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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대구시청 맞은편에 마련된 충무상황실에 '을지훈련' 체험을 하러 온 어린이들.
 20일 오전 대구시청 맞은편에 마련된 충무상황실에 '을지훈련' 체험을 하러 온 어린이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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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을지연습 훈련기간에 안보의식을 높인다는 이유로 각종 체험행사에 시민들을 참여시키면서 6, 7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모의사격 체험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대구시청 맞은편 주차장에 마련한 충무상황실에서 서바이벌 사격 체험과 군인 군장 메기, 특전 위장 체험, 태극기 탁본 및 군번줄 만들기 등 안보체험 행사를 실시했다.

대구시는 이에 앞서 각 부서와 대구시교육청, 자유총연맹 대구지부, 어린이집연합회, 노인회, 국군 501여단 등에 공문을 보내 각종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구시가 밝힌 시민참여 체험에는 서바이벌 사격 체험의 경우 대상은 청소년과 일반시민으로 정하고 있고 군인군장 메기 체험에도 학생과 청소년, 일반시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구시청 맞은편 충무상황실에서 실시한 '을지연습' 체험행사에 20일 어린이들이 서바이벌 사격 체험과 군인 군장매기 체험 등을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청 맞은편 충무상황실에서 실시한 '을지연습' 체험행사에 20일 어린이들이 서바이벌 사격 체험과 군인 군장매기 체험 등을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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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크림으로 얼굴을 위장하고 특전복과 위장모를 착용하는 등의 특전 위장 체험도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유치원 이하의 어린이들은 체험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대신 태극기 탁본체험과 주먹밥 만들기, 소방관이 되어 물소화기 체험, 심폐소생술, 방독면 착용하기 등은 어린이나 청소년, 일반 시민 등 누구나 체험이 가능하도록 해 비상시 안전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어린이집연합회를 통해 만 6,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현장체험을 실시하도록 하고 서바이벌 사격 체험과 군인군장 메기, 군번줄 만들기, 위장술 등의 전투체험을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비가 내리는 20일 현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군인들이 총을 잡아주고 사격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기도 하고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르도록 하는 등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약 2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체험행사에 참여했으며 4일 동안 300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가 밝힌 을지연습 시민참여 계획. 지역의 기관과 단체, 학생 등 시민들이 참여하여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을지연습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했으나 어린이들이 참여해 사격 체험을 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가 밝힌 을지연습 시민참여 계획. 지역의 기관과 단체, 학생 등 시민들이 참여하여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을지연습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했으나 어린이들이 참여해 사격 체험을 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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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을지연습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시민참여 계획 공문을 각 기관에 통보했다. 하지만 6,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사격연습 등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을지연습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시민참여 계획 공문을 각 기관에 통보했다. 하지만 6, 7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사격연습 등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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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어린이들을 이끌고 현장체험에 참여했던 한 어린이집 교사는 "군인들이 총을 잡아주고 사격하는 방법 등을 설명해주기도 했다"며 "어린이들이 사격과 위장술 등에 재미있어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의 교사도 "아이들이 사격과 위장술, 군번줄 만들기, 소화기체험 등을 하고 주먹밥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며 "아이들이 총을 가지고 사격하는 데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목격한 일부 시민들은 "아무리 안보체험이라 하더라도 을지연습은 유사시를 대비한 전쟁 연습"이라며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어린이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시민 정아무개씨도 "아이들에게 전쟁연습을 시키는 것 같아 화가 나 항의전화를 했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교육도 모자랄 판에 전쟁연습을 시키는 대구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을지연습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안보정신 함양을 위해 체험부스를 마련한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진행한 일이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어린이들이 사격을 하고 위장술을 체험하는 등의 행위는 부적절했다. 추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태그:#을지연습, #대구시청, #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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