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32개 팀과 포트가 모두 확정되면서 이제는 28일 새벽(한국시각)에 스위스 니옹 UEFA본부에서 열리는 조추첨에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이번 챔피언스리그부터 조별 포트 배정이 달라지면서 죽음의 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확실히 커졌다. 과거 클럽별 순위에 따라 포트 배정을 했던 것과 달리, 상위 리그 7개의 우승팀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포트1에 배정되었다. (지난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바르셀로나였고, 바르셀로나 대신 리그랭킹 8위인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의 우승팀인 PSV 아인트호벤이 합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과거 포트1에 배정받던 레알마드리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포트2로 내려오면서 어느 때보다 죽음의 조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포트1: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첼시, 벤피카, 파리 생제르망(PSG), 유벤투스, 제니트, PSV 아인트호벤
- 제니트, 벤피카, 아인트호벤 셋중에 걸리기를

포트 1에 바르셀로나, 뮌헨, 첼시, PSG, 유벤투스는 어느 팀이나 피하고 싶은 상대일 것이다. 이들은 챔피언스리그 우승권에도 도전할 수 있는 팀들이고, 이들을 상대할 팀들은 상당히 힘든 경기를 해야한다.

그러나 PSV 아인트호벤, 제니트, 벤피카가 걸린다면 좋다. 두 팀은 복병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강팀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마디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 도전하기 위한 '해볼 만한 경기'를 할 수 있다.

포트2: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포르투,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발렌시아, 맨체스터 시티, 레버쿠젠
- 포트1급 강자들을 피해라!

조 추첨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과거 포트1에 있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내려오고, 기존에 포트2에 배정되던 아스날, 맨체스터시티, 강팀에게도 부담이 되는 FC포르투, 발렌시아, 레버쿠젠이 합류하면서 포트1보다 더 포트1 같은 포트2가 되었다.

포트2의 어느팀이 합류하든 부담스럽다. 레알 마드리드와 AT마드리드 같이 우승권에 도전할 강팀은 피하고 싶은 마음은 어느팀이든 똑같다. 만약 포트1에서 강팀이 걸리고, 여기에 레알마드리드나 AT마드리드가 추가된다면 이미 그 조의 1, 2위는 거의 정해진 거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맨시티, 맨유, 아스날도 강팀으로 평가받고, 그나마 포트2에서 레버쿠젠이 가장 약한 팀으로 뽑힐 정도로 포트2는 강팀들이 모여있다. 포트2에서 어느팀이 걸리느냐에 따라 죽음의 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포트2에서는 약하지만, 같은 포트2에 속한 팀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레버쿠젠이나 발렌시아에게는 포트2에 배정된 게 행운이라고 볼 수도 있다.

포트3: 샤크타르 도네츠크, 세비야, 올림피크 리옹, 디나모 키예프, 올림피아코스, CSKA모스크바, 갈라타사라이, AS로마 
- 오히려 세비야 걸리는 게 낫지 않니?

포트3에는 복병들이 모여있다. 강팀들을 한 번 쯤 잡을 만한 팀들이다. 지난시즌 유로파리그 우승팀 세비야, 지옥의 원정길이라 불리는 모스크바 원정의 CSKA 모스크바 등 강팀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충분한 팀들이다.

포트3에서는 AS로마, 세비야가 가장 강하다. 그러나 세비야를 만나는 게 오히려 기쁠 수도 있다. 세비야를 만나면 세비야와 같은 리그 소속팀을 만나지 않아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AT마드리드 3팀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죽음의 조가 될 확률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바르셀로나를 괴롭히던 세비야에게 한 대 얻어맞고 탈락할 확률도 높다.

포트 4: 바테 보리소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볼프스부르크, 디나모 자그레브, 마카이 텔 아비브, KAA헨트, 말뫼, 아스타나
- 멀리만 가지 않게 해다오

포트 4는 대부분 약팀들이 몰려있다. 그러나 원정길이 길기도 하다. 묀헨글라드바흐나 볼프스부르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원정길이 멀다. 리그 경기를 치르고 이동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원정팀들에게는 상당한 무리가 된다.

그나마 가까운 묀헨글라드바흐나 볼프스부르크는 포트4 치고는 전력이 막강하다. 바이에른 뮌헨과 우승을 견주는 볼프스부르크는 최근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통해 강팀으로 성장했다. 묀헨글라드바흐도 과거처럼 로이스나 데브루잉은 없지만 충분히 독일 축구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다. 이 두팀이 걸리는 경우 포트1의 뮌헨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가 될 것이다.

죽음의 조가 만들어진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죽음의 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포트1이나 포트2가 워낙 강력하고, 포트3에도 로마, 세비야, 포트4에는 볼프스부르크가 속해있다. 따라서 포트1이나 2에서 강한팀이 걸리든, 아니면 강팀보다 약한 팀이 걸리든, 포트 3에서 로마나 세비야가 걸리고, 포트 4에 볼프스부르크가 걸린다면 죽음의 조가 나올 가능성은 크다.

또한, 포트4에서 볼프스부르크가 걸리지 않더라도 원정길이 먼 팀이 걸려 고전한다면 포트 1, 2의 강팀들이 오히려 고배를 마실 가능성도 높다. 또한, 강팀들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포트1에서 벤피카나 제니트, 아인트호벤이 걸리고, 포트2에서 레버쿠젠이나 발렌시아, 포트3에서 웬만한 실력의 팀이 걸리면 포트4를 제외하고서라도 3팀 혹은 4팀의 비슷한 실력의 팀들이 경쟁하는 구도로 또 다른 의미의 죽음의 조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의 조가 생기면, 반대로 편안한 조들이 생길 수도 있다. 강팀들은 두 팀만 배정되고 복병들이 섞이지 않는 조도 충분히 탄생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들은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AT마드리드가 된다. 그들은 포트3에 복병인 세비야를 일단 피할 수 있고, 볼프스부르크가 걸리지 않는 한 편한 경기를 할 수 있다. 오히려 바르셀로나는 포트2에서 레버쿠젠이, 레알마드리드와 AT마드리드는 바이에른 뮌헨이 걸리기를 희망할 수도 있다. 다른 강팀에 복병까지 있는 것보다는 강팀 두팀끼리 편안히 경기하고 올라가기를 바랄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조가 탄생할 것인가? 빅매치만 있는 편안한 조가 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인가? 그 향방은 28일 새벽 조추첨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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