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박영선 의원실

관련사진보기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난 15일 출간한 책 <누가 지도자인가>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간 5일 만에 2쇄를 찍었고 또 2주 만에 3쇄를 찍어 책은 만 부가 팔렸다.

<누가 지도자인가>는 박 의원이 기자 시절 인터뷰하거나 정치입문 후 관계를 맺은 국내외 대통령이나 대권 주자에 대한 생각이나 뒷이야기와 더불어 박 의원의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시절의 이야기도 담았다. 책에 대한 뜨거운 반응과 출간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의 박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 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뉴가 지도자인가> 표지
 <뉴가 지도자인가> 표지
ⓒ 마음의 숲

관련사진보기

- 15일 <누가 지도자인가>란 책을 출간하셨는데 반응이 예상외로 뜨거운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히 굉장히 뜨거워요. 이 책이 발매된 지 열흘 만에 만 부 정도 나가고, 오늘(29일) 발간 2주 만에 3쇄가 나왔어요. 사람들이 이 책을 재미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럴까 생각해 봤더니 우리 사회의 정말 참된 지도자상에 대한 갈증이 국민들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죠."

- 책에 나오는 의원들 반응은 어떤가요?
"제가 직접 여쭤보진 않고 책이 초판 인쇄 들어갔을 즈음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팩트 체크 할 필요가 있는 분들에게는 제가 원고 일부를 보내드리기도 했어요. 특별히 나쁜 반응은 별로 없었지만 '책 쓰느라고 고생했다'는 분도 있었고 '고맙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 <누가 지도자인가>란 책은 어떻게 내게 되셨나요? 정치인들이 선거 앞두고 내는 책 느낌은 아닌데.
"이 책을 구상하게 된 것은 2012년 대선 직후예요. 2012년 대선은 우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 속에서 치러졌지만 약 3.6% 차이로 졌죠. 너무 가슴이 아파서 국민들이 지도자를 선택하면서 생각해야 할 가치를 구상해봤어요.

구상을 해본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작년 가을이에요. 제가 원내대표 그만두고 나서 제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쓰기 시작했어요. 생각해 보면 이 책은 저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준 산물이에요.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이 글을 썼어요."

- 박영선 의원이 생각하는 정치는 무엇인가요?
"정치는 서로 다른 생각을 조율해 가는 과정이고요. 그 과정에서 어려운 사람, 또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가능하면 많이 담아주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정치가 아닌가 생각해요. 혹자는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 박 의원께서는 이 책에서 '누가 지도자인가'에 의문을 던지셨는데 아무래도 책을 쓰면서 지도자의 자격에 대해 생각해 보셨을 것 같아요.
"이 세상에는 많은 분야의 지도자가 있는데 특히 정치 분야 지도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포용과 배려의 마음이 있는 사람이어야죠. 인물로 표현한다면 넬슨 만델라의 미소를 가지면서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도자여야 하는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지도자한테 필요한 것은 자기의 비전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추진력이라고 생각해요."

"넬슨 만델라의 미소로 국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지도자 돼야"

- 9명의 국내 대통령 혹은 후보에 대해 쓰셨는데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특별히 기준이라기보다는 기자 생활 20년 동안에 저와 인터뷰를 특별하게 했던 사람 그리고 정치권에 와서는 저하고 아주 밀도 있게 일했던 분들 중에서 9명을 선정했어요."

-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편에서 지난해 박 의원께서 원내대표 할 때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세월호 협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던데 현재 세월호 특별조사위가 출범도 못하는 상황을 바라보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아요.
"제가 정치를 하면서 제일 가슴 아픈 부분이에요. 그런데 작년 8월 19일 2차 협상안이 통과되었다면 같은 해 9월부터 진상조사위원회가 가동이 되었을 거예요. 그러면 지금처럼 세월호 가족들이 먹먹하게 1년을 보내지는 않았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세월호 가족들이 더 많이 들어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그 위원회가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처음부터의 (제) 생각이었어요. 처음에는 다 사람들이 동의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특검 얘기가 나오면서 협상이 틀어졌어요. 그러나 (전) 특검이라는 것은 진상조사위원회가 마무리된 후에 논의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봤던 거죠."

- 당시 유가족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했는데 안 됐잖아요.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진다고 해도 아무 힘이 없는데 과연 진상 조사가 이루어졌을지 의문이거든요?
"그런 질문을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미국에서 9.11테러 때도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수사가 시작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특검이 시작됐거든요. 저는 단계적으로 밟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거죠."

"세월호, 진상조사에서 특검으로 단계적으로 가야 했다고 생각"

- 그건 미국이고, 우리나라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상황에서 과연 그게 잘 될지 의문도 있어요.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믿음을 줬다면 문제가 없는데 신뢰가 없는 상황이라, 진상조사위가 꾸려졌다고 해도 미국처럼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민간인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법에 없었던 것을 만들어내는 게 (진상조사위보다) 더 어렵다고 본 거예요. 그런데 일단 증거가 다 사라지잖아요? 증거가 다 사라지지 않도록, 가능하면 빠른 시일안에 진상조사라는 데이터를 만들어 놓고 그 조사를 근거로 해서 수사권을 요구하면 국민들도 '아, 이것은 정말 심각하구나, 그러니까 수사권을 줘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 거죠.

