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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JSA(JSAviatioin)가 올해 1월 30일 저가항공(LCC: Low Cost Carrier) 대상 정비격납고 신설계획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제출한 지 약 6개월 만에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인천의 항공기정비(MRO) 산업 육성에 미온적이던 국토부가 (주)JSA가 신청한 LCC 대상 정비격납고 신설계획을 전격적으로 승인하면서, 인천의 MRO산업 육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인천국제공항 MRO산업 육성에 물꼬 열려

(주)JSA는 오는 29일 정비격납고 착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350억 원을 투자해 내년 연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인데, 정비고 위치는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정비격납고 오른쪽이다.

(주)JSA는 샤프에비에이션(이하 샤프, 51%)이 티웨이항공(29%)과 이스타항공(10%), AKIS(10%) 등과 손잡고 설립한 MRO 기업이다.

그동안 인천공항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체 정비격납고만 있었다. 이 시설은 자사 항공기에 대한 정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규모로서, 인천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85개 항공사 중 외국 국적 항공사와 국내 LCC 항공사에 적절한 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 (주)JSA가 격납고를 지으면 인천공항에 처음으로 외국 국적 항공기와 국내 LCC를 대상으로 한 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격납고가 들어서는 것으로, 인천공항 MRO 산업의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주)JSA는 그동안 MRO 산업에서 정비의 기초단계인 운항정비 분야만 담당했다. MRO는 기초단계인 운항정비에서 시작해 기체 중정비로, 그리고 엔진정비와 부품정비까지 고도화된다. 운항정비는 항공기 운항 후 기초점검과 운항 중 발생한 간단한 결함을 수리하는 것이다.

기체 중정비는 항공기 기체를 정기적으로 정비하는 것이다. 이는 반드시 행거 설치가 가능한 정비격납고를 필요로 한다. (주)JSA는 그동안 외국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기초 단계 운항정비만 했는데, 이번 격납고 신설로 기체 중정비까지 맡을 전망이다.

엔진정비는 항공기엔진을 모두 분해한 뒤 모든 부품을 검사한 후에 다시 조립하는 정비로서, 국내에서는 대한항공만이 직접수행하고 있는 고난도의 정비서비스다. 대한한공은 세계 10대 정비업체에 꼽히는 정비기술을 지니고 있다.

부품정비는 항공기 동체와 엔진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을 분해하고 수리하는 정비로 MRO 전문 업체와 인증업체에서 진행하는 중급 단계의 MRO이다.

(주)JSA는 향후 국내 LCC 항공사와 외국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기체 중정비 수준에 해당하는 정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격납고 규모는 2만 8246㎡로, 보잉737급 또는 에어버스A320급 소형 여객기 2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다.

사실 국토부는 그동안 인천의 MRO 산업 육성에 미온적으로 임했다. 올해 1월 샤프가 LCC 대상 정비격납고 설치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신청했을 때 국토부는 "샤프가 LCC 정비격납고 신설계획을 제출했지만, 신규 단지 조성과 연계 검토를 통한 중복 투자 방지를 위해 잠정 보류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후 국토부가 인천의 MRO 산업 육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천시와 시의회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과 시민사회까지 한 목소리로 국토부를 비판했다. 결국 국토부가 이번에 (주)JSA의 신청을 승인해주면서, 인천의 MRO 산업에 물꼬가 열린 것이다.

 2018년 개장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제2여객터미널 맞은편이 현재 사용 중인 제1국제여객터미널이다.
▲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2018년 개장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제2여객터미널 맞은편이 현재 사용 중인 제1국제여객터미널이다.
ⓒ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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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안전 담보해 허브공항 견인할 MRO단지

하지만, 국토부는 (주)JSA가 신청한 정비격납고를 허가해주면서도 여전히 인천공항 MRO 산업 육성엔 미온적인 입장이다.

