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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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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9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 문재인 당 대표의 눈이 빨갛게 충혈됐다. 다른 최고위원들이 발언할 때는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기도 했다. 최고회의 때마다 참석하는 한 당직자는 "아침에 유독 피곤하신 모습"이라고 귀띔했다.

보통 국회의원 사이에서는 '얼리버드'나 '아침형 인간'이 대세다.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공식·비공식 일정이 빽빽하게 잡혀있는 정치인들은 아침시간을 쪼개 조찬모임이나 강연·세미나 등에 참석하며 자기계발과 인맥관리를 병행한다.

새벽까지 퇴고·정치현안 고민... 아침 일정에 지각하기도

반대로 문 대표는 소문난 '올빼미형'이다. 귀가 후에도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공식회의 석상에서 발표할 메시지를 퇴고하거나 정치 현안을 두고 고민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문 대표는 "모두발언이나 인사말들을 준비하다 보면 밤늦게까지 잠을 못 자거나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작업한다"라며 "잠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톤으로 메시지를 발표해야 한다"라며 "(참모진이) 초안을 만들어주지만, 거의 다 뜯어고치거나 준비 안 해준 내용으로 직접 새로 쓰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2012년 대선후보 당시에도 '충혈된 눈'으로 기자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새벽부터 밤까지 유세 일정이 빡빡한데도, 자정을 넘겨서까지 유세원고나 정책공약집을 직접 다듬었다고 한다. TV토론을 앞두고는 새벽 1~2시까지 준비 시간이 길어져 수면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당시 참모진의 전언이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치른 4.29 재·보궐 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살인적인 선거 유세 일정과 더불어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의 정치 현안까지 겹쳤는데도 귀가 후에 메시지 등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

4.29 재보선 전후로 당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오전 일정에 종종 늦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지난 4월 13일에는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에 약 30분 지각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뒤에야 마이크를 잡았다. 당시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요새 일정이 많아서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한다"라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침형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밤늦게까지 업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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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형'인 문 대표도 요즘 들어서는 '얼리버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당직자들이 아침 일정의 중요성을 적극 건의하고 나서면서다. 최근 교체된 한 당직자는 문 대표에게 "정치 현안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아침 회의를 꼭 마련하셔야 한다"고 '마지막 당부'를 했다고 한다. 

당직을 맡은 한 초선 의원 역시 "문 대표를 직접 만나 아침 회의의 중요성을 조언한 적이 있다"라며 "적어도 수석대변인, 비서실장과 모여 그날의 메시지와 전략을 정해둬야 혼선이 생기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광온 비서실장을 임명한 이후부터 오전 8시 전후로 비서실장과 주요 당직자들을 불러 모아 별도의 회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오전 8시 30분 비공개 사전 최고위원회의와는 별개다. 박 비서실장은 "대표와 몇몇 당직자들이 모여 메시지를 점검하거나 현안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원고 퇴고와 현안 전략을 고민하는 스타일은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표와 가까운 한 당직자는 "아침 일정을 고려해 요새는 일찍 잠 들려 노력한다고 들었지만, 문 대표가 최고위 모두발언을 적어오는 종이를 보면 여전히 자필이 많다"라며 "본인 성격상 쉽게 바뀌지 못하는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뭐든 직접 검토해야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밤에 일하는 스타일을 버리진 못할 것이다. 문 대표 눈에서 충혈기가 사라질 일은 없지 않을까?(웃음)."


태그:#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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