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30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냈던 권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하급심 증언을 내놨다가 김 전 청장의 무죄가 확정되자 작년 7월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됐다.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30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냈던 권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하급심 증언을 내놨다가 김 전 청장의 무죄가 확정되자 작년 7월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됐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30일 오전 9시 51분,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했다. 2013년 5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 수사 때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지 2년 2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피고발인 자격으로 청사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섰지만,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 사건 발생한 지 2년 6개월, 햇수로 3년 만에 돌고 돌아 다시 제 앞에 왔다.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 많다. 그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신)는 권 의원이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유죄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그를 불렀다. 지난해 7월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성향 단체들이 권 의원을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의원은 이 일을 오히려 '기회'로 보는 모습이었다.

2013년 4월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시절 권 의원은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수사하는 자신에게 김용판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 압수수색 영장 신청 보류와 2012년 12월 16일의 급작스런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지시하는 등 수사에 개입했다고 털어놨다.

권 의원의 폭로는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검찰 특별수사팀은 김용판 전 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했다. 권 의원은 김 전 청장 공판의 첫 번째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 자신이 받은 '압력 전화' 내용을 상세히 진술했다.

김용판 무죄 확정됐지만... "아직 알아야 할 내용 많다"

법원은 권 의원을 믿지 않았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다른 경찰들은 모두 권 의원과 달리 '외압은 없었다'고 말하는 만큼 그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또 나머지 수사관계자들이 입을 맞췄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일 만한 자료 역시 없다며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김용빈 부장판사)도 같은 결론을 내리자 권 수사과장은 경찰 제복을 벗고 국회로 들어갔다. 그리고 대법원은 지난 1월 29일 김 전 청장의 무죄를 확정했다.

하지만 30일 권 의원은 김 전 청장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고, 그로 인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초기 수사가 축소·은폐됐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수사 결과 드러난 사실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2년 12월 16일 심야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묻혀버릴 사건이 저와 수서경찰서 수사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전 팀장의 노력 끝에 이 만큼이라도 알려드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많다,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이곳에 오기 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수사팀 관련) 경찰들이 최초로 감찰받았던 조사결과를 요청했다"며 "김용판 재판 기록 속에 들어있는 김용판과 국정원의 연결고리가 어떤 것이 있는지도 확인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판과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사실들은 저와 다른 다수의 증언들뿐"이라며 "그 기록에 묻혀 있는 객관적 사실을 꺼내서 국민들에게 알려드리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웃으며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관련 기사]

[1심 2차 공판] "서울경찰청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
[1심 중간점검] 권은희, 고립되다
[2심 선고 후] 사직서 낸 권은희 "김용판 2심 증인 나선 뒤 고민했다"
[대법원 선고 분석] 김용판 판결문에 언급조차 안 된 이름 '권은희'
검찰 '위증' 피소 권은희 의원 30일 소환 조사


태그:#권은희, #김용판,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