유가족의 마음은 다 이해하지만, 한꺼번에, 처음부터, 맨 끝의 순서를 맨 앞으로 돌려 놓으면 일반적인 국민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 차이점이 있던 것인데 유가족 입장에서 보면 그 마음을 다 이해해요. 얼마나 가슴 아프고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 지금 해결방안이 뭐라고 보세요?
"지금 해결방안이, 참 갑갑하죠. 그죠? 예를 들면 배를 인양하는 문제, 그것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만 이용하죠. 그리고 진상조사위원회도 지금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졌기 때문에 저도 생각하면 슬프고 먹먹해요. 진상조사위원회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굴러가야 해요. 그래서 지금 사라져 가는 증거와 유가족들이 생각하는 여러 가지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 새정치연합이 국민의 지지를 많이 못 받아요. 그 원인 중 하나가 계파 갈등이잖아요. 지난해 비대위원장 영입과정도 소개가 돼 있던데 만약 이상돈 교수나 조국 교수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면 달라졌을까요?
"작년 여름은 새정치연합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저는 조국 위원장에 이상돈 부위원장으로 비대위원회가 꾸려졌다면 많이 달라졌을 거고 지금은 굉장히 단단해져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 국민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에 문법이 틀려서 이해 못한다거나 남이 써 준 것밖에 읽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어요. 박 의원께서는 직접 인터뷰도 하셨는데 박 대통령의 화법을 어떻게 느끼셨어요?
"박근혜 대통령이 써준 것만 읽는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러나 예를 들면, 첫 여성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겐 '첫 여성 대통령이 정말 참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다 있잖아요? 그런데 그 마음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기자였다는 것이 국회의원 하는 데도 많은 도움"

- 아무래도 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었죠. 왜냐면 제가 기자 시절에 인터뷰한 것들을 수첩에 적어놓기도 했지만 방송기자였기 때문에 인터뷰들이 동영상으로 남아있거든요. 제가 그 동영상을 거의 다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 동영상을 다시 많이 정리했죠. 기자의 시각은 늘 '왜'라는 데서 출발하잖아요. 그것이 책 쓰는 데 많이 도움이 되었고요. 또 기자였다는 것이 국회의원 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돼요."

- 기자하고 정치인 중에 뭐가 좋으세요?

"비슷한데 달라요. 기자는 자기 하기 싫은 일은 안 해도 돼요. 그런데 정치인은 자기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해요. 그리고 기자는 하루를 맺고 끊는 일과가 있는데 정치인은 그런 일과가 없이 계속되는 거예요. 계속 두 발 자전거에 타고 가는 거예요. 그런 차이점이 있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불법이익환수법 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불법이익환수법 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 광복절 사면을 두고 논란이 있잖아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경제 살리기 위해 재벌총수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재벌총수 사면이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나요?
"법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법이 공평하지 않고 황금으로 죄를 사면하면 그 나라는 부패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찾아봤더니,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2007년에 11위였는데 2014년에 26위, 기업 윤리는 25위였는데 95위로 떨어졌어요. 대한민국이 부패하고 있는 거죠. 부패하면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저는 지금 우리한테 가장 무서운 것은 대한민국이 부패하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음번에 정권교체가 되지 않으면 부패한 대한민국이 지속되면서 계속 특권층이 생겨날 거라고 생각해요."

- 지금 상황으로 보면 정권교체 희망이 안 보이는 게 사실이거든요. 새정치연합이 국민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에 끌려다니는 등 뭔가 어젠다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떻게 보세요?
"저도 그래서 굉장히 속상해요. 저도 저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새정치연합의 이러한 모습은 2012년 총선 공천 실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봐요. "

- 지난 26일 혁신위가 권역별 비례대표를 전제로 의원정수를 늘리는 것을 발표했는데 논란이 있어요.
"저는 권역별 비례대표를 해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의원 정수를 너무 크게 늘리는 것은 반대해요. 왜냐면, 우리나라는 대통령제 국가이기 때문에 삼권분립이 지켜져야 하거든요? 국회의원 숫자를 많이 늘려놓으면 국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견제의 힘이 약화되기 때문에 저는 의원정수를 크게 늘리는 것은 반대해요.

제가 생각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현재 비례대표가 56명인데 60명으로 만들어서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서 15명씩 그렇게 배치를 하고, 15명에 대해서는 지지율대로 정당에 배분을 하는 거죠. 15명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것은 인구 대표성을 강조하는 것이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 대표성으로 뽑아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찬성, 의원정수 확대는 반대"

- 지금 오픈프라이머리 논란도 있는데.
"저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해야 한다고 봐요. 왜냐면, 공천을 국민들한테 돌려주지 않으면 야당은 계속 계파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여당은 대통령 거수기 역할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오픈프라이머리인데 이것은 정치 혁명이에요. 선거 제도의 혁명이고 이것을 도입해야 저는 대한민국 정치가 선진 정치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오픈프라이머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신인 장벽 문제'인데 이것은 현행 선거구제도 하에서도 똑같아요. 그런데 다른 점은 지금 같은 제도 하에서는 신인들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당대표한테 줄을 서야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가 되면 국민들한테 줄을 서야 하거든요."

- 그러나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공천권은 정당의 고유 권한인데 그것을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데요, 우리나라 헌법에 보면 정당은 민주주의, 민주화를 하도록 되어있거든요. 그리고 선거에는 누구나 나올 수 있도록 되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당이 꼭 공천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어요. 그래서 공천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 저는 그것이 정당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보는 것이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영선, #누가지도자인가, #문재인, #세월호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