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5 화천쪽배축제 콘테스트 대상 작품. 한떨기 연꽃을 묘사했다.
 2015 화천쪽배축제 콘테스트 대상 작품. 한떨기 연꽃을 묘사했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참가상을 노리고 있어요. 엄마가 상금 받으면 소고기 사 오래요."

수백 명의 관객들은 일시에 웃음보를 터뜨렸다. 진행자의 참여 동기를 묻는 말에 10살 남짓한 아이는 대상이나 금상, 은상, 동상이 아닌 참가상이 목표라고 했다. 참가상은 노릴 필요가 없다. 출품 심사를 통과하면 누구나 받는다. "참가 상금 받으면 뭐 할거냐?"는 질문에 아이는 "엄마가 소고기 사 오라고 했다"고 대답했다.

'소고기' 사러 온 아이의 고군분투, 시끌벅적 콘테스트

2015 쪽배축제 콘테스트에서 '심청이가 타고 온 연꽃'으로 그랑프리(대상)를 차지한 한충기씨 가족(경기도 남양주시). 딸 한빈(10세)이 아이디어였다고...
 2015 쪽배축제 콘테스트에서 '심청이가 타고 온 연꽃'으로 그랑프리(대상)를 차지한 한충기씨 가족(경기도 남양주시). 딸 한빈(10세)이 아이디어였다고...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지난 8월 1일, 강원도 화천 붕어섬에서 창작쪽배 콘테스트가 열렸다. 쪽배축제(7월 25일~8월 9일) 체험이벤트로 열린 이번 콘테스트엔 155개 작품이 출품됐다. 역대 최고의 기록이다.

운영방식을 바꾸었다. 무동력을 이용해 사람이 탑승해야 했던 기존방식에서 종이나 비닐, 나무를 이용해 길이 50~100cm, 넓이 60cm 이하 규모로 정했다. 미니쪽배 만들기인 셈이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작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는 것이 주최측 설명이다. 기상천외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흥미있는 작품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기상천외한 각양각색의 쪽배

심사 대기 중인 쪽배들...이 작품들을 물에 띄워 견고성, 예술성 등을 평가한다.
 심사 대기 중인 쪽배들...이 작품들을 물에 띄워 견고성, 예술성 등을 평가한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심사장인 붕어섬 한강수계 미니어처, 북한강 형태를 축소판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찾았다.
 심사장인 붕어섬 한강수계 미니어처, 북한강 형태를 축소판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찾았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전역을 앞둔 한 부사관이 만든 작품. 자신이 살 집을 축소판으로 설계한 베란다. 장독대, 정원, 내부엔 화장실도 꾸몄다.
 전역을 앞둔 한 부사관이 만든 작품. 자신이 살 집을 축소판으로 설계한 베란다. 장독대, 정원, 내부엔 화장실도 꾸몄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물고기를 형상화 한 쪽배.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을 묘사했다.
 물고기를 형상화 한 쪽배.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을 묘사했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전투선. 군장병의 작품이다.
 전투선. 군장병의 작품이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가족과 함께 정성껏 만든 쪽배를 떠나 보내야 하는 아이의 표정이 애처롭다.
 가족과 함께 정성껏 만든 쪽배를 떠나 보내야 하는 아이의 표정이 애처롭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뭐 저런걸 출품했누' 할머니 표정이 그렇게 묻고 있는 듯하다. 출품자가 시간이 없어 색칠을 못했단다. 그래서 제목이 '미완성'
 '뭐 저런걸 출품했누' 할머니 표정이 그렇게 묻고 있는 듯하다. 출품자가 시간이 없어 색칠을 못했단다. 그래서 제목이 '미완성'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나뭇잎배? 아니다 누드선이란다. 투명한 세상을 기원하며 만들었다고...
 나뭇잎배? 아니다 누드선이란다. 투명한 세상을 기원하며 만들었다고...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돛단배가 앙증맞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쪽배엔...' 반달이란 동요가 떠올랐다.
 돛단배가 앙증맞다. '푸른하늘 은하수 하얀쪽배엔...' 반달이란 동요가 떠올랐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항공모함. 큰 통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 견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항공모함. 큰 통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 견고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피아노를 연출했다. 참가상을 받아 소고기를 사가야 한다는 아이 작품이다.
 피아노를 연출했다. 참가상을 받아 소고기를 사가야 한다는 아이 작품이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독도 경비선? 독도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
 독도 경비선? 독도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우유곽으로 만든 배. 어느 장병의 작품이다. '콘셉트가 뭐냐?'는 질문에 '군대에서 잘먹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께 알리고 싶어 만들었다'고 답했다. 부모님이 '우리 아들이 우유만 먹고 사는 줄 알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유곽으로 만든 배. 어느 장병의 작품이다. '콘셉트가 뭐냐?'는 질문에 '군대에서 잘먹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께 알리고 싶어 만들었다'고 답했다. 부모님이 '우리 아들이 우유만 먹고 사는 줄 알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과거 화천사람들이 한양을 오갈 때 사용하던 쪽배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과거 화천사람들이 한양을 오갈 때 사용하던 쪽배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쾌속선. 금방이라도 서울을 향해 달려 나갈 것 같다.
 쾌속선. 금방이라도 서울을 향해 달려 나갈 것 같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판옥선. 이순신 장군의 기상과 지혜를 말하고 싶어 만들었다는 작품.
 판옥선. 이순신 장군의 기상과 지혜를 말하고 싶어 만들었다는 작품.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의도된 게 아니다.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세월호를 연상케 하는...진행자는 사회적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배를 끌어 올렸다. 모두 숙연해 졌다.
 의도된 게 아니다.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세월호를 연상케 하는...진행자는 사회적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배를 끌어 올렸다. 모두 숙연해 졌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두시간 동안 155점의 창작 쪽배 심사를 마쳤다.
 이렇게 두시간 동안 155점의 창작 쪽배 심사를 마쳤다.
ⓒ 신광태

관련사진보기


쪽배축제는 북한강에 서려있는 강상문화 재조명과 피서객들을 바다가 아닌 강 또는 계곡으로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선시대, 화천 사람들은 나무를 반으로 갈라 쪽배를 만들어 한양을 오갔다. 물을 머금으면 가라앉는 뗏목보다 안전하다고 여겼다. 화천과 한양의 유일한 교류수단이기도 했다. 쪽배꾼들은 장작이나 곡식을 싣고 광목, 신발, 소금 등을 사 왔다. 한양의 신문화나 소식도 함께 날랐다.

당시엔 멋스러움보다 견고하고 실용적인 쪽배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를 현대적 감각에 맞춰 참가자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 미니쪽배 콘테스트다. 앞으로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쪽배들이 등장할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화천, #쪽배축제, #물의나라, #쪽배콘테스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밝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오마이뉴스...10만인 클럽으로 오십시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