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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덴리시립공원에 있었던 야나기모토 비행장 설명안내판으로, 지난해 4월 철거되었다.
 일본 덴리시립공원에 있었던 야나기모토 비행장 설명안내판으로, 지난해 4월 철거되었다.
ⓒ 송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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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奈良)현 덴리(天理)시립공원에 19년 동안 있다가 지난해 4월 철거되었던 '일본군 위안부'와 '노무자 강제 동원' 관련 설명안내판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일본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5일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 아래 '시민모임')은 안내판 재설치 요구 서명운동이 경남 통영, 진주와 일본 덴리시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제는 덴리시 야나기모토 해군비행장에 위안소를 설치해 통영과 진주 출신 여성 20여 명을 강제로 끌고 갔다. 당시 위안소 건물은 2개였고, 모두 28개 방이 있었으며, 당시 끌려갔던 여성들은 모두 17~26세였다.

또 이곳에는 조선 남성들을 노무자로 강제동원했었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저널리스트 가와세슌지(67)씨가 나라신문사 기자로 있던 1975년 8월, 위안부 관련 재일조선인 증언을 취재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1995년 덴리시 지방정부와 시민들은 야나기모토 비행장 역사 설명안내판을 덴리시립공원에 설치했다. 이 안내판에는 '위안부'와 '강제 노무'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덴리시가 지난해 4월 설명안내판을 철거했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그 뒤 덴리시에서는 '야나기모토 비행장 설명안내판 철거를 생각하는 모임'이 결성되었고, 이들은 집회와 서명을 벌이고 있다.

가와세슌지씨는 올해 4월 한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어 1975년 '취재노트'를 공개하면서 관련 내용을 증언하기도 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7월 말부터 8월 25일까지 '설명안내판 재설치 요구 서명운동'을 통영과 진주지역을 중심으로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오는 9월 서명자료를 덴리시 시장한테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 저널리스트 가와세슌지(67)씨가 나라신문사 기자로 있던 1975년 8월, 야나기모토 비행장의 위치 등을 기록했던 취재노트다.
 일본 저널리스트 가와세슌지(67)씨가 나라신문사 기자로 있던 1975년 8월, 야나기모토 비행장의 위치 등을 기록했던 취재노트다.
ⓒ 송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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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은 "당시 통영 진주 출신 여성 20여 명이 정신대로 강제 동원되어 야나기모토 해군비행장 내 위안소에 배치되어 '위안부'로 강제된 피해여성들의 피울음과, 강제노역으로 신음에서 살아야했던 3000여 명의 조선인 피해 남성들의 혹독했던 고통들을 가슴에 새기며, 다시는 이런 참혹한 역사가 이 지구상에서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밝혔다.

이들은 "한-일 이웃 간의 평화와 우리 미래세대의 인권은 바로 그러한 노력과 의지, 존경의 마음이 어우러질 때만이 실현될 것"이라며 "과거사에 대한 부정과 철거가 일어나고 있는 한 인권과 평화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아시아의 평화는 요원할 것"이라 밝혔다.

시민모인은 "하루 속히 설명안내판이 시립공원에 다시 설치되어 일본 시민들뿐만 아니라 한국 시민들도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그 이야기 속에서 인권과 평화의 꽃도 함께 피워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남해군, 15일 '숙이공원' 조성... 도립미술관 특별전 마련

광복절을 앞두고 경남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남해에서는 오는 15일 '숙이공원' 조성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남해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박숙이(94) 할머니가 살고 계신다. 최근 남해군은 박 할머니의 이름을 딴 '숙이공원'을 조성했다. 숙이공원 조성과 소녀상 건립은 남해군 예산으로 마련되었다.

남해여성회 김정화 회장은 "공원이 조성되고 소녀상이 세워지게 되어 좋지만, 성금을 모아 군민들의 관심 속에 이루어지기를 바랐으나 되지 않아 아쉽다"며 "박 할머니는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그날 행사에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 입구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조형물이 세워진다.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성금이 모아졌고, 최근 위치가 확정되었다. 이곳 조형물은 광복절 이후 제막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영 남망산공원과 거제문화예술회관, 하동 평화의탑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인 '소녀상' 등이 세워져 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기억의 초상-역사에 묻힌 상처와 인권'이란 제목의 특별전이 오는 13일부터 이달 말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는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53명의 손 드로잉과 육성이 녹음된 '앤드류 제임스 워드'의 설치 작품이 선보인다.

지난 7월말 경남도의회는 '경상남도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조례'를 만들었다. 이 조례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8월 14일로 하도록 했는데, 올해는 관련 행사가 열리지 않고 내년부터 열릴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창원 4명, 통영 1명, 양산 1명, 남해 1명씩 살고 있다.


태그:#덴리시립공원, #가와세슌지, #일본군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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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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