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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5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5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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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선거를 일삼는 장관들을 공직에서 영구 추방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런 장관들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6년 3월 1일,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이계진 대변인은 날 선 논평을 냈다. 참여정부 장관들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해임까지 요구한 것이다. 5.31 지방선거를 3개월쯤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한나라당이 겨냥했던 '장관들'은 이재용 환경부 장관과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다. 이 장관은 같은 해 2월 19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패한 대구 지방권력 교체하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오 장관은 2월 26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부산은 30년간 한 뿌리가 지속돼 왔다, 주도 세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두 장관 모두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야당일 땐 선거중립 내각 요구하더니 여당 되자 말바꾸기

한나라당은 선관위의 경고 처분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이 장관과 오 장관을 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가 대대적인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이해찬 총리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사퇴 및 중립형 선거관리 내각 구성을 요구했다. 5.31 지방선거의 기선을 잡기 위한 대대적인 정치 공세였다. 

당시 이 장관과 오 장관의 언행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게 야당의 정치적 권리이자 의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할 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여당이 되자 180도 바뀐 태도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여전히 정 장관을 감싸기 바쁘다. 처음에는 '총선 필승'에 새누리당이라는 주어는 없었다는 궤변을 내놨다가 오히려 비판이 커지자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한 발 뒤로 물러서긴 했다. 하지만 "덕담 수준이었다"는 두둔은 빠지지 않았고 "당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원유철 원내대표)며 사태를 사실상 방치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이 총선 때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아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야당 시절 '패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심한 태도였다. 여당의 비호 속에 정 장관은 선거 중립 위반 논란이 확산하는 와중에도 침묵하다가 결국, 사흘이 지난 28일에서야 "송구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되살아난 '주어 생략당'의 추억... "율법당답다"

'총선 필승' 정종섭 행자부 장관 "진심으로 송구"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로 논란이 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날 정종섭 장관은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사과했다.
▲ '총선 필승' 정종섭 행자부 장관 "진심으로 송구"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로 논란이 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날 정종섭 장관은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사과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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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가 없다'는 '눈 가리고 아웅'식 변명으로 정치적 책임을 감추려는 수법도 새누리당의 고질병이다. 정 장관의 건배사 파문이 불거지자, 당 대표부터 대변인까지 대응 방식은 모두 한결같았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7일 정 장관의 건배사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굳이 변명하자면 새누리당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라고 웃어넘기려 했다. 논란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 26일,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을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조롱을 당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전 대통령이 "BBK를 설립했다"고 말한 강연 동영상이 공개됐지만 이 전 대통령 측 대변인이었던 나경원 의원은 "'내가'라는 주어가 없다"라고 주장해 비난을 샀다. 당시 나 의원에게는 '주어 경원'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한나라당은 '주어 생략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이 일반 상식에서 벗어난 궤변을 거리낌 없이 반복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보다는 법 논리를 따지는 데 더 익숙한 탓이다. 나경원 의원이 처음 "주어가 없다"는 주장을 내놨을 때 정치권에서는 "율사 출신들이 요직을 맡은 당답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나 의원도 판사 출신이다.

법정에서는 '주어 생략' 논리가 통할지 모르겠지만, 어설픈 해명에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지는 의문이다. 이번에도 '주어 없다'는 변명은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역풍만 몰고 왔다는 평가가 많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정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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