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돌풍을 이끌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한화는 1일 이용규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전날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투수 박정수의 직에 왼쪽 종아리를 맞아 근육이 파열되면서 최소 4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용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바랐던 한화로서는 최악의 결과다. 타율 0.337를 기록하며 도루도 23개를 성공시키고, 중견수로서 한화의 외야 수비를 책임지는 이용규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없다.

올해 한화는 이용규가 결장한 4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했다. 4경기 평균 득점은 3.25점으로 시즌 평균 득점인 5.03점보다 훨씬 떨어진다. 그만큼 이용규가 한화의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부상 악령... '야신'의 깊어지는 주름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투지 넘치는 야구를 선보이며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끊임없는 부상 탓에 완벽한 전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근우가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공에 턱을 맞는 부상으로 시즌 초반 3주를 날려버렸다. 정근우는 복귀 후에도 실전 감각을 되찾느라 한동안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주전 포수 조인성도 종아리와 옆구리 부상으로 2군을 오가며 결장이 잦았고, 조인성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정범모도 2차례나 허벅지 부상을 당하면서 2달 가까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지난해 '차세대 토종 에이스'로 주목받으며 선발진을 이끌었던 이태양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아예 시즌 아웃됐다. 이태양은 재활 훈련에 매달리며 내년 시즌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타자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5월 나이저 모건을 퇴출하고 새로 영입한 제이크 폭스는 허벅지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어 아직 복귀조차 못하고 있어 다른 팀들과 달리 한화 타선은 외국인 타자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부상이 심각하다 보니 전력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했지만 새로 온 임준섭과 이종환마저 약속이나 한 듯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임준섭은 어깨 부상으로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나마 중심 타선에서 맹활약하던 이종환마저 지난달 22일 KT 위즈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최소 1달은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이용규마저 다쳤으니 한화로서는 굿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올 시즌 현재 한화는 5위를 질주하며 2007년 이후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며 1승이 아쉬운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김성근 감독의 주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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