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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 인정... 민간인 사찰은 부인 

국정원이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으로부터 해킹 프로그램(RCS)을 구입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조만간 국정원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원은 13일 오후 2시부터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2년 1월과 7월 이태리 해킹팀으로부터 총 20명 분의 RCS 소프트웨어를 구입했다"라며 "구입 목적은 대북 해외정보전 기술분석을 위한 연구개발용이다"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2만5000대의 핸드폰을 해킹해 금융정보를 빼가고 사이버 테러를 위협하고 있어서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을 연구해야 했다"라며 "그래서 이태리 해킹팀으로부터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 위해 이태리 본사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국정원은 '민간인 사찰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국정원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민간사찰용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구입한 소프트웨어가 20명분이기 때문에 (민간인 사찰이) 불가능함이 입증됐다"라고 밝혔다. "법을 철저하게 준수했고, 법을 어긴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35개 나라 97개 수사(정보)기관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구입했다"라며 "이것은 연구개발용이어서 국내인을 대상으로 해킹할 수도 없고 오직 북한 공작 대상자들을 상대로 실험하고 있다"라고 거듭 민간인 사찰용 의혹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카톡 사찰' 의혹에도 "북한 공작원들이 카톡도 쓰고 있기 때문에 해킹팀에 카톡과 관련해 문의했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라고 해명했다.

여당 간사 "이제 국정원 좀 믿어줘야 한다"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 구입을 공식으로 인정함에 따라 여야는 조만간 국정원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문,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점이 있는데 국정원장과 3차장의 설명으로만으로 (의혹 해소를) 확정지을 수 없기에 국정원에 가서 현장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라며 "국정원도 이를 받아들여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현장을 방문하겠다"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태리 본사에서는 로그 기록이 3개월 정도밖에 기록되지 않는데 이것이 설치된 지 3년 반이 지났기에 3개월 이전을 확인할 방법은 국정원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라며 "그래서 신속하게 여야 합의와 국정원 협의를 통해 현장을 방문하겠다"라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이 이것을 사용한 흔적이 해킹당한 내용에 다 들어 있다"라며 "하지만 다른 나라는 어떤가? 이것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고 조용한 형편이다"라고 과잉보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왜 우리나라만 이렇게 관심을 갖느냐? 그 이유는 과거 국정원에 (민간인 사찰 등과 같은) 유사한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이 걱정하고 언론은 관심이 많은데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라고 국정원을 감쌌다.

이 의원은 "이병호 국정원장이 '과거와 같이 국민을 대상으로 사찰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일을 했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고 했다"라며 "이것을 확실하게 믿기 위해 현장도 방문하기로 했으니 이제 좀 믿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사실 연구개발용으로 구입한 것인데 과대하게 보도된 것 같다"라며 "'국민들이 더 이상 정보기관을 불신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언론이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자료를 줘야 한다'고 국정원에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 편집ㅣ이준호 기자



태그:#국정원, #해킹팀, #국회 정보위, #신경민,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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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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