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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님! 저희가 지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걸까요? 이 자리에 선 저희들이 큰 욕심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단지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해마다 마음 졸이며 시험대에 서지 않고, 안정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매진하고 싶습니다. 호칭이나 명칭이 그다지도 중요한가요. 교사라는 명칭은 달면 교사가 되고 전담사라는 명칭을 달면 전담사가 되는 것인가요. 그건 어른들의 잣대이며 편견일 뿐입니다."

30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한 '유치원 시간제근무기간제 교사'가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저희들은 단지 오후에 들어오는 선생님이고 오전반 선생님은 오전에 들어오는 선생님이라 말합니다"며 "저희가 전담사라는 호칭을 달고 이 자리에 다시 선다고 해서 저희의 본질이, 아이들의 시선이 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30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시간제, 기간제 교사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30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시간제, 기간제 교사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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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황경순)가 "유치원 시간제근무기간제 교사 고용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이들은 "교사 싫다! 차라리 비정규직 만들어다오"라고 외쳤다.

현재 유치원 방과후과정은 '전담사'와 '기간제교원'이 맡고 있다. 전국 18개 광역교육청에는 전담사 4100여 명, 기간제교원 3100여 명이 있다. 상당수 지역은 전담사와 기간제교원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했지만 경남을 포함한 4곳은 기간제교원만 있다. 경남지역 유치원 기간제교원은 총 500여 명이고 근무시간은 4시간이다.

이들은 '유치원 종일반 강사'로 불리다가 2012년 '유치원 시간제근무기간제교사'로 변경되었다. 이들은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교사 신분으로 변경'한 지 4년이 되었다고 밝혔다.

기간제 교사들은 한 학교에 4년 이상 근무하지 못한다. 이들은 올해가 4년이 만료되는 해라 경남에서 해고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차라리 '전담사'인 비정규직이 되면 무기계약직이 가능하다는 것.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는 회견문을 통해 "시간제근무기간제라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직을 만들어내어 기간제 교사, 유치원 정교사의 임금 절반만 받으며 정식적인 교사 대우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하여 비정규직처럼 임금은 적지만 고용이 보장되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되었다"며 "말 그대로 유치원 시간제근무기간제 교사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버린 형국"이라 밝혔다.

이들은 "경남의 유치원 시간제근무기간제교사에게도 당사자들에게 시간제근무기간제교사와 전담사 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할 것"과 "유치원 시간제근무기간제 교사의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청 앞에서 출근선전전과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30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시간제, 기간제 교사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30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시간제, 기간제 교사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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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2012년 국가적 차원의 유아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임시강사'에서 '시간제근무기간제 교사'로 전환되었다"며 "방과후 과정을 기간제교사가 담당함으로써 유치원 관리자의 방과후과정 운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시간제근무기간제교사는 4년 계약이 만료되면 신규 채용 절차를 거쳐 재계약이 가능하다"며 "하루 종일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유아의 교육과 보육에 방과후과정 담임으로서의 책무를 부여함으로써 학부모의 만족도 제고와 유아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태그:#유치원, #학교비정규직,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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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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