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완전체가 됐다. NC를 홈으로 불러들인 주중 3연전에서 타선의 힘이 절정에 달하며 시리즈 스윕을 거뒀다. 무엇보다 선두권 경쟁을 함께 벌이던 NC를 따돌리는 시리즈였기에 의미가 있다. 완전체가 된 삼성 타선이 이제는 선두권 경쟁 중인 또 한 팀, 두산의 벽을 넘으려고 한다.

얄궂게도 중요한 상황에서 두 팀이 만났다. 잠실에서 열리는 두 팀의 주말 3연전은 사실상 선두권 경쟁의 향방을 판가름할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게 스윕을 당한 NC가 넥센에 밀려 4위까지 추락했고 2위 두산도 주중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감하며 선두 삼성과 승차가 세 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다시 말해서 이번 3연전에서 삼성이 위닝시리즈 이상을 가져간다면 경기가 많이 남아있더라도 삼성의 독주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자군단의 독주를 막기 위해 두산은 이번 시리즈에서 니퍼트의 구원 등판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로 '올인'을 예고한 상황이다.

삼성을 대표하는 좌타라인 3인방 왼쪽부터 최형우-이승엽-구자욱.

▲ 삼성을 대표하는 좌타라인 3인방 왼쪽부터 최형우-이승엽-구자욱. ⓒ 한호성


장타력과 짜임새 모두 기대 이상, 컨디션 최고

박석민이 7월 초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삼성 타선은 한층 강력해졌다. 여기에 '신예' 구자욱의 멈출 줄 모르는 불방망이까지 더해져 지난해보다도 위력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최형우, 나바로, 이승엽 등 꾸준하게 자기 페이스를 유지중인 타자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주중 3연전을 통해 삼성 타선은 무려 24득점을 뽑아냈다. 특히 29일과 30일 이틀 동안만 22득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NC 마운드를 폭격했다. 총 7개의 홈런을 터뜨렸는데 30일 경기에서만 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NC 이민호에게 쓴맛을 안겼다.

무엇보다도 박석민의 대폭발이 반가웠다. 29일 경기에서 멀티홈런을 때려내더니 이튿날인 30일에도 홈런 두 방을 터뜨렸다. 한때 선두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던 삼성에게 7월 초 복귀한 박석민은 보배나 마찬가지다. 박석민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타선의 힘이 나왔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후반기 9경기에서 31타수 16안타, 타율이 5할1푼6리에 육박한다.

열애설이 터진 이후 구자욱은 후반기 9경기 37타수 19안타, 타율은 5할1푼4리로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수비에서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흠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선 리그 최정상급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만큼 신인왕 경쟁에서도 경쟁자인 김하성(넥센)보다 한 두 발 이상 앞서나가고 있다.

이 두 타자들을 비롯해 타선의 흐름이 대체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할 때보다 좋다. 김상수와 박해민의 기복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올시즌 확실하게 입지를 굳힌 이지영 등 장타력과 짜임새로 무장한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삼성 타선을 이끈다.

삼성 나바로 두산전 상대 타율 3할6푼7리, 이번에도 위력 과시할까.

▲ 삼성 나바로 두산전 상대 타율 3할6푼7리, 이번에도 위력 과시할까. ⓒ 한호성


두산전의 좋은 기억, 이번에도 계속될까

올시즌 삼성 타자들은 두산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부상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박한이를 포함해 나바로, 박석민, 구자욱 등 대부분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기억을 남겼다.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도 5승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7경기 중 잠실에서 열린 두 경기는 모두 삼성의 몫이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6월 16일 ~ 6월 18일 대구 3연전에서는 두산이 웃었다. 1승씩 나눠가진 가운데 삼성이 마지막 경기를 놓치며 루징 시리즈를 당했고 결과적으로 두산과 NC의 추격이 거세지는 계기가 됐다. 홈에서 당한 일격이었기에 아쉬움은 배로 남았다.

이번 3연전 삼성에선 장원삼-윤성환-피가로 최강 선발진이 출격한다. 반면 두산은 '곱쇼' 진야곱-스와잭에 이어 부상 복귀 이후 첫 선발 등판을 준비중인 니퍼트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6명의 선발 모두 쟁쟁하지만 역시 '사자 사냥꾼'으로 불릴 만큼 삼성에게 강했던 니퍼트의 등판에 두 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30일 경기를 앞두고 8월 2일이 아닌 7월 31일, 다시 말해 삼성과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니퍼트를 내보내겠다는 의사를 내비췄다. 시리즈 첫 경기는 불펜에서, 마지막 경기는 선발로 내보겠다는 게 김 감독의 계획이다. 삼성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삼성 마운드는 김재호(VS 삼성, 올시즌 타율 .474)와 오재원(.375), 로메로(.357), 허경민(.333)을 경계해야 한다. 김재호와 로메로, 허경민 타격감이 좋은 세 선수를 잡지 못한다면 승리를 장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선 타선의 든든한 지원은 필수 요소다.

선두권 경쟁을 판가름할 후반기 최고의 빅매치, 홈에서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삼성이 곰 사냥에 성공하며 독주 체제에 박차를 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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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유준상의 뚝심마니Baseball(blog.naver.com/dbwnstkd16)에도 중복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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