(주)JSA의 LCC 대상 정비격납고에 대해 국토부는 "기체정비를 위한 시설은 아니다. 운항 지원을 위한 일상 경정비 등 운항정비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LCC 안전 확보를 위한 경정비 시설 구축사업이지, MRO 업체 육성과 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MRO 산업은 여객안전, 항공안전과 직결된 산업이다. 현재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비행기는 하루에 900편이다. 여객 증가에 따른 비행기 또한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기정비로 인한 결항률이 크게 상승했다.

'인천국제공항 최근 5년간 지연·결항 자료'를 보면, 전체 결항 중 정비로 인한 결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0% 미만에서 지난해 17% 이상으로 높아졌다. 국제선 출발 편 기준, 2010년 항공기정비로 인한 결항률은 8.3%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17.8%, 올해 1분기엔 26.1%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항공기를 정비하는 것을 제외하면, 인천공항은 외국계 항공사와 국내 LCC에 여객 안전을 담보할 항공기정비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주)JSA의 정비격납고 신설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2017년 이후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8년 개장을 목표로 현재 3단계 공사(=제2여객터미널)를 진행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여객인원은 4400만 명에서 62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4500만 명을 돌파했다.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이 가입한 스카이팀에 속한 외국계 항공사들이 제2여객터미널을 주 터미널로 사용하고, 제1여객터미널은 아시아아나항공과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한 외국계 항공사들이 사용하기로 했다.

공항 규모가 커지면 여객편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정비를 하는 만큼, 3단계 개장에 맞춰 인천공항에 항공정비(MRO)시설과 단지를 구축해 외국계 항공사에 항공기정비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해야한다. 아울러 정비기술 수준을 싱가포르 창이공항처럼 고도화해야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는 STA(Singapore Technologies Aerospace), SIA Engineering, 미국 플랫앤휘트니(Platt&Whitney)와 SIA Engineering의 합작사인 Eagle Services ASIA 등이 항공정비(MRO)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30분거리에는 2007년부터 기초 운항정비부터 엔진정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셀렉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seletar aerospace park)'를 조성해, STA와 롤스로이스(Rolls Royce), 플랫앤휘트니, 항공훈련센터(Air Transport Training College) 등을 입주시킴으로써 기체정비와 엔진정비, 부품제조, 연구교육 등을 집적화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이렇게 아시아 최고의 환승공항이자 MRO 기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인천공항이 여객안전을 담보하면서 동북아시아 환승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인근에 MRO 특화단지 조성이 절실하다. 인천공항 제4활주로 예정부지와 서북단 국제업무지역(IBC-2지역) 중간에 항공정비특화단지로 조성하기에 매우 적합한 부지가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인천시는 이중 114만3000㎡를 항공정비특화단지로 지정해 MRO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인만큼, 국토부가 정책적으로 결정만 하면 된다.

최정철 인하대 교수는 "항공기 엔진은 롤스로이스, GE(지이), P&W(프랫휘트니) 3대 회사가 만든다. 보잉사의 같은 B787 또는 에어버스의 같은 A380 기종이라해도 엔진이 다르다. 인천공항에 MRO 특화단지를 조성해 항공기제조업체, 엔진제조업체, 엔진정비 전문업체, 항공기부품 업체, 기체 중정비 업체 등을 유치해 싱가포르처럼 육성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보잉사와 합작으로 1500억 원을 들여 영종하늘도시 산업물류시설용지 3만2614㎡에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8659㎡) 규모로 항공운항훈련센터를 짓고 있다.

또한 훈련센터 인근 부지(면적 6만7535㎡)에 플랫앤휘트니사와 합작으로 12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엔진정비센터를 공사 중이며, 올해 말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세계 10대 정비기술력을 바탕으로 여객안전을 준비하는 동시에, MRO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또,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는 항공기부품 인증을 담당하는 항공안전기술원이 있다. 인천시는 항공안전기술원의 확대에 대비해 독립 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검토하고 있다. 동북아 허브공항 선점을 위한 한·중·일 간 경쟁이 치열할 때 인천공항에 싱가포르 수준의 항공기정비특화단지를 조성해 MRO 산업을 집적화하는 일이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국제공항,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 #MRO(항공정비)산업, #제2국제여객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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