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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아래 상임위원)이 세월호 집회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416연대와 세월호 유가족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래군 상임위원의 구속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에 대한 흐름을 차단하려는 정점에서 이뤄진 사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상임위원은 지난해 세월호 공동 운영위원장을, 올해는 가족들과 시민 단체가 모여 만든 416연대 상임 운영위원을 맡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운동을 이끌어 온 터라 구속은 충격이었다.

416연대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여 지난 22일 종로 3가역 근처 커피숍에서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을 만났다. 다음은 배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 일답을 정리했다.

"박래군은 세월호 싸움에 상징적인 인물"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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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연대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박래군 상임위원의 구속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에 대한 흐름을 차단하려는 정점에서 이뤄진 사태'로 규정하셨던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입장을 밝힌 대로 지금 정부가 특조위에 어떤 예산을 지급하지 않고 가족들이 선체 수중 촬영 시도를 불허했잖아요. 또한 박래군 상임위원이 구속되기 전에 정부시행령이 강행되고, 황교안 총리가 임명되는 등 이런 것이 다 일종의 '세월호 없애기'처럼 흘러가고 있어요. 그 정점이 박 상임위원의 구속인 거죠. 416연대는 유가족과 시민사회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싸우는 과정이고 박 상임운영위원은 이 단체의 지도부예요. 지도부를 구속하는 건 싸움을 차단하려는 의도기 때문에 그렇게 규정한 것입니다."

- 박 상임위원은 어떤 위치에 있나요?
"빅 상임위원은 시민사회를 대표하기 때문에 이 싸움을 이끌어 온 거예요."

- 박 상임위원을 구속하는 게 영향이 큰가요?
"예, 크다고 할 수 있죠. 이 싸움을 하기 위한 집단이 있는데 그 지도부를 잡아간다는 건 전체가 흔들리는 문제라고 봐요. 유가족분들은 굉장히 크게 인식하고 있어요. 현재 구속자는 7명이에요. 입건이 더 많이 되고, 체포가 될 수 있는 경우도 많아요. 다 중요한 분들이고 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되지만, 특히나 지도부가 구속되면 전체 싸움이 흔들리는 거죠. 상임위원의 구속을 두고 가족들은 '결국 세월호 없애기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습니다."

- 왜 세월호를 없애려고 한다고 그래요?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게 된 배경은 뭐 친박 대 비박의 어떤 그 권력 싸움이라고도 하지만 그 싸움의 시발은 국회법 개정이었고, 국회법 개정은 세월호 시행령 개정 때문이에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결국 세월호 시행령 개정을 거부한 것으로 봐야해요. 왜냐면 이 특별법에 기초해서 시행령이 제대로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부터 국정원 실소유주 의혹, 유병언과의 유착 의혹 뿐만아니라 모든 문제들을 접근할 수 있는 작은 길은 열리는 것이거든요.

결국은 이 정부가 작년에 있었던 일들을 감추려는 의사가 명백하고 지금도 어쨌든 박근혜정부는 메르스에 유승민 사퇴로 위기 아닙니까? 그래서 정부는 공안 탄압을 선택해서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세월호 참사를 없애려고 하는 것이죠.

그리고 올해 9월 28일이 되면 정부가 제시한 배보상 신청기간이 만료됩니다. 그러니까 결국 배보상으로 입 닫아버리고, 싸움을 할 수 있는 주체들을 가둬서 결국 하반기에 가서 아예 없애려고 하는 노골적인 의도이지 않겠냐고 보고 있습니다."

- 박 상임위원 탄원 서명을 받고 계시잖아요. 그러나 일부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나와 연행되거나 소환장 받았을 때 416연대는 한 마디라도 했냐?"고 비판 하던데.
"일부에서 수많은 분들이 연행되거나 소환되기도 했고 구속도 됐는데 왜 416연대는 박 상임위원만 이렇게 하냐'는 질문이신데, 그러진 않았습니다. 지금 구속되신 여러분들에 대한 탄원 운동도 같이 했습니다. 저희 인권침해 감시단과 법률 지원단이 같이 해서, 현재까지 입건된 분들, 소환장이 발부된 분들을 다 일일이 연락을 해서 그분들에 대한 법률 지원 등을 벌써 수개월 동안 논의를 해왔어요.

그러나 박 상임위원 석방 탄원이 강조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그로 인해서 '너무 박래군만 강조하는 것 아니냐'라고 불편함을 느끼신다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근데 저희가 박래군이란 사람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 사람을 통해서 투영되는 게 있어요.

