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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도 먹고 싶고 동지죽도 생각나고, 이렇듯 고민이 될 때 반반이가 최고다.
 팥죽도 먹고 싶고 동지죽도 생각나고, 이렇듯 고민이 될 때 반반이가 최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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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먹을까 짬뽕 먹을까?" 짜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면도 먹고 싶고, 중국음식점에 가면 이럴 땐 짬짜면이 있다. 그렇다면 팥죽집에서 "팥죽 먹을까 동지죽 먹을까?" 팥죽도 먹고 싶고 동지죽도 생각나고, 이렇듯 고민이 될 때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러한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주는 음식이 있다. 이름하여 '반반이', 광주의 말바우 시장(2, 4, 7, 9일)에 가면 팥죽(팥칼국수)과 동지죽을 반반씩 섞어서 담아주는 곳이 있다. 초원팥죽이다. 노부부가 12년째 운영하는 10평 남짓한 자그마한 가게다. 홀에 탁자 2개와 방에 4개의 테이블이 전부다. 

자그마한 가게,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죽'

반반이는 팥죽(팥칼국수)과 동지죽을 반반씩 섞어서 끓여낸다.
 반반이는 팥죽(팥칼국수)과 동지죽을 반반씩 섞어서 끓여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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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이(팥죽+동지죽)는 미역초무침, 깍두기와 함께 상을 차려낸다.
 반반이(팥죽+동지죽)는 미역초무침, 깍두기와 함께 상을 차려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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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의 인기 메뉴인 반반이에 대한 사연은 이렇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손님들의 요구에 주인장이 귀 기울인 결과물이다.

"손님들이 오셔서 가끔씩 팥죽에다 동지죽을 넣어 달라고 해요. 그래서 반반씩 섞어서 팔았더니 반응이 엄청 좋아요."

이후 이곳을 찾아드는 손님들은 낯선 메뉴 반반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호기심에 반반이를 주문하는 손님들도 늘어만 갔다. 주인아저씨(66, 김한수)는 반반이가 뭐냐 묻는 손님들에게 "얼굴이 반반한 미인들만 먹는 음식이다"라고 답을 하곤 한단다.

탕탕 두드린다고 탕탕이라고 하는데 반반씩이니 반반이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언뜻 떠올라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반반이는 이곳에서 최초로 만든 음식 이름이다. 팥죽 절반, 동지죽 절반을 섞은 이집만의 메뉴다.

팥죽과 동지죽에 품질 좋은 국내산 팥을 사용한다.
 팥죽과 동지죽에 품질 좋은 국내산 팥을 사용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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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으로 간하고 설탕을 넣어 달달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소금으로 간하고 설탕을 넣어 달달하게 먹어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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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 반반이 팥죽 정말 맛있다.
 남도의 맛, 반반이 팥죽 정말 맛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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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이 한 그릇에 3500원이다. 반반이를 주문하자 미역초무침, 깍두기와 함께 상을 차려냈다. 새알심 위에는 삶은 녹두를 고명으로 올렸다. 녹두가 속 쓰림을 방지해준다고 한다.

팥을 삶아내 체에 받쳐서 팥껍질을 벗겨냈다. 그래서 국물이 부드러운데다 진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가을 수확 철에 1년 치의 팥을 일괄 구입해 생산원가를 낮췄다. 식재료의 원가를 낮춘데다 자신의 집에서 영업을 해 음식 값이 착하기까지 하다.

목돈 들여 푼돈을 받는 게 갑갑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가격을 유지할 예정이란다. 아삭하니 알맞게 익은 깍두기와 반반이 한술이 정말 잘 어울린다. 남도의 맛, 반반이 팥죽 정말 맛있다.

초원팥죽집은 광주의 재래시장인 말바우시장 내에 있다.
 초원팥죽집은 광주의 재래시장인 말바우시장 내에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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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조찬현 시민기자의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말바우시장, #반반이, #초원팥죽, #동지죽,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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