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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삼성백혈병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과 관련, 삼성일반노조(위원장 김성환)가 "조정위 권고안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조정위 권고안에서 빠진 백혈병 피해자는?)

삼성일반노조는 28일 입장을 내고 "이번 권고안은 삼성백혈병이 직업병에 따른 산업재해임을 인정하지 않고 공익재단 설립을 통해 삼성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삼성직업병 해결을 위한 사회정의 차원에서의 보편적 원칙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삼성일반노조는 지난 23일 발표된 조정위 권고안이 비정규직 등에 대한 배려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삼성일반노조는 지난 23일 발표된 조정위 권고안이 비정규직 등에 대한 배려가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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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일반노조는 지난 23일 조정위 권고안이 나온 후 그동안 자료를 검토해 왔다. 그 결과 노조측은 조정위 권고안을 인정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교섭에서 소외된 타 계열사 삼성노동자와 비정규직 피해노동자에 대한 구체적인 배려가 없다는 점, 공익재단 이사진 구성에 주체인 피해노동자와 유족이 배제되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피해노동자와 유족의 보상 책임자는 공익재단이 아닌 삼성이라는 점에서 이번 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는 "삼성계열사에서 근무 중 백혈병 등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고통당한 노동자들의 문제를 삼성그룹차원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그렇다고 해도, 이번 조정안은 삼성 반도체·LCD 백혈병 등 피해노동자들만의 사과 보상 권고안에 머물러 조정위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정위 권고안은 교섭에서 배제된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계열사와 울산 삼성SDI 사내기업 비정규직 백혈병 사망노동자 박진혁씨 등 직업성 피해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무책임한 권고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일반노조는 공익재단 이사진 구성도 문제 삼았다. 이번 권고안의 공익재단 이사진 구성은, 조정위에서 이사로 추천한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참여연대, 한국산업보건학회, 한국안전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로부터 각 1인을 추천받아 모두 7명을 선정하도록 제안됐다.

노조는 "이들 단체들의 성격과 위상이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이들 단체가 삼성노동자 백혈병문제 해결과 건강권에 대해 그동안 삼성에 맞서 무슨 활동과 노력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삼성백혈병 공익재단 이사로 채택되기에 부족함이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익재단은 삼성백혈병 등 직업성질병 피해노동자와 유족들을 위해 앞으로도 발병할 수 있는 피해노동자들의 치료와 보상, 재발방지를 위한 이사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교섭의 주체로 참가하는 피해노동자와 유족들이 공익재단 발기인 및 이사진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그 이유에 대해 "이들을 통해 이번 교섭에서 소외된 타 삼성계열사 피해자와 사내기업협력업체 비정규직 피해노동자들의 문제와 자신들의 보상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인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책임져야 할 직업성 질병 공익재단에 떠넘겨"

특히 삼성일반노조는 "삼성이 직접 책임져야 할 백혈병 등 직업성 질병의 문제를 공익재단에 떠맡기는 것은 잘못된 권고안"이라며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회정의에 어긋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일반노조는 "지난 8년간 무노조 경영 하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 직업성 질병으로 고통당하고 사망한 피해노동자들의 문제는 삼성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적어도 지금 교섭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피해노동자와 유족들에게 산업재해임을 인정해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백혈병 등 직업성 질병의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이 직접 사회적 책임을 지는 해결방안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삼성일반노조는 이번 권고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찬성 입장을 보인 '반올림'에 대해 "그동안 삼성재벌의 내용 있는 사과와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 배제없는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삼성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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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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