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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우리가 늘 먹는 '쌀'에도 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부의 상징이었던 희고 윤기가 흐르는 쌀밥은 높은 GI 지수(음식을 먹은 뒤, 혈당치가 올라가는 속도를 나타낸 지표. 당뇨, 비만과 관계가 있다)를 가진 '탄수화물 덩어리'로 비난을 받고 있다.

쌀과 보리 같은 곡식은, 겉껍질을 벗긴 뒤 도정 과정(곡식에서 쌀겨와 배아를 제거하고, 배유만을 남겨두는 것)을 거쳐 우리가 아는 흰 쌀 혹은 보리로 만들어진다. 근래에는 겉껍질만 벗기고 도정을 하지 않은 현미나 잡곡밥이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쌀뿐 아니라, 도정을 거치지 않아 영양소 손실이 적은 통밀을 사용한 '통밀빵' 또한 제과점의 인기품목이다. 도정이나 제분 과정 이전의 곡류를 지칭하는 '전곡류(whole grain)'. 이들에겐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전곡류와 암의 밀접한 관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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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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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을 거치지 않은 곡류는 대개 위 사진처럼 내피 고유의 색을 갖는다. 겉껍질을 벗겨낸 쌀이나 밀 등은 속껍질인 겨(bran) 와 배아 (germ), 그리고 흰 쌀이나 흰 밀가루의 주성분인 배유(endosperm) 로 이루어지는데, 배유에는 탄수화물 이외의 다른 영양소가 거의 없다. 도정이나 제분과정에서 제거되는 겨나 배아에는 섬유질이 풍부하며, 비타민 B, 셀레늄 등의 영양소나 폴리페놀, 사포닌 등 다양한 식물화합물(Phytochemical)이 들어있다.

현미나 보리, 수수, 조 등을 이용한 잡곡밥의 경우, 밥 한 공기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소의 함량은 도정된 흰 쌀밥보다 세 배 가량 된다. 국제암연구재단의 최근 보고에서는, 이들 전곡류를 고섬유질 음식으로 분류하여, 대장, 직장암에 있어서 1등급(convincing) 항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2011년에 발표된 한 메타분석(여러 연구를 통합하여 하는 분석)에서는, 전곡류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 섭취가 적은 대조군에 비해 대장암은 약 18%, 직장암은 20% 가량 발병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다른 분석에서는, 전곡류를 하루 90g 이상 섭취하는 경우 대장, 직장암 발병률이 17% 가량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일부 연구자들은 전곡류의 섭취가 유방암의 위험까지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곡류에 들어있는 섬유질이나 식물성호르몬 등의 섭취로 인해 유방암의 발병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아직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전곡류의 섭취는, 대표적인 성인병인 심장 질환과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

한 메타분석에서는, 전곡류를 많이 섭취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 21% 낮았다고 보고했다. 2012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전곡류를 많이 섭취하는 군이 대조군에 비해 제 2형 당뇨병의 발병률이 26% 가량 낮았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장기 추적 연구에서 전곡류를 많이 섭취한 인구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체중감소의 효과가 있었고, 전체적인 사망률을 비교했을 때에도 전곡류를 많이 섭취한 군은 대조군에 비해 사망률이 낮았다.

몸에 좋은 곡물,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미국의 영양 가이드라인에서는, 하루 약 2000칼로리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100g 정도의 전곡류를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하루 섭취하는 전체 곡류 200g의 약 절반을 전곡류로 섭취하도록 추천하고 있다.

전곡류에는 건강에 유익한 폴리페놀, 사포닌 등 식물성화합물과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암과 성인병 등의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가장 알려진 성분은 식이섬유이다. 각 곡류 별로 포함된 섬유질의 양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곡식별 섬유질 함량표
 곡식별 섬유질 함량표
ⓒ 임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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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아직 전곡류 섭취에 대한 권장량이나 가이드라인은 없으나, 대장암을 예방하고 심장질환, 당뇨 등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을 고려할 때 전곡류 섭취는 권장할 만하다.

도정미보다는 현미(도정하지 않은 쌀)를 혼용하거나, 섬유질이 풍부한 보리, 조, 수수 등을 이용하여 잡곡밥을 먹는 것도 좋다. 빵을 즐겨먹는 사람이라면, 도정한 밀보다는 통밀이나 호밀 등을 이용한 빵을 먹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전곡류, #현미, #잡곡밥, #통밀빵, #호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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