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27일 한국에서 마지막 전지훈련을 진행중인 일본대표팀 이욱재 총감독과의 인터뷰입니다. [편집자말]
일본펜싱국가대표팀 총감독 '이욱재' (2015년 8월 27일 일본대표팀 한국전지훈련 마지막날 한국체육대학교 펜싱장)

▲ 일본펜싱국가대표팀 총감독 '이욱재' (2015년 8월 27일 일본대표팀 한국전지훈련 마지막날 한국체육대학교 펜싱장) ⓒ 이규진


-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는 대한민국 펜싱국가대표팀을 지도했었고 현재는 일본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고있는 이욱재라고 합니다."

- 현재 일본펜싱대표팀 총감독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어떠한 계기로 총감독을 맡게 되셨나요?
"먼저 올림픽 끝나고 한국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여러 나라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본 같은 경우엔 사브르 종목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고 또 아시아지역이라 메리트가 있어서 일본팀을 맡게 되었습니다."

- 그동안 남자선수들을 위주로 지도하다가 여자선수를 지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나요?
"물론 쭉 남자선수들을 지도한 건 맞지만 2013년도 러시아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따는 등 여자 선수들을 지도한 경력도 있습니다. 힘과 스피드의 차이가 있을 뿐 똑같은 종목이고 같은 기술과 전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자선수들을 가르치는 거에 대한 어려움은 없습니다."

- 일본 코치팀을 맡은 초기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일본팀이 생각했던 것만큼 수준이 높지 않아 조금 당황스러웠었습니다. 일본은 '플뢰레'를 주목적으로 시작하기에 '사브르'에 대한 이해력이 많이 떨어지고 응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처음부터 다시 이해시켜야 하는 것들이 가장 어려웠었습니다.

"펜싱의 언어로 얘기하면 선수들이 다 이해를 합니다"

 한국전지훈련중인 일본펜싱국가대표 시니어 여자 사브르팀

한국전지훈련중인 일본펜싱국가대표 시니어 여자 사브르팀 ⓒ 이규진


- 선수들을 지도할 때 사용언어가 달라서 불편하실 텐데 이러한 문제는 어떤 식으로 해결하시는지?
"사실 예전부터 외국에서 선수들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꿈들이 계기가 되어 지금 일본을 맡게 된 상태이구요. 지도시엔 펜싱의 언어가 있고 그 펜싱의 언어로 얘기하면 선수들이 다 이해를 합니다. 또 필요시에는 짧은 영어와 짧은 일본어를 쓰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문통역사가 있기에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습니다."

- 일본과 한국 훈련시스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떤 게 있는지?
"위에서 말했듯 일본은 플뢰레가 '주'이기때문에 사브르 코치들의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선수들에게 적절한 어드바이스, 효율적 훈련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코치들이 선수들의 장단점 하나하나 맞춰 프로그램을 짜주는 등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코치들의 역량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비해 너무 적었던 일본 훈련시간도 '심리적 두려움을 극복하는 건 많은 운동량'이란 걸 강조하며 많은 훈련을 지시하고 있기에 현재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이욱재 선생님이 일본팀을 맡자마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은메달, 유소년선수권 동메달 그리고 월드컵 단체 9위에 이은 8강 진출까지 각종 대회에서 놀라운 결과물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성적들의 원천은 무엇이라 보시나요?
"우리 일본선수들이 지금껏 몰랐던 걸 가르쳤을 뿐입니다. '펜싱 그리고 사브르는 이런 것이다'라는걸 알려주며 일본선수들에게 맞게끔 훈련을 했고 필요한 부분들을 연습하며 그걸 또 반복했어요. 현재는 그러한 결과들을 통해 배우는 단계이고 더 나은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너무나 잘 따라주고 있고 신뢰관계가 좋기 때문에 점점 더 좋아질 것입니다."

- 선수를 지도함에 있어 국적,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꼭 강조하는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브르는 멘탈게임입니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지만 사브르에서 특히 더 강조됩니다. 플뢰레와 에페와 비해 사브르는 포인트의 상당수가 4m 이내에서 바로 결정되기에 멘탈이 더욱 더 중요시되요. 그래서 멘탈적인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있습니다."

- 아시아 여자 사브르가 '한국과 중국'의 1,2위 다툼 , '홍콩과 카자흐스탄'의 3,4위다툼인 2단 구조에서 일본이 급성장해 지금 중간쯤 위치해있다고 판단되는데 향후 아시아 여자사브르의 판도를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올해 제 목표는 단체전 8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체 랭킹이 24위쯤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위에 위치해 있어요. 저희가 많이 성장했기에 홍콩과 카자흐스탄보단 앞선다고 판단되고 중국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이후 일본과 한국의 경쟁으로 예상하지만 결국은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입니다."

"일본팀, 올림픽 티켓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 10월부터 2014-15 국제대회시즌이 시작되고 아시아지역 올림픽 티켓 경쟁이 매우 치열할 걸로 예상되는데 일본 여자 사브르팀의 새 시즌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현재 우리 일본팀이 올림픽 티켓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아시아 티켓 1장은 한국이 차지할 걸로 예상하지만 아직 아프리카존 티켓 1장이 남아있어요. 아프리카존 국가가 랭킹 16위안에 없을 경우 다른존 국가가 그 티켓을 두고 경쟁하게 되는데 우리 일본과 폴란드, 중국이 아프리카존티켓을 두고 경쟁할 걸로 보여집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현재는 올림픽 티켓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 이욱재 선생님의 경우 월드컵, 그랑프리,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그리고 올림픽까지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이뤄낸 아시아 최초의 그랜드슬램 코치이신데 현재 어떠한 목표를 향해 도전중이신가요?
"정상이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도했던 한국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주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일본도 맡게 되었구요. 지금도 한국 선수들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일본에서 대표팀뿐만 아니라 어린 주니어에서부터 시니어까지 다 지도를 하고 있는데 너무나 재미있고 이전부터 원했던 부분이기에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좋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더 많은 목표를 만들어 노력할 생각입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욱재선생님에게 펜싱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저의 '삶'입니다. 저의 전부... 14m 이 피스트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습니다. 이 펜싱을 통해 제가 살고있고 많은 걸 이뤄낼 수 있었고 좌절도 해봤습니다. 펜싱은 제가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고 저의 모든 정열을 쏟을 수 있는 제 삶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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