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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청주 씨밀레 산악회원들이 금대봉과 대덕산을 산행하며 야생화와 검룡소를 구경한 후 구와우마을과 황지연못에 다녀왔다. 구와우마을의 이름은 마을의 풍경이 '소 아홉 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모습과 닮았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날 돌아본 금대봉(높이 1418m)은 강원도의 태백시, 정선군,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이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금대(金臺)는 이곳에 금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신이 사는 곳을 뜻하는 검대에서 유래되었다. 생태계가 잘 보존된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가 환경부의 자연 생태계 보호지역이다. 검룡소(명승 제73호)는 태백시 창죽동에 있는 한강의 발원지로 금대봉 기슭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 다시 솟아나는 소(沼)다.

구와우마을은 태백시 황지동의 해발 800m에서 열한 번째 태백 해바라기축제를 열고 있는 산촌 마을이다. 황지연못은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낙동강 발원지로 연못을 중심으로 황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하루 관객 300명 제한, 예약 필수 '금대봉'

두문동재
 두문동재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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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오전 7시, 청주의료원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회원들을 태우고 강원도로 향한다. 평화문화탐방 가는 선배와 같이 산행길에 나선 친구를 만났다.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와 흰 구름이 송학산 허리를 휘감은 38번 국도변 제천휴게소에 들른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 안에서 새미 회장님과 인사했다. 비가 많이 내려도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내는 여름 산행의 고충도 들었다. 사랑님의 정이 식지 않아 따끈따끈한 떡을 맛있게 먹었다. 단종 유배지로 청령포와 장릉이 있는 영월, 강원랜드 호텔과 하이원 스키장이 산마루에서 바라보고 있는 사북을 지났다. 오전 10시 10분경 두문동재(높이  1268m)에 도착했다.

올해 1월에도 함백산 눈꽃산행을 다녀가며 지나쳤던 두문동재는 싸리나무가 많아 싸리재로 불린다. 겨울철에는 차량이 출입할 수 없어 두문동삼거리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한다. 고려 말 이성계의 조선 개국에 반대한 충신들이 숨어 살며 '두문분출' 했던 곳이라서 '두문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추전역 방향의 굽잇길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대로 보이는 도깨비 도로가 있다.

금대봉은 하루 입장객이 300명 이내로 1주일 전에 태백시청 환경보호과로 예약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태백시에서 7000원 이상 상품 구매, 혹은 식당과 숙박예약 영수증이 있으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산에 오르려면 탐방안내소에서 예약자의 신분확인과 절차를 밟은 뒤 입산 허가 표찰을 받아야 한다.

탐방안내도를 살펴보며 산행 준비를 했다. 해설사에게 자연 생태계 보호지역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표찰을 목에 걸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 고목나무샘, 분주령, 대덕산 정상, 검룡소,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금대봉까지
 금대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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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나무샘까지
 고목나무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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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동재에서 1.2㎞ 거리의 금대봉으로 오르는 산길에 토종식물과 야생화가 지천이다. 안내문에 의하면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 126만 평을 환경부가 자연생태 보호지역으로 정해 무분별한 출입과 산림훼손을 방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여러 종류의 한국 특산식물, 희귀식물, 특수식물이 자생하는 곳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식물이 꽃을 피우는 산상 화원이다.

금대봉은 산행뿐 아니라 다양한 꽃과 식물을 촬영하고 검룡소를 둘러보려는 생태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금대봉에서 왼쪽 아래편의 대덕산 방향으로 향하면 각종 나무가 원시림처럼 빽빽이 들어차 있다. 길가에는 각종 야생화가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다. 금대봉 산기슭의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물구멍이 작은 고목나무샘을 만난다.

산상화원 뒤로 하고 만나는 맑은 '소'

분주령까지
 분주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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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괴상한 나무들과 집단으로 서식하는 꽃들을 구경하며 쉼터를 지나 평평한 분주령으로 간다. 이곳에서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잡은 회원들과 어울려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초면에 몇 번 소주잔을 건네며 호의를 베푸는 사람도 만났다. 분주령은 대덕산 정상과 검룡소로 하산하는 갈림길에 있어 식사 후 산행 방향이 나뉜다.

