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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복 서혜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에 입당 의사를 전했다고 밝혀 또다시 문재인 대표와 신경전이 벌어졌다.

양측 관계자가 대선 이후 이 문제를 놓고 진실게임을 벌인 적은 있지만 안 전 대표 본인이 직접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전 대표는 29일 대전에서 열린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북콘서트에 초대손님으로 나와 "당시 (민주통합당 측에) 입당의사를 전달했다"면서도 "제가 한 마디 더하면 큰일 난다"고까지 말했다.

안 전 대표의 민주당 입당론은 대선 때 문 후보 측 상황실장을 맡은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이 2013년 10월 펴낸 대선 비망록에서 거론된 이후 이미 한 차례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홍 의원은 비망록에서 안 전 대표가 후보직 사퇴 전날인 2012년 11월 22일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문 후보와 단독회동한 자리에서 "후보직을 양보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 측은 즉각 안 후보가 '민주당 입당'을 협상 카드로 들고 단독 회동에 임했으며, 실제로 문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가 북콘서트에서 입당 의사를 전했다고 밝힌 것은 당시 자신으로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민주당과의 결합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음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제가 한 마디 더하면 큰일 난다"고 말한 것은 당시 입당 의사를 전달한 것이 사실일 뿐만 아니라 밝히지 않은 또다른 얘기들이 있는 만큼 이 문제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단일후보가 되면 적당한 시기에 입당한다는 방침은 캠프내 소수 지휘부 간 꽤 오래 전부터 정리했던 일"이라며 "문 후보 측도 극히 일부만 이런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 대표 측에서는 진술이 엇갈린다. 홍영표 의원은 "당시 민주당의 모든 사람이 입당을 희망했음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고, 문 대표의 또다른 측근은 "전후관계가 사실과 다르다고하면 또다른 진실게임이 되기 때문에 '노 코멘트'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단일화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또다른 인사는 "문-안 두 사람의 단독 회동 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주장한) 그런 얘기가 오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전했다.

양측이 이처럼 입당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자칫 대선 패배의 책임론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로선 후보직을 양보하지 않아 안 전 대표의 입당을 성사시키지 못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대선에서 패배했고, 안 전 대표는 민주당과 거리두기를 하는 바람에 양측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으지 못했다는 비판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에서 일어났던 일들 중 일부가 계속 언급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고, 문 대표도 "옛날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다"고 반응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안철수, #박영선,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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