 후보자가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께서는 대전시 공무원으로 재직시절, 실질적으로 대전에 거주하면서도 주소이전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 기간이 무려 14년이나 된다'며 "주민등록법 제16조 '하나의 세대에 속하는 자의 전원 또는 그 일부가 거주지를 이동하면 제11조나 제12조에 따른 신고의무자가 신거주지에 전입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신거주지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에게 전입신고(轉入申告)를 하여야 한다'는 법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따졌다.

그러자 차 후보자는 "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에 김 의원은 "공직자가 법을 위반해서야 되겠느냐"고 호통했다.

이어 심현영 의원도 "16년 동안 대전에 거주하면서 주소이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지방세 납부도 하지 않았죠?"라고 물었다. 이에 차 후보자는 "죄송하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너무 애향심이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31일 오전 대전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차준일 대전도시철도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 장면.
 31일 오전 대전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차준일 대전도시철도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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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간담회에서는 차 후보자의 외아들이 다니고 있는 A회사에 대한 '특혜의혹'도 제기됐다.

차 후보자는 대전시철도공사 영업이사로 일하면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범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했고, '시청역'과 '갑천역'에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문제는 이 시스템 설치업체로 차 후보자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A회사가 선정됐던 것. 차 후보자의 아들은 A회사에 2009년 2월 입사했다.

이에 대해 전문학 의원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도시철도공사가 추진하는 ESS설비를 납품한 회사에 자제분이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누가 봐도 이것은 유착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이에 차 후보자는 "A회사가 선정된 것은 조달청 일반경쟁에 의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유착이나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차 후보자가 도시철도공사 경영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우송대 겸임교수로서 강의를 한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윤진근 의원은 "도시철도공사 경영이사로 근무하면서 우송대 겸임교수를 했죠? 특혜를 받은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차 후보자는 "우송대와 도시철도공사는 산학협약이 되어 있었고, 또 우송대는 도시철도 기관사 양성기관으로 국토부에 지정되어, 우송대에서 도시철도공사에서 강의를 요청받아서 강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그렇다면 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학교에 다녀도 되느냐"고 물었고, 차 후보자는 "근무 중에 학교를 공부하러 다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윤 의원은 "직원들은 안 되고, 본인은 교수로 활동해도 되고...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그러니까 직원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공무원이 일과시간에 다른 곳에 가서 근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이 밖에도 이날 청문간담회에서는 차 후보자가 부저자로 이름을 올린 3편의 논문에 '이름만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도시철도공사 노조에서 차 후보자의 자질을 문제 삼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청문간담회를 마친 대전시의회 청문특위는 이날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9월 2일 결과보고서를 채택, 임명권자인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태그:#차준일, #대전도시철도,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회,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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