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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로 영화관 일대에서는 몇몇 단체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동성애와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한일로 영화관 일대에서는 몇몇 단체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동성애와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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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반대 서명 역시 열렸다.
 동성애 반대 서명 역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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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이렇게 '핫'(Hot)한 도시였던가.

지난 5일,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대구 동성로에서 열렸다. 이날 동성로는 두 무리의 축제와 집회로 나뉘었다. 무대 쪽 백화점 일대는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와 참여 부스가, 맞은편 영화관 일대에는 퀴어문화축제 반대를 외치는 종교단체가 자리 잡았다. 이들의 경계에는 경찰과 의경들이 충돌방지를 위해 서 있었다.

기자가 경험한 이번 퀴어문화축제는 혐오에 대응하는 최선의 자세가 '사랑'이었다는 점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이 문구는 제가 들고 있지만,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수익금 전액을 동성애 반대에 사용한다는 현수막을 내 건 액세사리 노점상도 있었다. 당일은 행사 부스 외에 어떤 노점도 없었기에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임시 철거되디고 했다.
 수익금 전액을 동성애 반대에 사용한다는 현수막을 내 건 액세사리 노점상도 있었다. 당일은 행사 부스 외에 어떤 노점도 없었기에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임시 철거되디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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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 퀴어문화축제 행사장과 반대단체 집회장소 사이에는 암묵적인 경찰 경계선이 그어져 있었다.  하지만 몇몇 반대 단체에서는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경찰무리를 넘어와 본인의 들의 생각을 소리쳐 주장하기도 했다.
 이 날, 퀴어문화축제 행사장과 반대단체 집회장소 사이에는 암묵적인 경찰 경계선이 그어져 있었다. 하지만 몇몇 반대 단체에서는 경계를 이루고 있는 경찰무리를 넘어와 본인의 들의 생각을 소리쳐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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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먼저 퀴어문화축제 반대, 더 나아가서는 동성애 반대 단체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반대단체들이 제시하는 문구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에게 돌아오는 대답 대부분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였다.

등 뒤에 "동성애와 세금폭탄은 관련 있다"는 문구를 적은 한 대학생선교단체 소속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동성애와 세금폭탄과의 관계성을 묻는 기자에게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시켜서 하고 있는 것이기에 내가 인터뷰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서 답해줄 대표 소속원이 있냐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다른 종교단체에서는 "유럽인권재판소 역시 동성결혼문제는 인권의 영역이 아니라고 답했다"는 문구를 게시하고 있었다.

편집자 주
여성으로 성전환한 핀란드의 한 기혼 남성은, 결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의정국(핀란드)의 동성 결혼 금지가 유럽인권조약에 위배된다며 지난 2009년 유럽인권재판소에 이를 제소했다.

지난 2014년, 유럽인권재판소 대법원은 핀란드의 동성 결혼 금지가 1953년에 발효된 '유럽인권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소는 핀란드의 '시민 결합' 제도를 통해, 결혼 지위를 잃어도 충분히 이들 부부의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가 동성 결혼 문제가 '인권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규정한 적은 없다.
이 문구를 게시한 종교단체 소속원에게 사실관계여부를 묻자 "저는 몰라요, 종교단체에서 나오라고 해서 나온 것뿐이에요"라며 기자의 질문에 답해 줄 사람으로 다른 집사를 추천했다. 해당 집사는 "종교단체에서 준비한 문구는 맞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고, 반대집회에 참가한 것은 저 문구에 찬성해서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관계를 계속해서 묻는 기자에게 "저 내용이 잘못 됐다고 생각하면 법원에 가서 이야기하라"라는 말을 덧붙였다. 인터뷰가 길어지자 집사 주위의 인물들은 계속해서 기자의 소속을 확인하며 "국가인권위는 동성애 찬성하는 사람들이다, 대답해 주지 마라"라는 등 적개심을 내보였다.

물론 기자가 만난 사람들이 퀴어문화축제와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기자가 만났던 사람들은 자신이 들고 있는 문구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조차 모른 채 '시켜서 나온' 사람들이었을까. 기자는 그들과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었다기보다는, 그들이 들고 있는 문구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아시는 분 없나요?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혐오에 사랑으로 맞서다

 대구퀴어축제모습. '혼자가 아니에요(You are not alone)'라는 이름의 '퀴어들에게 힘이 되는 문구'를 적는 캠페인도 있었다.
 대구퀴어축제모습. '혼자가 아니에요(You are not alone)'라는 이름의 '퀴어들에게 힘이 되는 문구'를 적는 캠페인도 있었다.
ⓒ 대구인권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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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백화점 앞 무대에서 마지막 순서로 공연을 진행 중인 국내 유일 남성 동성애자 게이합창단 코러스 지-보이스 공연모습. 공연 내내 반대단체에서는 북을 크게 두드리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지-보이스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정기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대구 백화점 앞 무대에서 마지막 순서로 공연을 진행 중인 국내 유일 남성 동성애자 게이합창단 코러스 지-보이스 공연모습. 공연 내내 반대단체에서는 북을 크게 두드리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지-보이스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정기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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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반대한다."
"사랑해! 사랑해!"

공연 이후, 5시부터는 퍼레이드가 있었다. 퍼레이드는 의경과 경찰의 보호 아래 대구백화점-공평네거리-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봉산문화거리 2km 구간에서 진행되었다.

퍼레이드 내내 반대 종교단체들은 행렬을 따라다니며 "예수님을 믿으라", "동성애 반대" 등을 외쳤다. 한 교회 장로는 플라스틱 용기에 인분을 담아와 퍼레이드 현수막에 뿌리기도 했다. 몸에 인분을 묻힌 채 퍼레이드 행렬을 방해한 그는 경찰에 의해 진압되자, 계속해서 "매국노"라고 외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퍼레이드는 음악 아래 내내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는데, 반대하는 단체의 외침에 맞서서 "와!"하는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그들에게 "사랑해! 사랑해!"라고 외쳐 반대 단체의 순간적인 침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들으려고 들은 것은 아니었다

 인분을 투척한 교회 장로. 인분이 묻은 퀴어축제 홍보 현수막.
 인분을 투척한 교회 장로. 인분이 묻은 퀴어축제 홍보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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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혐오를 이기는 건 사랑이었다.
 결국, 혐오를 이기는 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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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을 끝내고 화장실에 간 기자는 우연히 혐오 세력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50·60대로 추정되는 이들은 "동성애 하는 사람들은 결국 짐승하고도 (성관계를) 하게 된다, 이건 정말 큰일이고, 이 사람들을 고쳐야 하는데 그러면 세금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 이들이 왜 세금과 동성애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우리가 행렬에 계속해서 따라가면서 회개하라고, 예수님 믿으라고 외쳤는데 그것들이(퍼레이드 행렬) 방긋방긋 웃던데 기가 차더라"며 "나중에는 '사랑해'라고 이야기하던데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세상이 큰일이다 큰일"이라는 말을 끝으로 그들은 화장실을 나갔다.

"사랑해"라는 말에 순간 말이 없어진 혐오·반대 단체들. 그들의 행동과, 말이 결국 증명하지 않는가. 혐오를 이기는 것은 사랑이었다.

덧붙이는 글 | 김선희 시민기자는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제8기 인권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와 함께 하는 시민기자단이 꾸려갈 '별별인권이야기'는 일상생활 속 인권 이야기로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기사 내용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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