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이적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아서며 순위 싸움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후반기 도약을 위해 전력을 보강하려는 팀들 간 물밑작업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팀은 역시 전북이다.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자리를 지키려는 전북은 지난 20일 2014-2015시즌 스페인 세군다 디비전(2부리그) CD미란데스에서 활약한 공격수 우르코 베라(29)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38경기 17골로 리그 득점랭킹 6위에 오른 우르코 베라는 K리그 클래식에서도 즉시 전력으로 통용될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전북의 영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4일엔 국가대표 공격수 이근호(30)를 카타르 스타스리그(1부) 엘 자이시로부터 6개월 임대하는 데 성공하며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한 이래 대구FC, 주빌로 이와타, 감바 오사카, 울산 현대 등을 거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잡은 이근호의 가세는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왕좌를 노리는 전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북 못지않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팀으로는 FC서울을 꼽을 수 있다. 데얀과 몰리나, 아디라는 뛰어난 용병의 활약으로 2012시즌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FC서울이지만 이후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013년 준우승, 2014년 4강에 들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일찌감치 탈락 후 리그와 FA컵에 목매달고 있다. 현재 리그 1위 전북과도 승점 차이가 꽤 많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공격력이다. FC서울은 23라운드까지 진행된 K리그 클래식에서 26득점 25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당 1득점을 간신히 웃도는 빈공을 보이고 있다. 데몰리션 콤비가 리그를 씹어 먹던 과거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시즌 도중 박주영을 영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지만 데몰리션의 강렬함에 비한다면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 FC서울에게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은 공격진을 강화해 후반기 선두권 추격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FC서울은 이적 시장이 시작하자마자 비어있는 아시아쿼터 자리에 일본 국가대표 출신의 미드필더 다카하기 요지로를 영입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K리그 챌린지 득점왕 출신의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누와 연계설을 뿌리고 있다. 대전 소속의 아드리아누는 지난 시즌 대전의 승격에 일등 공신이었던 아드리아누가 FC서울로 이적하게 되면 2013시즌의 차두리, 이번 시즌의 박주영에 이어 또 한 번의 대형 이적이 성사되는 것이다.

최문식 감독의 대전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아드리아누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은 한 달 전부터 돌기 시작했다. 에두를 영입한 중국 2부리그 소속 허베이가 먼저 접촉한 선수가 아드리아누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소문은 더욱 커졌다.

그러던 중 FC서울로의 이적설이 불거졌고 이에 대해 FC서울 관계자가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나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해 소문은 기정사실화되었다. 심지어는 FC서울의 입장 발표가 무색하게 아드리아누 본인이 자신의 SNS에 결정적인 한방을 공개했다.

K리그 챌린지 달군 특급 스트라이커, 데얀 뒤 잇나?

본인이 공개한 협상상황 아드리아누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사진

▲ 본인이 공개한 협상상황 아드리아누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사진 ⓒ 아드리아누 인스타그램


대형 이적에 목말라 있던 FC서울 팬들은 이번 소식에 적잖이 기뻐하고 있는 눈치다. 현재 대전시티즌이 최하위에 처져있다고는 하지만 아드리아누 만큼은 득점 6위로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작년에 보여준 활약만큼만 보여줄 수 있다면 공격력이 심각하게 떨어져있는 FC서울로서는 반가운 영입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간과해서는 안 될 일도 있다. 아드리아누의 뚜렷한 개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대전에서 주3일만 훈련에 참가하고 훈련 도중에도 핸드폰을 사용하는 등 훈련태도에 대한 말이 많이 나오는 선수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복잡했던 에이전트 관계를 제쳐두고도 선뜻 영입을 시도하는 팀이 없었다는 후문도 들린다. 만약 영입이 확정된다면 선수관리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용수 감독이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지켜볼 문제다.

최용수 감독은 과거 '데얀 파업'으로 지칭된 사건 때 당근과 채찍을 기가 막히게 사용해 팬들의 찬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 정말 아드리아누가 영입된다면 선수보다 팀을 중요시해온 최용수 감독의 능력이 발휘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과연 이번 이적이 성사될 수 있을지 해프닝으로 끝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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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축구 K리그 아드리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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