분주령에서 1.4㎞ 거리의 대덕산에 올라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정상은 야생화가 지천이고 조망이 좋아 사방을 둘러보기에 좋다. 대덕산 정상에서 2.5㎞ 거리의 검룡소 입구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목에 걸었던 표찰을 반납해야 한다.

대덕산 정상 거쳐 검룡소 입구까지
 대덕산 정상 거쳐 검룡소 입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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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룡소 구경하고 주차장으로
 검룡소 구경하고 주차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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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교에서 600m 거리의 검룡소까지는 한적한 산길이 이어진다. 가까운 곳에 생태숲이 조성되어 있을 만큼 청정지역이다. 길 끝에서 만난 검룡소(명승 제73호)는 한강의 발원지다. 금대봉 기슭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 다시 솟아나는 둘레 20여m의 작은 소(沼)다. 굴 속에 검룡이 살고 있다 하여 검룡소(儉龍沼)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하루 3000여 톤의 지하수가 사계절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난다.

오랫동안 들여다봐도 검룡소에서 물구멍을 찾을 수 없다. 그런데도, 바로 아래편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힘찬 소리를 내며 20여m의 폭포를 만드는 게 신기하다. 검룡소 입구에서 800m 아래편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냇가에서 땀에 젖은 몸과 흙이 잔뜩 묻은 등산화를 씻은 후 3시 30분경 차에 올라 구와우마을로 향했다.

구와우마을 해바라기 축제장
 구와우마을 해바라기 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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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발원지 마을과 삼수령(피재)을 지나 구와우마을에 도착한다. 해발 800m에 있는 구와우마을에서 '100만 송이 해바라기 평원과 코스모스 꽃밭여행'을 주제로 태백 해바라기축제가 열리고 있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그렸던 해바라기는 햇볕을 피하는 사람들과 달리 뜨거운 태양을 미소로 맞이하는 꽃이다. 이상 기후와 고라니 때문이라지만 활짝 핀 꽃송이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진 것처럼 해바라기가 없는 곳이 많아 아쉽다. 축제장을 돌아보고 차로 15분 거리의 태백 시내로 갔다.

5시경 본가 태백 닭갈비에 도착해 옛날 광부들이 먹던 대로 육수에 닭갈비, 채소, 우동 사리, 라면 사리를 넣어 끓이고 밥까지 볶아먹는 물닭갈비로 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하고 인근의 황지 연못으로 갔다.

황지연못
 황지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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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潢池)연못은 태백 시내 중심지에서 하루 5천 톤의 물이 쏟아져 나오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하늘못'을 뜻하는 '천황(天潢)'으로 불렸다. 3개의 연못 상지, 중지. 하지를 중심으로 황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 슬픈 황부자의 전설이 전해온다. 황부자가 노승에게 시주 대신 쇠똥을 퍼주는 것을 며느리가 보았다고 한다. 며느리가 대신 잘못을 빌며 쌀 한 바가지를 시주했다. 그러자 노승이 곧 큰 변고가 있을 터이니 따라오되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집 쪽에서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자 그만 뒤돌아 보고 말았다. 결국 며느리는 돌이 되었고 집은 땅 속으로 꺼져 큰 연못이 되었으며 황부자는 이무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오후 6시 15분, 황지연못을 둘러보고 관광버스는 청주로 향했다. 38번 국도 마차재의 하이원 휴게소와 평택 제천 고속도로 금왕휴게소에 들렀다. 9시 30분경 출발지였던 청주의료원 옆에 도착했다. 장거리를 오가며 여러 곳을 둘러보느라 피곤했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전날 통화를 했던 진이 산행대장님을 비롯한 회원들 모두가 처음 산행에 참여한 사람을 살갑게 대해준 덕분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변종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두문동재, #금대봉, #대덕산, #검룡소, #황지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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