박 상임위원은 세월호 싸움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를 구속한다는 것은 앞으로 세월호와 관련된 집회를 열지도 말고, 나오지 마라는 사인을 주는 것이죠. 하지만 당연히 이 사람만 차별적으로 강조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소환되고 재판에 들어가고 혹은 벌금이 나온다거나 이런 모든 분들에 대해 전문적인 공동 대응, 연대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지난주 집회에서 박 상임위원 구속에 대한 얘기만 했고, 다른 문제랑 세월호의 본질적인 문제는 얘기 안 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당연히 구속이 된 직후 열린 집회에서는 박 상임위원 구속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박 상임위원 구속만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과 선체인양 이야기를 했고, 더 나아가서 구속 되고, 연행되는 문제를 전면적으로 같이 대응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혜진 위원이 기각이 됐는데,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제 판단에는 둘 다 구속시키기 부담스러웠을 거라고 봅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싸움에서 박래군, 김혜진씨가 지도부 격인데 둘 다 구속시킨다는 것은 역풍이나 비판이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변호사들도 둘 다 구속시키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니 박 상임위원만 구속시키지 않겠냐고 예상 했었어요."

"김재원–청와대–조대환까지 특조위 활동 방해 흐름"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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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박 상임운영위원을 구속시켰던 이유가,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을 차단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3가지 계획을 주되게 고민하고 있어요. 먼저 특조위 무력화를 막고 진상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미수습자 수습과 미수습자들의 유실이 방지가 되고 온전하고 조속한 선체인양이 되도록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박 상임위원 석방 탄원 뿐만아니라 연행되고 구속되는 분들, 세월호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탄압에도 공동 대응 할 거예요."

- 얼마전 가족들이 팽목항에 가서 선체 수중 촬영 시도 했지만 막았잖아요. 왜 막았다고 보세요?
"뭔가 감추려고 하는 게 있지 않을까요. 그거 아니고선 이해가 될 수 없습니다. 왜냐면 선체 수중 촬영은 예를 들면 JTBC 등 각종 언론 매체뿐만 아니라 또 인양 업체들이 먼저 들어가서 하기로 했어요. 자기들도 봐야 하니깐. 그러니까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굳이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가족들만 안 된다는 거죠. 물론 가족들이 봐서는 안 될 게 뭔지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유일하게 가족만 못 가게 막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 세월호가 일어난 지 1년 하고도 100일이지만 특별조사위원회 출범도 못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특별 조사위원회의 출범을 계속 지연시킨 그 주 원인은 정부에게 있죠. 마치 조대환 부위원장은 정부의 문제가 아니고 특조위 내부에서 갈등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지연되었다고 하지만, 명백히 작년 11월 7일 특별법이 제정되고, 1월 1일부터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시작되었는데, 지금 7개월이 넘도록 예산도 안 주고,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는 것은 정부였다는 것입니다.

근데 21일 이석태 위원장이 정부 고위 공무원 파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그거는 그거를 안 받으면 예산을 안 준다고 하니까, 특조위가 가동이 안 되니까 고욕지책인 것 같아요. 출범을 시켜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거라고 이해는 되지만 그거는 정부에 굴복을 한 거죠. 안타깝기도 하고 화도 납니다. 우리는 정부가 특조위를 장악해서 길들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특별조사 활동을 보장하도록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할 거예요."

- 조대환 부위원장이 이석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결근 투쟁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조 부위원장의 주장은 상당히 왜곡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치 이석태 위원장이 편파적일 거라고 주장을 하는데 그런 건 사실 관계도 없거니와 조 부위원장이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면 근거를 제시하라는 거죠. 근거도 없이 무조건 이런 식으로 결근 투쟁이란 게 말이 되냐고요. 본인도 특조위의 한 성원이면 제대로 가동시키려 노력을 했어야지 이제와서 결근을 한다면서 화살을 내부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조대환 부위원장은 이석태 위원장의 특조위 운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23일 사의를 표명해 사표가 수리됐다-기자말)."

- 1월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의 '세금도둑' 발언부터 조대환 부위원장의 결근투쟁까지 뭔가 짜여진 각본에 의한 거라는 느낌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뭐 그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각본을 짰는지는 모르겠는데, 누가 봐도 1월 '세금도둑' 발언부터 지금 조대환 그 새누리당 추천 부위원장이 하는 행태는 일맥상통 한다고 봅니다. 그들이 미리 어떻게 밀실에 모여서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김재원–청와대–조대환 까지 흐름들은 일관되게 특조위의 활동을 지연시키고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 편집ㅣ최은경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배서영, #박래군, #416연대,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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