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0일 오후 1시쯤 거창군에서 실종된 70대 노인이 인근 야산 숲 속에서 26시간여 만인 31일 오후 3시 5분쯤 극적으로 구조됐다.
거창소방서(서장 한정길)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9시 50분쯤 거창시 위천면에 살고 있는 유모(78, 남)씨가 실종되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소방관, 경찰, 군인, 거창군 공무원 및 의용소방대원, 마을 주민 등 200여 명과 인명구조견(산청소방서 소속) 2두, 소방헬기 1기를 투입하여 적극적으로 수색작업을 펼쳤다.
이날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인근 지역을 샅샅이 수색하던 수색팀은 유모씨가 평소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부친의 산소를 자주 찾는다는 아들 유모(54)씨의 전언과 길목을 지나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으로 인근 야산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다.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수색에 임하던 수색팀과 유씨 가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30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 탓으로 수색견마저 탈진의 위기를 맞을 즈음 유씨의 극적인 구조 소식이 들려왔다.
유씨가 발견된 시각은 실종 26시간여 만인 7월 31일 오후 3시 5분쯤이다. 위천면 상천리 거창석재 인근의 임도에서 5m가량 떨어진 우거진 수풀 속에 탈진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거창소방서 소속 권모 소방대원이 발견하여 함께 수색 중이던 구급대원과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유씨는 의식이 없는 탈진 상태로 쓰러져 있었으나 신속한 응급처치로 다행히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숲 속으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찰과상과 고령에 의한 심신피로 등으로 당분간 입원치료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실종소식을 전해 들은 김종두, 형남현 두 군의원은 수색팀과 함께 수색에 임하면서 후송된 병원까지 직접 찾아와 지역 군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특전사 군경력 소유자인 형남현 군의원은 유씨를 최초 발견한 권모 소방대원 등과 한 팀을 이루어 수색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유모씨는 "하루가 넘도록 구조되지 않아 불길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고 조마조마했는데, 적극적인 구조활동으로 아버지를 무사하게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고마움의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