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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토지리턴 방식의 송도 6·8공구 토지 매매계약 해지에 따라 교보증권 쪽에 9월 7일까지 약 590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시는 해당 부지(A1과 R1 부지)를 인천도시공사(아래 공사)에 매각해 마련한 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공사는 매입한 이 부지를 한국자산신탁(주)에 신탁해 일종의 기업어음인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뒤 이 기업어음을 자산유동화 전문 특수목적법인에 매각할 계획이다.

시는 이 특수목적법인이 매입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에 지급보증을 서고, 공사는 이 기업어음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부담한다. 일종의 토지 담보 대출로 보면 된다.

공사는 지난 21일 A1·R1 부지 토지 신탁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취득 예정 토지를 활용한 자금 조달 계획'을 공고했다. 금융기관(=특수목적법인)으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약 65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시가 토지리턴 매매계약을 해지하고 되사기로 하면서 발생한 이자는 약 721억 원이다. 시는 이 이자를 내지 않기 위해 교보증권 쪽과 협상했으나 결렬됐다. 이에 대해 시는 '재정 주권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교보증권 쪽의 용적률 향상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으로 시의 손해는 더욱 커졌다. 아울러 A1과 R1 부지의 토지가격이 3년 만에 1300억 원이나 올랐는데, 이는 향후 개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매각 당시, 시는 감정가를 토대로 A1 부지(주택용, 18만 714㎡)와 R1 부지(일반상업용, 4만 4176㎡)를 교보증권 쪽에 5179억 원에 매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공사에 넘길 때 가격은 6500억 원이다. 1300억원 넘게 급등했다.

이처럼 토지가격이 오른 것은 시가 토지리턴 매매계약 해지로 교보증권 쪽에 줘야할 이자 721억원과 공사가 부담할 600억 원 때문이다.

공사는 매입 시 발생하는 취득세(50% 감면)를 내야하고, 또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매입한 특수목적법인에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 취득세와 2년 치 이자를 합한 금액이 약 600억원이다. 공사는 돈이 없기 때문에 땅값에 취득세와 이자를 미리 반영해 매매하는 것이다.

시가 재정 주권을 회복한 이면에는 이처럼 1300억 원에 달하는 비용 발생이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산담보부기업어음 매매계약이 2년 뒤 해지되면, 그 때는 공사가 해결해야 한다. 폭탄을 부채 8조 원에 시달리고 있는 공사로 떠넘긴 셈이다.

2년 뒤 해결방식은 지금과 동일하다. 공사는 6500억 원에 달하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매입한 특수목적법인이 A1·R1 부지를 개발하게 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해 개발하게 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둘 다 안 되면 공사가 상환해야 한다.

2년 안에 개발을 진척하겠다는 것이 시와 공사의 계획이다. 그러나 시와 공사의 바람대로 될지는 알 수 없다. 1300억 원 이상 급등한 토지가격 때문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교보증권 쪽이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A1·R1 부지와 인접한 A3부지를 개발할 때, 시는 용적률을 향상시켜 약 500세대를 늘려줬다. 엄청난 특혜를 줬다"고 한 뒤 "2년 뒤 해당 부지가 다시 돌아온다. 민간사업자가 1300억 원 이상 급등한 부지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일 토지리턴 매매계약을 해지하고, 21일 공사가 자산담보부기업어음 매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했다. 그리고 25일까지 제안서를 받고 28일 결정한다. 과연 해당 토지를 제대로 감정했는지 의문이다"라고 한 뒤 "시 전체 부채 13조 원 중 8조 원 이상을 차지하는 공사의 재정위기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고, 폭탄을 공사로 떠넘겼다. 돈이 없으니 땅값에 이자를 매겨 매각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산담보부기업어음을 매입할 금융기관의 공모 자격에 교보증권 쪽에 줄 이자를 부담하는 조건을 걸었다. 교보증권 쪽에 줄 이자는 해당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것이다. 공사가 부담할 이자와 취득세는 600억 원 정도 된다. 이 또한 저금리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www.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 #재정위기, #인천도시공사, #토지리턴, #송도6,8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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