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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가 2016년 최저임금을 6030원으로 결정했다. 450원 인상한 것이다. 국민의 삶이 100원짜리 몇 개로 흥정이 돼 버리는 순간이었다.

매년 비슷하게 인상되고 있는 최저임금

알바노조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앞에서 '최저임금 6,030원 규탄 및 최저임금 1만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의 삶이 100원짜리 몇개의 흥정꺼리가 되었다" "올해도 공익으로 포장된 정부 입장이 그대로 결정되었다"며 최저임금위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또한 "결정 이전부터 6천원대를 흘린 정부와 여당은 30원 턱걸이가 저임금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설명해야한다"고 촉구했다.
▲ "최저임금 450원 인상? 장난햐냐?" 알바노조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앞에서 '최저임금 6,030원 규탄 및 최저임금 1만원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의 삶이 100원짜리 몇개의 흥정꺼리가 되었다" "올해도 공익으로 포장된 정부 입장이 그대로 결정되었다"며 최저임금위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또한 "결정 이전부터 6천원대를 흘린 정부와 여당은 30원 턱걸이가 저임금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설명해야한다"고 촉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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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가 시작 후 최저임금을 정하기 시작하자 사용자위원들은 늘 그렇듯 8년째 동결안 카드를 꺼냈다. 막판에 '30원을 인상하겠다, 35원을 인상하겠다'하며 10원 단위로 인상안을 내놨다.

노동자위원들은 1만 원에서 8100원까지 요구안을 낮췄다. 공익위원은 6030원이라는 금액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어림도 없는 공익위원안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미 심의가 끝나기 전부터 예상된 상황이었고, 결정된 금액까지도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마 내년도에도 최저임금 심의는 이렇게 전개될 것이다. 노동자들이 1만 원을 요구하든 2만 원을 요구하든 사용자들은 동결을 주장할 것이고, 100일간 무슨 말이 오가든 '공익으로 포장된 정부 입장'이 그대로 결정될 것이다. 올해는 30원으로 6천 원에 턱걸이 했으니, 내년은 올해보다 낮은 수준에서 흥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결정은 매년 이렇게 반복되고 있다.

채용 규모 감소... 청년들은 말라죽고 있다

기업들은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신규 채용을 줄이며 채용 감소 규모를 매년 갱신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꾸준히 늘어나 올해 초 10%를 육박했다. 청년 10명 중 7명이 '미래가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6명은 가장 극단적인 저임금 불안정 노동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울시의 실질 청년 실업률은 31.8% 수준이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바야흐로 청년들은 말라죽고 있다.

이러한 청년 실업은 일자리의 절대량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는 곳곳에 널려 있다. 청년 실업은 임금 수준이 높고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사회적 임금 수준을 높이고 노동 시간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 원과 노동 시간 단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청년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나눠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OECD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의 장시간 노동 문제도 해결하고, OECD 최고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도, 임금 격차 수준도 낮출 수 있다. 임금피크제와 같이 노동자들의 살점을 뜯어다 미래 세대에게 먹이는 잔인한 대책이 아닌, 노동자 모두가 살 길을 여는 대책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 1만 원은 지금 당장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 구조로는 당장 최저임금 1만 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무런 대책 없이 최저임금 금액만 결정해서는 영세 사용자들의 문제가 항상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부 소관의 최저임금위원회는 전 부처를 망라하는 위원회로 격상돼야 하고, 주제는 중소 상공인 대책까지 확장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1만 원'을 결정하고 모든 사용자가 시급 1만 원 이상 지급할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최저임금 제도의 완결성도 확보된다.

"6030원이 왜 '공익'인지 설명해야"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쓰레기봉투 안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이가현 씨는 "일주일에 15시간 일하고 있는데, 450원 오르면 오르는 주급이 6750원밖에 인상되지 않는다. 한 달이면 3만원이 되지 않는 돈이다"라며 "그 돈으로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오른다는 것도 당장 지금의 일도 아닌 내년의 일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 알바해서 생활비도 못 버는 쓰레기 내 인생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쓰레기봉투 안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이가현 씨는 "일주일에 15시간 일하고 있는데, 450원 오르면 오르는 주급이 6750원밖에 인상되지 않는다. 한 달이면 3만원이 되지 않는 돈이다"라며 "그 돈으로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오른다는 것도 당장 지금의 일도 아닌 내년의 일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 이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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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는 9일 오전 10시 경총 앞에서 '최저임금 6030원 규탄, 최저임금1만 원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1만 원은 단순히 저임금 노동자들의 요구가 아니라 국민 공통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익위원들은 6030원이 왜 '공익'인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쓰레기봉투 안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이가현씨는 "일주일에 15시간 일하고 있는데, 450원 오르면 오르는 주급이 6750원밖에 인상되지 않는다. 한 달이면 3만 원이 되지 않는 돈이다"라며 "그 돈으로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오른다는 것도 당장 지금의 일도 아닌 내년의 일이 아니겠냐"고 말했다(관련기사 : 행인들 앞에서 내가 쓰레기봉투에 들어간 이유).

이 자리에 참석한 또 다른 조합원은 "아프다고 청춘이냐. 낮은 최저임금으로 온 국민이 아프고 가난하게 살고 있다"며 "종일 식당에서 일해서 받은 돈이 주휴 수당 포함 90만 원인데 통신비, 교통비, 학자금 대출 내고 나면 삼각김밥을 먹거나 식당에서 주는 밥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버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한다고 임금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라며 "일 안 하면 자르고, 일 열심히 하면 연장근무밖에 더 시키냐"고 말했다.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은 "경총은 6030원도 너무 많다고 호들갑을 떤다. 중소 상공인 핑계대며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했는데, 중소 상공인도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경총은 당장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편집ㅣ조혜지 기자

덧붙이는 글 | * 알바노조 http://www.alba.or.kr , 02-3144-0935



태그:#최저임금,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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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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