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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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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처음엔 '믿어줘' 합창곡을 부르더니 곡목을 바꿨다. '날 믿지 말아요'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생겼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소속 신경민 의원이 2일 해킹 의혹 관련, 국정원의 '말바꾸기'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이기도 한 신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숨진 국정원 직원 임아무개 과장의 자료 삭제 내역 및 경위에 대한 국정원 해명의 신뢰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6일 예정된 국정원·전문가 간담회 참석 문제를 협의하면서 요청한 답변 중 기존 해명과 상충되는 답변을 내놓는가 하면, 관련 자료 제출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대로라면 간담회 참석 가능성도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에 ▲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과 데이터 용량, 목록 및 로그 기록 ▲ 복원한 데이터의 용량, 목록 및 로그 기록 ▲ 임 과장이 삭제하지 않은 데이터의 용량과 목록 등을 국정원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자료 공개, 정보위 수준에서 가능하다? 말장난이다"

신 의원은 "국정원이 지난달 14일, 27일 정보위원회에서 보고한 것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임 과장이) RCS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딜리트(delete)' 키로 지웠다는 것'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구하느라 6일이나 걸려 100% 복구했다는 것', 그리고 '임 과장의 자료 삭제 사실을 몰랐고 감찰은 없었다는 것' 등 세 가지인데 이 해명이 흔들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달 28일 (간담회 문제를) 협의 당시, 임 과장이 삭제한 것이 시스템 파일인지, '몽고디비(MongoDB : 비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일종)'인지 물었더니 '전부 다 지웠다'고 답했는데 '시스템 파일은 딜리트키로 지울 수 없고 지웠더라도 시스템 구동 자체가 안 될 것'이라고 다시 지적했다"라며 "그랬더니 (국정원은) 지난달 31일 답변에서 '몽고디비만 삭제했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RCS 프로그램 자료를 딜리트키로 삭제했다는 해명은 시스템 파일과 몽고디비 파일 함께 삭제했다는 해명과 상충되고, 이를 지적하니 몽고디비만 삭제했다고 말을 바꿨는데 이는 기존의 '복구에 6일 걸렸다'는 해명과 상충된다"라고 지적했다.

즉, 국정원 스스로 말을 바꾸면서 기존 해명들을 전혀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단 얘기다. 게다가 국정원은 전문가 간담회와 관련된 새정치연합의 자료 제출 요구도 사실상 거부했다.

신 의원은 "구체적으로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등에서는 간담회에서도 (공개) 불가하고 삭제 자료의 목록과 용량, 로그기록에 대해서는 정보위에 보고했던 수준에서 가능하다고 했다"라며 "이는 (정보위에서 밝힌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한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보위에서 보고한 게 '○·□·※' 등으로 정리한 문서일 뿐인데 이를 정보공개라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로그 기록을 요구하지 않은 미삭제 자료의 데이터 용량과 목록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공작 건수와 기밀 등이 포함돼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했다"라고도 꼬집었다. 앞서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로그 기록 공개 시 공작원 신분 등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해왔다. 로그 기록이 없는 자료에까지 같은 이유를 대며 제출을 거부했다는 얘기다. 

"6일 예정된 전문가 간담회, 무슨 의미 있는지 매우 회의적"

이에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는 이날 오후 간담회를 열고 6일 예정된 국정원·전문가 간담회 참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 의원은 "우리가 요구한 것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말을 바꾼 것도 나왔다"라며 "지금 봐서는 (6일 간담회 참석에) 매우 부정적이다, 이런 수준의 자료로 간담회를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14일, 27일 국회 정보위 보고와 28일, 31일의 답변 등을 종합하면 국정원의 주장은 이미 깨졌거나 깨지기 직전에 있다"라며 "만약 안보를 생각하는 정보 부처라면 다른 자료를 가져오던지, 솔직히 말하고 '봐 달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신경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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