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낭자들이 브리티시 오픈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올해로 144회째를 맞이한 브리티시 여자 오픈이 30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 링크스 골프장에서 나흘간 펼쳐진다.

5대 메이저 골프 대회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티시 오픈에는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를 포함해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19), 미국 골프의 간판스타 스테이시 루이스(30, 3위) 등이 출전해 뜨거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브리티시 오픈은 최고의 역사와 권위 만큼이나 선수들에게 고통과 좌절을 안겨주는 난코스로 이름이 높다. 이번 브리티시오픈의 무대가 될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 링크스도 마찬가지다. 김성근표 '벌떼야구', 한계 부딪혔나

짖궂은 날씨와 변화무쌍한 바닷바람, 한 번 빠지면 좀처럼 탈출이 어려운 항아리 벙커, 무릎까지 올라오는 질긴 러프 등으로 유명한 턴버리 골프장(파70)은 지난 2009년 코스길이를 7204야드로 늘린데 이어 벙커를 추가로 조성해 난도를 더욱 높였다.

박인비 VS. 전인지... '골프 역사 누가 새로 쓸까'

이번 브리티시 오픈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박인비와 전인지(21)의 활약 여부다.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10년 만에 메이저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했던 박인비는 이번 브리티시 오픈에서 정상에 오를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신화를 쓰게 된다.

5개의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얻는 타이틀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미키 라이트를 시작으로 루이스 석스, 줄리 잉스터, 팻 브래들리(이상 미국), 소렌스탐, 캐리 웹(호주) 등 6명에 불과할 정도로 달성하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대기록이 걸려있는 만큼 박인비에게 이번 브리티시 오픈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승부다. 특히 작년 브리티시 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모 마틴(미국)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과 커리어 그랜드 슬램 대기록을 놓쳤던 터라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불안한 퍼트와 아이언샷으로 난조를 보이며 공동 44위를 기록한 것이 불안 요인이지만 경험이 많고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만큼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의 활약이 주목된다.

최근 '골프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전인지의 활약도 큰 기대를 모은다. 21살의 신예 골퍼 전인지는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메이저대회 샬롱파스레이디스컵을 시작으로 US오픈,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차례대로 제패하며 한 시즌만에 3개국(한,미,일)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항공 이동에 따른 시차와 투어별 코스 차이 등을 극복하고 두 달여 만에 새 역사를 써낸 전인지는 이번 브리티시 오픈에서 한 시즌 4대 투어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최근 빠듯한 경기 스케쥴 소화로 어깨와 허리 통증을 느끼고 있지만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전인지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번 브리티시 오픈에는 올 시즌 미국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28)을 비롯해 김세영(22), 유소연(25), 김효주(20), 이정민(23), 고진영(20) 등 한국 골프의 간판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지난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이미 시즌 11승을 이뤄낸 한국여자골프는 이번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역대 최다인 12승의 대업적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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