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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동안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한 동진 참가자들이 1일 정오께 강정마을에 들어서고 있다.
 6일 동안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한 동진 참가자들이 1일 정오께 강정마을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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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5월 18일,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은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시작했다. 오는 3일이면 딱 3000일째를 맞는다. 3000일 동안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벌인 대가는 혹독했다. 그동안 673명이 연행돼 38명이 구속됐고 부과된 벌금만 4억여 원에 달한다.

제주해군기지 공사의 총 공정률은 지난 월 30일 기준으로 86.7%. 그러나 주민들은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올해도 폭염을 헤치며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벌였다.

동진과 서진으로 나뉜 행진은 지난달 27일 시작해 6일 동안 제주도 전역을 돌았다. 폭염 속 행진에 약 600명이 참가했다. 지난 1일 오후 12시 20분 행진 참가자와 제주도민 등 약 800명은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평화의 인간 띠' 행사를 진행했다.

"젊은 세대 참여 많아... 최고 평화축제 될 것"

2015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마친 이들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이른바 '강정 마약춤'을 추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을 자축하고 있다.
 2015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마친 이들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이른바 '강정 마약춤'을 추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을 자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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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무더운 날씨에 아무 사고 없이 건강하게 평화대행진을 마쳤다"며 "자축의 박수를 치자"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반대대책위 위원장은 "아스팔트에 흘러내린 우리의 땀은 평화의 감동을 주는 보석이었다"라면서 "우리가 흘린 땀의 발걸음을 따라 평화의 씨앗이 뿌려질 것이고 많은 이가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 위원장은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미 해군기지 반대투쟁 과정을 설명하면서 "3천명의 (오키나와) 주민이 시작한 평화 대행진에 지금은 10만 명이 모인다"며 "일본의 1%밖에 되지 않는 오키나와가 일본의 여론을 바꾸듯 대한민국의 1%인 제주도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5시 30분부터는 강정 운동장에서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단 해단식'과 '해군기지 반대 투쟁 3000일을 기념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강정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를 앞두고 참가자들이 무대배경으로 쓸 걸개그림에 노란색꽃을 달고 있다.
 '강정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를 앞두고 참가자들이 무대배경으로 쓸 걸개그림에 노란색꽃을 달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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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5시 30분 강정운동장에서 열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에 참가한 이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1일 오후 5시 30분 강정운동장에서 열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에 참가한 이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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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대행진 서진 단장을 맡았던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집행위원장은 평화대행진 해단식에서 "우리는 지난 6일 함께 걸었다, 그리고 확인했다"며 "우리가 확인한 것은 우리는 서로 다른 느낌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우린 연대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동진 단장을 맡았던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은 단장은 "이번 대행진은 어느 해보다 미래의 주역인 젊은 세대의 참여가 많았다"며 "미래의 주역인 여러분이 있기에 강정 생명평화대행진은 강정만의 축제, 제주만의 축제가 아닌 전 세계에서 누구나 참여하고 싶어 하는 최고의 평화 축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핵발전소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홍성한씨는 "20년,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싸운 후인 작년에야 겨우 작은 승리를 하나 할 수 있었다"며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승리한다"는 말을 전했다.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도착지점에 이르자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도착지점에 이르자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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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온 한 활동가도 "필리핀에선 평화로운 투쟁을 통해 독재 정권과 미군기지를 몰아낸 적이 있다"면서 "비록 그들이 우리 마을에 군사 기지를 짓더라도 영혼까지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연대의 말을 남겼다.

한편 강정마을회를 비롯한 주민들은 "해군기지 공사가 완료되는 것과 상관 없이 3천일이 됐든 3만일이 됐든 해군기지 반대 투쟁은 계속 된다"며 "강정마을을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마을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3000일째와 함께 한 사람들'이 이어집니다.



태그:#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오키나와, #구럼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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