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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한 저동차가 취객이 누워서 자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한 저동차가 취객이 누워서 자고 있다.
ⓒ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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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한 수도권 전철역에서는 때 아닌 소동이 있었다. 한가한 시간대인 일요일 아침에 전동차에 들어서는 승객들은 놀랐다. 한 젊은 취객이 좌석이 제 방인양 '大'자로 누워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취객은 드르렁 코까지 골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 취객을 말리는 이들은 없었다. 저만치 멀리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아마 괜한 시비에 휘말리기 싫었을 것이다.

전동차는 제방처럼 코까지 걸며 누워 자던 취객을 싣고 10여 분을 더 달렸다. 조금씩 승객들이 늘어나면서 수군거리는 사람도 많았다. 몇 분이 지나자 누군가 신고를 했는지 역무원 한명이 무전기로 취객이 자고 있다고 연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결국 취객이 타고 있는 전동차는 종점역까지 갔고 그곳에서야 역무원 몇 명이 깨워서 데리고 갔다.

이 청년이 왜 이토록 취한 채 일요일 아침부터 전동차에 뻗어 자고 있는지 영문은 모를 일이지만 분명히 잘못됐다. 운이 나빴다면 이 청년의 얼굴은 SNS에 유포되고 인터넷 토픽에도 오를 수도 있는 일이다. 일요일 아침이라 전동차에는 승객이 몇 명 없었고 종점역까지 몇 정거장 되지 않았기에 그런 것은 면할 수 있었다. 중요한 점은 지하철에서 이런 모습은 그리 특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역에서 수원역까지 전철을 타고 가다보면 노점상들이 장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달리는 전동차 안에서 상행위를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노래를 부르며 장사하는 노점상, 사실상 강매를 하는 노점상들이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늦은 저녁시간대나 새벽시간대 전동차에도 취객들이 꽤 많다. 공공장소인 전동차에서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진상 승객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오토바이가 가득한 자전거 보관함

수원역 앞 자전거 보관함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수원역 앞 자전거 보관함에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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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지하철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이날 오후 수원역 자전거 보관함에 자전거를 세우려는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자전거 보관함에 오토바이 7대가 세워져 있다. 중간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지만 이곳이 오토바이를 세우는 곳인지 자전거를 세우는 곳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다시 빼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지난해 여름 이곳에서 흡연하는 사람들로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자전거 보관함을 비롯해 수원역 일대 흡연자를 단속해달라는 민원 글이 수원시청 민원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이에 수원시는 금연지역이라는 현수막을 곳곳에 부착했고 단속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계도 활동을 펼쳤다. 여전히 수원역 일부 구역에서는 흡연자들이 있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처럼 시민들의 불편은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분명 이곳에 오토바이를 세운 사람들도 자전거 보관함에는 자전거를 세워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마땅히 세울 곳을 찾기 힘들고 남들도 오토바이를 세우니 나도 세워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전철에서 진상을 부리는 취객도 멀쩡한 상태에서는 절대 전동차 안에서 이상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지하철 전동차, 역 앞 자전거 보관함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이다. 일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단속과 처벌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만능 대책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당국과 관련기관이 다수의 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e수원뉴스와 김민규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관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지하철, #취객, #지하철취객, #자전거보관함, #지하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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