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관련사진보기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나집 라작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쿠알라룸푸르 도심에서 수만 명이 모여 최근 거액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을 펼쳤다.

이번 집회를 주최한 말레이시아 시민단체 연합 '베르시 2.0'는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인디펜던스 광장에서 집회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집회를 불허하고 경찰을 동원해 광장과 도로를 봉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 8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이번 시위는 말레이시아의 국영투자업체 '원 말레이시아 개발기업(1MDB)'이 나집 총리의 은행 계좌로 출처가 불분명한 6억 달러(약 7000억 원)의 자금을 송금한 것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이 같은 사실은 말레이시아 검찰이 현재 110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1MDB의 부실 경영 실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고, 야권은 즉각 나지브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말레이 경찰, 무력진압 경고... '긴장 고조'

그러나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는 감사 결과 나집 총리의 계좌에 입금된 돈은 불법 자금이 아니라 익명의 외국 기부자로부터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무혐의 결론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다.

나집 총리도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또한 의혹을 제기한 장관과 고위 공무원들을 파면하고, 1MDB를 수사하는 검찰 총장을 교체하면서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집회가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한다며 주최 측인 베르시 2.0을 포함해 집회 참가를 유도하는 누리집 접속을 차단했고, 베르시 2.0을 상징하는 노란색 티셔츠를 입는 것도 금지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다.

시민들은 집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무력 진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2년에도 베르시 2.0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자 당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반정부 여론이 높아지더라도 말레이시아 정계에 나집 총리를 대신할 강력한 지도자가 없어 정권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태그:#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반정부 시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