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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014년 7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2014오마이포럼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 <오마이뉴스>가 주최한 '2014오마이포럼 - 공교육 혁신의 현재와 미래 <교실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하다>'가 2014년 7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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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노라마에 나온 (삼성 반도체 회사에서 같이 일하다 백혈병으로 남편을 잃은) 분이 (전북교육청 소속) 군산여상 출신이다... (중략) 인생 망가지고 삶이 송두리째 빼앗기는 곳으로 학생들을 몰아넣어서야 되겠나. 이것은 교육자의 도덕성과도 관련된 것이다... (중략) 산업재해율이 높은 기업에 우리 제자들을 몰아넣는 일, 이제는 안 해야 한다." (2013년 8월 12일 김승환 교육감) ☞ 동영상 바로가기

"특성화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반도체 관련 업체들에 취직을 시키는 것은 억제를 해야 하지 않겠나? 아이들 죽을 줄 빤히 알면서 취업률 높인다는 명목으로 사지에 몰아넣어서야 되겠나?" (2013년 10월 7일 김 교육감) ☞ 동영상 바로가기

2년 전 김 교육감의 '취업 제한' 지시 동영상 살펴보니

이 내용은 '특성화고 학생 취업 추천' 관련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확대간부회의 발언을 따온 것이다. 이처럼 김 교육감은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과 달리 '삼성(전자)'이란 재벌기업 전체를 찍어서 "학생들을 취업시키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대신 김 교육감은 "백혈병 등을 일으키는 등 산업재해율이 높은 반도체 관련 업체들에 학생들을 보내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김 교육감이 전북교육청 확대 간부회의에서 발언한 3년 치의 관련 동영상 원본을 교육감의 개인 블로그 등에서 입수해 살펴본 결과다.

앞서 지난 8월 20일 일부 언론은 "김 교육감이 삼성(전자)에 취직시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김 교육감을 비판한 바 있다.

"'학생들 삼성전자 취직시키지 말라는' 전북교육감"(조선일보), "전북교육감, '삼성에 학생 취직시키지 말라' 파문"(KBS), "전북 교육감 '삼성 취직시키지 마' 글 파문"(YTN), "전북교육감 '삼성 취업 말라' 지시 파문 확산"(문화일보) 등의 보도가 그것이다.

이들 보도는 하루 전에 김 교육감이 페이스북에 적은 "약 3년 전부터 관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우리 지역 학생들을 취직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는 말을 비판한 것이었다. 여기서도 김 교육감은 삼성 전체를 싸잡아 취직 금지지역으로 선포하지는 않았다.

<MBC>와 <TV조선>은 지난 28일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전북교육청이 공식 사이트에 올려놓은 김 교육감이 나온 확대간부회의 동영상 가운데 일부 발언을 뽑아내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TV조선>은 "삼성전자에 전북 지역 고교생을 취직시키지 말라고 지시하는 김승환 전북 교육감의 모습을 TV조선이 단독 입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해당 동영상 내용에서 '삼성(전자)' 전체를 싸잡아서 이 회사에만 학생을 보내지 말 것을 지시하는 김 교육감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다음은 <TV조선>도 인용한 올해 1월 19일 김 교육감의 발언 내용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졸업생, 예정자들, 반도체 기업에 보내지 말라고 한 것 계속 확인하고 있나? 한 명도 보내면 안 된다."

이 같은 지시 발언에 비춰보면 김 교육감은 '반도체 기업에 학생을 보내지 말라'고 발언했다. 마치 '삼성'이기 때문에 취업을 금지한 것처럼 보도한 일부 언론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 교육감은 왜 '반도체 기업들에 학생들을 보내지 말라'고 한 것일까?

그 답은 2013년 8월과 10월 발언에 나와 있다.

김 교육감은 당시 "(전북교육청 소속) 군산여상 학생이 반도체 백혈병의 피해자가 됐으니, 삶이 송두리째 빼앗기는 곳으로 학생들을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것은 교육자의 도덕성과도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반도체 관련 업체들에 취직을 시키는 것은 억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북교육청 "산업재해율 높은 반도체 업체들 추천 삼가라는 뜻"

이에 대해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당시 김 교육감의 발언은 '삼성'이기 때문에 학생 추천을 삼가라는 것이 아니라 산업재해율이 높은 업체들에 대해 학생 추천을 삼가라는 뜻"이라면서 "실체가 이런 것인데도 일부 언론이 마치 삼성에 대한 교육감의 반감 때문에 취업을 전면 금지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에 제보된 삼성 반도체, LCD 직업병 제보자는 196명이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69명이다. 이 가운데 전북교육청 소속 특성화고 출신이 '상당히 많다'는 게 전북교육청의 분석이다.

반올림 활동가인 공유정옥 전문의는 "반도체 업체들이 화학물질 때문에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학생 취업을 좌시하는 것 또한 교육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번 논란이 학교에서 노동과 건강권, 인권에 대한 교육이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김승환 반도체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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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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