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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아래 조정위)'의 조정권고안에 대한 3주체(삼성전자, 가족대책위, 반올림) 의견전달 기한 마지막날인 지난 3일, 삼성전자가 입장을 발표했다(관련기사 : 삼성전자 "백혈병 1천억 기금 조성, 협력사도 보상").

조정위가 권고한 1천억 원 기금을 조성, 이를 통해 보상금 지급과 예방, 연구를 위해 쓰도록 하는 한편 협력사 직원에 대한 보상도 수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삼성측은 조정위가 제시한 '법인을 설립해 공익사업을 수행토록' 하는 안에 반대하며 "법인 설립에 따르는 절차 없이 신속하게 올해 안에 보상을 집행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4일 입장을 내고 "조정권고안은 사해적 해결을 제안했지만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알아서 하겠다'는 답변을 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특히 반올림은 삼성측이 조정위가 제시한 '공익법인에 의한 보상 절차'에 반대한 것을 비판했다.

이에 삼성 직업병 가족 대책위원회(아래 가족대책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공익법인 설립 없이 당사자간 연내 보상을 마무리 하는 것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이에 선뜻 찬성 입장을 내면 주위의 비난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족대책위 "보상 범위와 내용은 고민 해봐야"

앞서 지난 7월 23일 조정위가 권고안을 발표하자 반올림은 공익법인 설립 등 조정위 권고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족대책위는 '공익법인에 의한 보상원칙'의 수정안으로 '당사자협상 우선의 원칙'을 제시하며 연내 타결을 제시한 바 있다(관련기사 : 삼성직업병 가족대책위 "올해 말까지 보상 매듭짓자").

지난 7월 30일 가족대책위가 제시한 수정안의 핵심은 공익법인에 의한 보상이 아닌, 보상대상자와 삼성전자가 오는 12월 31일까지 직접 협상을 해서 보상문제를 매듭짓자는 것이었다. 가족대책위는 또 보상액 산정 문제에 대해 일부 수정을 요청하는 한편 공익법인 구성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가족대책위 관계자는 4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삼성측의 의견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일단 '공익법인 설립 없이 당사자간 연내 해결'이라는 원칙에서는 의미가 같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자와 가족들은 보상문제를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는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피해자 보상의 범위와 적용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가족대책위가 만일 이런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면 '삼성과 야합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며 "오랜 시간을 고통속에서 보내온 피해자와 가족들의 심정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왜 조정위 권고안까지 나오게 됐는지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태그:#삼성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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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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