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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실의 프랑스 휴가 단축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사우디 왕실의 프랑스 휴가 단축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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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지중해 해안을 독차지하고 호화로운 여름 휴가를 즐기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시민들의 항의를 받으며 일찍 떠났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살만 국왕은 당초 8월 20일까지 예정된 프랑스 휴가 일정을 단축하고 8일 만에 전용기를 타고 모로코로 갔다. 살만 국왕과 함께 온 수행단 1천 명 중 절반도 함께 떠났다.

살만 국왕은 지난달 25일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프랑스 남동부 리비에라 해변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 왔다. 그러나 살만 국왕의 휴가는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시민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살만 국왕의 경호를 이유로 프랑스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이 프랑스 정부와 협의해 해변을 폐쇄했고, 남성들이 해변에서 수영할 때 여성이 주변에 있으면 안 된다며 프랑스 경호 인력에서 여성을 빼달라고 요청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프랑스 시민들 "해변은 모든 사람들의 것"

그러자 이 지역 주민들은 해변을 다시 개방해야 한다는 청원서에 15만여 명이 서명했고, 프랑스 언론과 주요 외신도 비판에 가세하면서 살만 국왕은 휴가는 국제적인 논란으로 확산됐다.

주민들은 청원서에서 "이 지역과 해변은 모두가 즐기는 공공 재산"이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프랑스인, 외국인, 이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살만 국왕의 별장이 있는 발로리스시의 미셸 살루키 시장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누구도 프랑스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법 위에서 군림할 수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

결국 살만 국왕의 프랑스 휴가는 여론에 밀려 8일 만에 끝났고, 살루키 시장은 이날 설명을 통해 "3일 오전 9시부터 리비에라 해변을 다시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발로리스시는 사우디 왕실이 해변과 별장을 연결하기 위해 설치한 임시 엘리베이터도 조만간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온 살만 국왕이 휴가철 매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 상인들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사우디 왕실 관계자는 "살만 국왕이 휴가를 중단한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도 "해변을 통제하는 것은 프랑스 지방정부와 모두 협의한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우디 왕실의 지중해 별장은 유명 영화배우 리타 헤이워드가 결혼 피로연을 했고,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와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휴가를 보내는 등 유명인사들이 자주 이용했던 명소로 꼽힌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사우디아라비아, #살만 빈 압둘아지즈,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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