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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8시 50분에 방영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 '금강에 가보셨나요' 편의 한 장면.
 31일 오후 8시 50분에 방영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 '금강에 가보셨나요' 편의 한 장면.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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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다워 '비단강'으로 불리던 금강은 올해 여름에도 녹조와 섞여 곤죽이 돼버렸다. 넓은 백사장에서 뛰놀던 아이들은 사라진 지 오래고, 20여 종의 멸종위기종이 살았던 맑은 물에선 물고기 60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 모든 일은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 이후 생겨난 변화다.

금강에는 이 참혹한 변화를 기록하는 남자가 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현장을 목격한 뒤 매일 강을 둘러보고 기사를 쓰는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다. 지난해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을 처음으로 알린 그는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보다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시궁창 냄새가 진동하는 큰빗이끼벌레를 직접 맛보기도 했다. 그리고 3시간 뒤 머리가 아프고, 온몸에 붉은 반점이 일어나는 걸 관찰하는 등 '몸으로 쓴 기사'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농부들 터전 뺏기고 마을엔 썩은 모래바람이...

4대강 사업은 단순한 생태계 변화만 초래하지 않았다. 강이 앓자, 주민도 앓기 시작했다. 백제보 근처의 한 마을은 역행침식으로 농부들이 평화롭게 농사를 짓던 터전 100여 평을 잃었다. 농부들은 농사를 포기했다. 강바닥에서 퍼낸 준설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마을은 썩은 모래바람이 날려 빨래를 널지 못하고, 장독도 열지 못한다.

김 기자는 금강을 지킬 수 없다는 두려움이 밀려올 때마다 강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모래섬인 새들목을 찾는다고 한다. 개발이 되지 않아 사람의 발길이 뜸한 이곳은 야생동물에겐 천상의 놀이터다. 그곳에서도 그는 삵의 배설물부터 찾는다. 배설물로 삵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조용히 휴식을 취한다.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금강을 찾았다. 장마가 오기 전 찾은 금강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2m 가까이 몸집을 불렸고, 나뭇가지와 돌 틈, 수초 사이에서 주렁주렁 군체를 이루고 있었다. 이 과정에 EBS <하나뿐인 지구> 제작진도 열흘간 동행했다. 이들은 금강의 발원지 뜬붕샘 부터 금강 하류까지 카메라로 샅샅이 훑었다. 생태계가 보낸 경고를 무시한 채 단기간에 이뤄진 4대강 사업으로 '비단강'이 어떻게 변했는지 생생하게 영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다.

그 결과물, EBS <하나뿐인 지구>, '금강에 가보셨나요' 편은 31일 오후 8시 50분에 볼 수 있다.


태그:#금강, #녹조, #큰빗이끼벌레, #하나뿐인지구,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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