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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이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임대 수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함에 따라 세입자들은 늘어나는 주거비 부담과 2년마다 이사해야 하는 주거 불안정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주거권은 소득 대비 부담 가능한 주거비로 쾌적한 주거 환경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비자발적 퇴거를 당하지 않을 권리를 말합니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과 주거권 보장을 위해 <오마이뉴스>에 '주거 칼럼'을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된 이후 한 달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LTV와 DTI가 완화된 이후 31일까지 한 달간 전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7월 말보다 4조7천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대출 창구 모습.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된 이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대출 창구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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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통념상 중산층과 주거 빈곤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 범주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으나 그래도 합의됐던 것이, 안정된 직장이나 소득에 32평형 정도의 아파트를 소유한 이들이었다. 그래서 중산층이 주거 빈곤 계층이 된다는 말은 엉뚱하게 들릴 것이다.

주거 빈곤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주거비가 가계 지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여 주거비로 인해 다른 항목의 가계 소비를 줄여서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의미가 하나고, 거주하는 주택이 열악한 주거시설(낡은 주택, 적은 평수, 지하, 유흥가 주변 등)인 경우를 말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중산층-주거 빈곤'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중산층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전자의 의미이다.

소득 기준으로 중산층이라고 해도 현재 시점에서 집을 임대하거나 구입해도, 주거비 부담이 크다. 그 이유는 집값이 소득 대비 너무 높고, 전세가율이 최근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해도 '은행 세입자' 못 면해

서울시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면 개인소득을 한 푼 사용하지 않고 17.7년(아파트는 19.5년)을 저축해야 가능하다(경실련 2014년 10월 자료, 2013년 1인당 GDP인 2만4846달러로 서울에서 거래된 2013년도 주택의 중간가격인 4억 4079만 원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

이런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중산층은 구입 자금의 절반 정도를 기존 전세금으로, 나머지는 대출을 통해 집을 구입해 왔다. 과거에는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현재는 양극화와 고용 불안정으로 인한 국민들의 소득 불안정 때문에 집값 상승을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난 시기처럼 집값 상승을 기대해서 미리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오히려 주택 구입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20년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를 줄여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 때문에 다른 소비를 줄여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데, 집값이 폭락하기라도 하면 '하우스 푸어'가 된다.

집값이 오른다고 자가 소유자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집값도 오르고 성실히 상환하면, 더 나은 주거 환경을 갖춘 곳으로 이사를 생각할 수 있는데, 내 집 값이 오른 만큼 이사 갈 곳은 금액이 더 올라있기 때문에 또 대출을 해서 구입해야 한다. 결국 은행 대출을 받은 자가 소유자는 은행에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는 '은행 세입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세입자인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산층은 전세로 거주하다 주택 구입으로 전환했다. 그런데 전세로 거주하는 중산층은 현재의 주택 가격을 '거품이나 꼭지'로 생각해 주택 구입을 꺼리는 경우도 있으나, '고용이나 사업 불안'으로 대출 상환과 원금 이자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없어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전세가격 폭등의 가장 큰 피해자다.

중산층 세입자는 '렌트 푸어' 전락

  설 연휴 이후에도 아파트 매매·전셋값 동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이주와 봄 이사수요 등이 겹치면서 전세수요는 여전한데 전세 물건은 품귀 현상을 보이며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걸려있는 게시물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걸려있는 게시물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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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격은 78개월째 오르고 있는데,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3~4년 전에는 40~50%였으나, 최근에는 70%가 되었다. 2년의 전세 임대 계약이 끝나면, 임대인들은 기존 전세금을 그대로 두고, 오른 전세금만큼 월세로 연 6~7%의 전환이율을 적용하여 받는다.

중산층 전세 세입자들은 추가적인 월세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다른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자녀들의 학원비, 문화생활비, 의류구입비 등이 1차 대상일 수밖에 없다.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생활의 질, 삶의 질이 떨어진 이를 '렌트 푸어'라고 한다.

전 재산이라 할 수 있는 돈을 보증금으로 걸고도 월세를 추가로 더 내야 하는 '중산층' 전세 세입자들도, 주거비 부담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렌트 푸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전세가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진다면, '중산층' 전세 세입자들의 주거비도 전세가율 인상만큼 월세금액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산층의 꿈이기도 하고 상징이기도 했던 '집'이 이제 중산층에게 '짐'이 되었다. 집을 소유한 중산층은 소득 대비 너무 높은 집을 구입했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상환 때문에 다른 소비를 줄이면서도 집값이 하락해서 하우스 푸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또  집을 임대한 중산층은 전세가 폭등에 따른 전세가율 인상으로 인해, 전 재산을 보증금으로 걸고도 추가로 월세를 내야 한다. 게다가 그 월세도 계속 높아져서 주거비 부담이 삶을 짓누르는 렌트 푸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우리 사회 중산층이 된다는 것은 '먹고 살 걱정에서 벗어나 삶이 안정된다'는 것이었다. 그 상징의 하나가 '내 집 마련'이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중산층의 꿈이기도 했던 '집'이 중산층에게 '짐'이 되고, 주거비 부담으로 중산층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현실을 바꿀 생각이 있다면, 현재처럼 "저금리로 인해 전세가격 폭등은 당연하고 월세화는 대세"라는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택 시장에만 맡겨서는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거비 부담 완화, 지속거주권 보장, 그리고 집값 안정

정부는 적극적으로 제도적인 안전 장치를 마련해서 주택임대료에 대해 '사회적 통제'를 해야 한다. 전세 가격 상승 폭과 정기예금 이자의 3배 안팎으로 높은 보증금의 월세 전환이율을 낮추어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매매금액 대비 전세가율 상한제(전세가격+주택에 설정된 근저당액)를 도입하고 전월세 전환이율을 낮추는 제도 수립을 공론화해야 한다.

그리고 주거권의 핵심인 '지속 거주권'이 보장되어, 세입자가 한 곳에 오래 정착하는 주거안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2년인 임대차계약의 계약기간에 대해, 세입자의 과실이 없는 한 횟수 제한 없이 계약갱신청구권이 연속 보장되어야 한다.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완화와 '지속 거주권' 보장은 집을 '재테크 수단'이 아닌 '삶의 보금자리'로 인식하게 하여, 집값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거비 부담완화'와 '지속거주권 보장' 그리고 '집값 안정'은 세입자 및 자가 소유자에게 주거 안정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현재 주거 빈곤에 처한 중산층의 주거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에 '주거비 부담완화, 지속거주권 보장, 집값 안정'을 위해 노력하길 촉구한다.

○ 편집ㅣ박순옥 기자

덧붙이는 글 | 박동수 기자는 서울세입자협회 대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자문위원, 서울시 임대주택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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