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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총 뜻 받들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 오르고 있다.
▲ 유승민, 결국 사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총 뜻 받들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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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8일 오후 1시 55분]
유승민 원내대표 "헌법 제1조 1항 지키고 싶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오후 1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라며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유 원내대표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이다,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원내대표는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라며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4월 국회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라며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라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 관련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날 유 원내대표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 뜻을 받아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 사퇴 권고 수용한 유승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 관련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날 유 원내대표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 뜻을 받아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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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늘 아침 여의도에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묻던 질문을 또 했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거듭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용서와 이해를 구합니다.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난 2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드리고 원내대표가 되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습니다.

지난 4월 국회연설에서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습니다.

저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 해주신 국민들, 당원 동지들, 그리고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1신 : 7일 낮 12시 45분]
새누리 '유승민 찍어내기' 성공... 유승민 "사퇴 권고 수용하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하기로 한 의총 의견을 유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하기로 한 의총 의견을 유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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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4시간 가까운 격론 끝에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당초 의총에서 채택을 시도했던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추인하지는 않고 '사퇴 불가피론'이 다수였다라는 의원총회 결과를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유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퇴 권고 결의안은 아니지만 집권 여당이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는 것은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사퇴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사퇴 불가피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160명 중 120여 명이 참석했고, 이중 40여 명이 찬반토론을 신청해 격론을 벌였다. 그동안 유 원내대표 사퇴를 반대해온 비박(박근혜)계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에 대한 반대 토론에 나섰다. 이들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표결로 사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 방식과 관련해 "박수 치고 끝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표결을 통해 한 명 한 명의 의사를 제대로 파악해 기록에 남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비박계 사퇴 반대했지만... 대세는 '유승민 사퇴 불가피론'

하지만 이 같은 비박계의 주장은 소수 의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의 주장이 이어지자 친박계도 반박에 나섰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촉구에 앞장서온 서청원 최고위원은 "정치인이 사퇴하는 것은 불명예가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며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도 "현실적으로 유 원내대표 체제 존립은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지도부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시점에서 국민의 바람은 분란을 수습하는 것이지 더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했다.

비박계는 '사퇴'로 대세가 기운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보다는 수평적 당·청 관계 수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식 의원은 "이번 사태가 (당내) 민주주의 (확립과) 당·청 소통이 잘 되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고, 하태경 의원도 "당과의 소통에 소극적인 청와대의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우리의 결의문에 포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우리를 구태 정당으로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유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 결의안은 표결 없이 다수의 암묵적 동의라는 방식을 통해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80퍼센트다, 전체적으로 그렇다"라고 전했다. 김태흠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세인 것 같다"라며 "표결하자는 이야기는 딱 한 명이 한 것 같다, (표결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도 "표결하지 말자는 쪽이 더 많았다"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의원회관 사무실에 머물며, 의원총회 종료 후 발표할 거취에 관한 입장문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재신임 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든 큰 상처"

한편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때로는 자신을 던지면서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유 원내대표에게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결단을 부탁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여러 사람이 (유 원내대표의) 공과를 이야기하지만 과실보다는 공로가 훨씬 많았음을 많은 의원들이 인정할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의 성공에 대한 열정과 충정이 누구보다 강한 동료의원이자 당의 외연을 넓힌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은 분열된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런 만큼 오늘 꼭 (유 원내대표 거취 논란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재신임 투표에 대해서는 "신임 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모두가 큰 상처를 입게 된다"라며 반대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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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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