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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쯤으로 기억합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예비역 대령이 제게 전화를 걸어와 "전방의 지뢰 사고가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라고 하는 겁니다. 북한의 지뢰가 분명한데 정부는 "폭우에 유실된 지뢰"이며 "북한과의 관련성은 낮은 사고"라고 언론에 말하는 게 이상하다는 겁니다.

이 예비역 장교는 해당 부대의 여러 사정을 설명하면서 "우리 지뢰일 가능성은 없다"라고 잘라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북한 지뢰가 맞는다면 정부가 저렇게 태평한 게 말이 되느냐, 호들갑을 떨어도 보통 호들갑을 떨지 않을 텐데"라면서 의문을 표시했지요.

그리고 지난 9일 일요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북한 지뢰라는 제보를 받았다"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사태는 급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일 국방부는 난데없이 "북한 지뢰로 밝혀졌다"라면서 북한에 대북 심리전을 재개한다는 조치를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4일 터진 지뢰, 6일 지나서야 밝혀지다니...

 합동참모본부가 10일 공개한 4일 사고 당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된 지뢰 폭발장면
 합동참모본부가 10일 공개한 4일 사고 당시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된 지뢰 폭발장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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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한 일입니다. 최초 지뢰 사고가 발생한 8월 4일로부터 6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북한의 지뢰 도발이라고 말하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느린 대응. 이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전방 지뢰가 북한제라는 걸 밝혀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해당 부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일인지도 모릅니다. 북한이 관련된 대공 용의점이 있는 사안이라면 당장 해당 부대는 비상을 걸어야 합니다. 합참의 위기조치반도 소집됐어야 합니다.

군의 모든 정보와 작전의 핵심은 적시성(適時性)입니다. 도발이 확실하다면 바로 응징작전이나 대응작전이 이뤄졌어야 합니다. 그런데 6일이 지나도록 가만있다가, 그것도 일부 예비역들과 국회의원이 말하는 동안에도 국방부는 아무런 대응 작전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와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DMZ 주도권 장악 작전을 실시한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이게 실효성이 있습니까?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군 관계자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살상용 목함지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군 관계자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살상용 목함지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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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를 정확히 규명해야 합니다. 여러 예비역들의 의견을 참고해 볼 때, 북한 지뢰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 평화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북한의 파렴치한 도발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전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해당 부대가 국방부에 올린 최초 보고 내용은 무엇이었으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에는 언제 어떤 내용으로 보고했는지 상세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국방부 장관이 북한제라는 판단을 한 시점은 언제인지도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통상 이런 일이 벌어지면 군 지휘부의 대응이 상세히 기사화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던 걸까요? 그날 합참의장은 무엇을 하고 있던 걸까요? 작전의 책임자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이 쳐들어와도 이렇게 대응할 겁니까.

그동안 입으로만 국가 안보를 외치고 정보기관이 민간인 사찰에 몰입하고 있으니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리가 없습니다. 이건 보통 심각한 사태가 아닙니다. 국내 정치에는 그리도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간첩 잡는다고 호들갑을 떨더니 이번에는 왜 늦었습니까? 민간인이 오히려 국방부보다 사태를 먼저 파악하고 말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어물쩍 그냥 넘어갈 생각이라면 이번 기회에 확실히 버릇을 고쳐놔야 합니다. 정말 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습니다. 불안해서 어디 살겠습니까?

○ 편집ㅣ김지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종대님은 <디펜스21> 편집장입니다.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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