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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의 골이 깊습니다. 이념적 갈등도 여전합니다. 좀처럼 변하지 않는 분단 현실 속에서, 문학의 감동이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천만의합창국민위원회'와 <오마이뉴스>가 함께 통일를 염원하는 시를 연재합니다. 국내 시인과 사할린 동포 시인, 특히 재일조선인 시동인회 <종소리>의 시인들이 함께 뜻을 모았습니다. 작은 실천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열정이 모일 때 통일이 성큼 오리라 믿습니다. [편집자말]
두무진 항구에 설치된 구조물은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두무진 항 너머로 황해남도 용연군 용연반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 두무진 두무진 항구에 설치된 구조물은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두무진 항 너머로 황해남도 용연군 용연반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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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원

시모노세끼항에서
나는 부산행 배를 탄다

제주와 서울에서
누나들이 마중 나오고
사리원에서 달려온
조카들도 보인다
'빨갱이'라고 외면하시던
큰집 형도 어서 오너라
손을 높이 흔드신다

배가 부두에 막 닿으려는데
아차 아쉬워라
보드라운 아침햇살에
깨어난다

미련과 서운함이 섞인
엷은 웃음이 입가에 흐른다
50년 세월이 꼭 같잖느냐
후우 한숨을 내쉰다
그저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간절하다

부두를 올라 밟아야지
누나들이랑 조카들이랑
큰집 형도 함께 안아 봐야지
내 발로
내 팔로

예순여덟번째 생을 받은
아, 이 아침에
나는 새삼 꿈을 담는다

눈 뜨고 사라지지 않는
생시의 꿈을

진승원 시인은
- 1947년 일본 도쿄 출생
- 오사카조선고급학교, 조선대학교통신학부 사대반 졸업
- 도쿄제4, 히가시오사카제1초급, 히가시오사카중급 등에서 교무주임, 분과장 역임
- 대표작<서른한번째 운동회>, <마음껏 드세요>. <사랑 받는 무용수>



태그:#통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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