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해적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경기 후반 짜릿한 결승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강정호는 7월 29일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렸던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인터리그 원정 경기에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여 결승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히트 경기를 만들어 냈다.

이 날 경기 초반은 미네소타의 리드였다. 피츠버그의 선발투수 찰리 모튼은 1회 말 조 마우어에게 볼넷을 내줬고, 보크까지 허용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 미겔 사노의 타구가 3루수 앞 땅볼이 되었을 때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된 베테랑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가 송구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2루에 있던 마우어가 홈까지 들어가고 말았다(0-1).

2회 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마이크 펠프리에게 삼진을 당했던 강정호는 4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2루타를 기록하며 다음 타자 페드로 알바레즈에게 2사 2, 3루 득점권 찬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알바레즈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면서 강정호의 득점이 추가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피츠버그의 선발 모튼은 4회 말 에디 로사리오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다음 타자인 애런 힉스의 2루수 앞 땅볼 때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0-2).

그러다 피츠버그는 5회 초 프란치스코 서벨리와 트래비스 이시카와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고, 제프 데커의 희생 번트 때 미네소타의 3루수 트레버 플러프의 실책이 나오며 서벨리가 홈을 밟고 무사 2, 3루 득점권 찬스가 이어졌다(1-2). 이어서 닐 워커 타석에서 야수 선택이 나오는 동안 이시카와도 홈을 밟아 동점이 되었다(2-2).

두 팀 불펜의 "불 쇼", 승부 끝낸 "마무리 킬러" 강정호

6회 초 선두 타자로 세 번째 타석에 나온 강정호는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나갔다. 다음 타자인 알바레즈도 볼넷으로 연속 출루했다. 다음 타자인 서벨리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지만 미네소타의 우익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수준급 수비를 자랑하던 베테랑 외야수 토리 헌터였다. 헌터는 2루를 향해 강력한 송구를 날렸고 알바레즈를 2루에서 아웃 시켰다.

하지만 강정호는 무사히 3루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이시카와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강정호가 팀의 역전 점수를 추가했다(3-2). 강정호의 득점에 힘입어 피츠버그는 리드를 지키던 상대 선발투수 펠프리를 5.2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끌어 내렸다(87구).

그러나 피츠버그의 선발 모튼도 6회 말 수비에서 선두 타자 사노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애런 힉스에게 3루타를 맞으면서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모튼 역시 5.2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아쉽게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실패하고 말았다(105구).

8회 초 선두 타자로 나왔던 강정호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알바레즈와 서벨리가 연속 안타를 기록했고, 대타 션 로드리게스가 교체된 상대 투수 브라이언 듀엔싱에게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제프 데커가 볼넷으로 나가며 만루가 되었고, 그레고리 폴랑코가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날렸고(6-3), 송구 과정에서 3루까지 진루에 성공했다. 다음 타자 워커의 연속 적시타로 피츠버그는 4점 차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7-3).

이 때까지만 해도 피츠버그는 굳이 마무리투수 마크 멜란슨을 투입하지 않고도 경기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8회 말에 등판했던 토니 왓슨은 선두 타자 사노를 파울 팁 삼진으로 잡은 뒤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힉스와 커트 스즈키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면서 점수 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7-5).

다음 타자 에듀아르도 에스코바가 인정 2루타를 기록하며 주자 한 명이 홈을 밟자(7-6) 피츠버그는 급히 마무리투수 멜란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다음 타자 브라이언 도저를 뜬공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결국 동점이 되고 말았다(7-7).

하지만 이러한 8회의 난타전으로 인해 9회초 다시 강정호가 기회를 잡게 되었다. 미네소타는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투수 글렌 퍼킨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1사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강정호는 퍼킨스의 4구 째 시속 135km 짜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 홈런(6호)을 날렸다. 강정호의 홈런 덕분에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멜란슨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었고, 9회 말에 별 문제 없이 경기를 끝냈다.

빅 리그 마무리투수 중 3명에게 안타, 마무리 킬러 등극?

사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첫 홈런은 5월 4일에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 팀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나왔다. 당시 강정호는 로젠탈의 커브를 노렸고, 노림수가 성공하며 극적인 동점 홈런을 기록했던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경기는 연장 14회까지 갔던 끝에 LG 트윈스 출신의 레다메스 리즈(현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계약)가 끝내기 실점을 허용하며 패했다. 강정호는 이후에도 로젠탈을 상대하며 로젠탈을 상대로 타수 4타수 3안타(1홈런) 타율 0.750으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호는 신시내티 레즈의 마무리투수였던 쿠바 출신의 왼손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에게도 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5월 7일 채프먼을 상대로 시속 161km 짜리 강속구를 받아 쳐 2루타를 기록했던 강정호는 채프먼 상대로 2타수 1안타(타율 0.500)를 기록했다. 다만, 신시내티가 에이스 자니 쿠에토를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하는 등 시즌 포기 모드로 들어갔기 때문에 채프먼이 다른 지구 소속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채프먼과 다시 대결할 기회가 언제 올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강정호는 이 날 미네소타의 마무리투수 퍼킨스를 만났다. 그리고 퍼킨스를 만난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하면서 퍼킨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미네소타가 아메리칸리그 소속 팀으로 인터리그에서 3년에 한 번 만나 경기를 하기 때문에 향후 퍼킨스와 다시 대결할 가능성은 이번 시리즈가 아니면 불투명하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신시내티 시절에 내셔널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렐(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던 바 있으며, 최희섭(현 KIA 타이거즈)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에 미네소타를 상대로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초구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던 바 있다.

마무리투수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기록은, 곧 경기 후반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플레이에 임할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고 있다는 모습으로 풀이될 수 있다. 또한 마무리투수들이 주의해야 할 선수로 인식된다는 것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 7경기에서 0.423으로 절정의 타격을 뽐내고 있는 강정호가 향후 다른 구단의 마무리투수들을 상대로는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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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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