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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육적 비민주적 OOO 학교장 징계와 A초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대책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이 29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비교육적 비민주적 OOO 학교장 징계와 A초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대책위원회' 소속 학부모들이 29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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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에 위치한 A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대책위를 꾸리고 학교장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 부모들은 교장 B씨가 비교육적인 발언을 하고, 학부모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B씨는 대책위가 허위사실을 퍼트리고 있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29일 오전 A초 일부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교육적 비민주적 OOO 학교장 징계와 A초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대책위원회'는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대책위는 이에 앞서 지난 3일 학교장 B씨의 징계를 요구하는 민원을 대전시교육청에 제출했으며, 8일 다시 또 다른 문제들을 적시해 2차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이들의 징계요구안에 따르면, 학교장 B씨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비교육적이고 비정상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다. 2015년 봄 B씨는 급식실에서 학생들에게 "OO이는 밥을 너무 많이 먹는다. 많이 먹지 말라. 급식은 두 번 먹지 말라", "너희들의 한 끼 급식비는 2천 몇 백원이다. 급식비 만큼만 먹어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메르스 사태 발생으로 학교 현관에서 발열체크를 하던 중 한 학생이 37.3도와 37.4도를 넘나들자 "열이 계속으로고 있다. 걔 몸 속에 뭐가 들어있을지 어떻게 알고 들여 보내냐"며 1시간 이상을 현관에서 혼자 대기하도록 시켰다. 이는 아동학대이자 학생인권침해라는 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대책위는 또 수학여행 중 화상을 입은 학생을 담임교사가 수학여행 기간 동안 택시를 태워 병원을 다닌 것을 두고 B씨가 학부모들 앞에서 "택시비를 지가 내야지, 선생님이 걔 데리고 아침마다 병원에 다니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택시비도 안 내더라"라고 막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B씨는 학부모들 앞에서 "학생들이 팬티를 자주 갈아입지 않아서 냄새가 많이 나고 더럽다", "애들이 욕을 너무 잘한다", "학생들이 예의가 없다"는 등의 학생을 험담하는 말을 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A초 학부모들은 무식하고 교양이 없다"고 학부모들을 비하하는 발언도 했다는 것이다.

B씨는 또 인근지역 교장과 학교운영위원장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A초 학부모들은 오춘기다. 학교에 괜히 시비를 건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심지어 올해 스승의 날을 즈음하여서는 자신과 친한 C학부모를 통해 학교운영위원들에게 교사들 식사대접을 요구했다는 것. 이에 운영위원들이 거부하자 일부 학부모들이 고급 뷔페 식사권을 전달했다고 대책위는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학생회장 부모에게 "학생회장이 되었으니 학교 발전기금을 내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발명품경진대회 지도교사에게 "선생님께 보답을 하라"고 말하는 등 불법찬조금을 강요했다는 주장이다.

이 학교 운영위원장이면서 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연화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를 맡긴 부모로서 학교장의 말도 안 되는 비교육적 언행에 대해 참아왔으나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교육청에 징계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장 "학부모들이 본의 왜곡... 억울하다"

이러한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교장 B씨는 대부분이 허위사실이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B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급식 발언은 학교장으로서 비만 아이에게 너무 많이 먹지 말고, 편식하지 말라는 지도를 했을 뿐, 학부모들 주장처럼 아이들에게 급식비만큼만 먹으라고 한 적은 없다, 학부모들이 제 본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서는 "학교에 뛰어온 해당 학생이 고온증상을 보여, 그늘에서 좀 쉬게 했다가 다시 체온을 체크하라고 담당교사에게 지시한 뒤 교장실로 들어간 것일 뿐, 그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른다"며 "왜 그것을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또 '택시비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고, '학생들이 팬티를 자주 갈아입지 않아서 냄새가 많이 난다'는 말은 "팬티를 갈아입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은 없고, 다만 다 큰 남자아이들이 고무줄 바지를 입는 것에 대해 여자아이들이 보기 불편해 한다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도해 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애들이 욕을 너무 잘한다'는 발언은 "수학여행 중 한 아이가 담임교사에게 욕을 했다고 해서 해당 아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과정에 나온 말이지 전체를 두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반박했고, "학부모를 무시하는 발언은 전혀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오춘기 발언'은 교장들 모임에서 옆에 있는 교장에게 자기 자신의 인생을 빗대어 한 말일 뿐, A초 학부모들과는 무관한 이야기이며, 발전기금을 요구하거나 불법찬조금을 요구한 적도 전혀 없다고 B씨는 강조했다.

B씨는 "일부 몇몇 학부모들이 허위사실을 가지고 교장의 교권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대책위 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내고, 언론에 알려서 저로서는 너무 억울하고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B씨는 최근 대책위 부모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일부 학부모와 지역주민, 통장 등 1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탄원서(소원진술서)'를 대전시교육청에 제출했다.

한편, 민원을 접수한 대전시교육청은 해당 초등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마쳤으며, 대책위에 답변서를 보냈다. 교육청은 민원 내용 중 '메르스 대응 및 발열 학생에 대한 방치', '수학여행 시 안전사고 학생에 대한 관리와 조치' 등 2건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부적절하게 조치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추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나머지 민원내용들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어 관련자 조사 등 계속해서 추가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태그:#대전교육청, #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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