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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8일 오후 2시 47분]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내 '친노' 계파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노무현 정신'이 무엇이냐고 한 번 묻고 싶다"며 "노무현 정신은 자기희생과 헌신이다. 또 탈계파, 지역주의 극복인데 지금 그걸 실천하는 정치인이 누가 있나? 폐권화 된 친노 세력은 노무현 정신을 오히려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내 '친노' 계파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노무현 정신'이 무엇이냐고 한 번 묻고 싶다"며 "노무현 정신은 자기희생과 헌신이다. 또 탈계파, 지역주의 극복인데 지금 그걸 실천하는 정치인이 누가 있나? 폐권화 된 친노 세력은 노무현 정신을 오히려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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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가장 '특이한' 정치인이다. 새정치연합에는 17대, 18대, 19대 내리 당선된 3선 의원이 많지 않다. 대부분이 전통적인 지지 텃밭인 호남 출신 의원들이다. 새정치연합이 민주당 시절이던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참패하며 86석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의원은 내리 3선을 했다. 그것도 부산에서.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영남 3선은 거의 5선을 한 정도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부산지역 의석은 조 의원과 문재인 대표뿐이다. 영남으로 확대해도 민홍철 의원까지 셋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 많은 언론과 당 내외에서는 그를 대표적인 '비노' 인사로 꼽는다. '친노 저격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친노 패권주의'는 그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의 하나이고, 당에 계파 논란이 벌어지면 항상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그러나 조 의원은 역설적으로 자신을 '친노'라고 칭한다. 그것도 '원조 친노'라고 말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에 출마했을 때 그를 도우면서 정치를 시작했고, 한때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새정치연합의 계파 갈등을 심층적으로 보기 위해 준비한 릴레이 인터뷰, <새정치, '비노'에게 듣는다>의 첫 주자로 조 의원을 꼽은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소집돼 있던 지난 6일 국회에서 조 의원을 만났다. 그가 생각하는 '친노의 근본적 문제점', '친노의 실체 여부', '탈당설과 신당창당설' 등에 대해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는 여전히 '패권화된 친노'를 강하게 비난했지만 민감한 질문은 웃음으로 피해가기도 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노무현과는 상호 존중하는 동지적 관계"

- 당에서 대표적인 '비노' 인사로 꼽힌다. 하지만 2004년 국회에 첫 입성 때는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노 대통령과 인연은 어떻게 되나?
"1988년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 동구에 출마했다. 부산대학교 3학년 때였다. 학생 신분이었지만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이런 정치인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1996년 노 대통령과 함께 부산에 출마했다. 이때부터가 실질적인 인연이다.

내가 '원조 친노'라고 칭하는 이유는 누구의 권유나 부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노 대통령을 도왔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추구했던 우리나라의 발전과 정치개혁에 참여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 대통령과 나는 수직관계가 아닌 상호 존중하는 동지적 관계였다."

- 문재인 대표도 부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나는 정치인으로, 문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둘 다 부산에 출마한 노무현 대통령을 도와주는 입장이었지만 방향이 약간 달랐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부산에서 야당으로 나온다는 게 정말 어려웠다. 문 대표는 전면에 나설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문 대표는 뒤에서 도왔다. 하지만 나는 앞에 나서서 도왔던 거다. 노 대통령이 어려운 길을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거기에 동의했다."

- 스스로는 '원조 친노'라고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친노 저격수'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친노 관련 발언을 많이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무엇이 '친노'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나?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노무현 정신'이 무엇이냐고 한번 묻고 싶다. 나는 노무현 정신이 자기희생과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또 탈계파, 지역주의 극복이지 않나? 지금 그걸 실천하는 정치인이 누가 있나? 패권화된 친노 세력은 노무현 정신을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어려운 곳에 출마해 자신을 희생하는 정치인이 누군가. 조경태다."

- 그러나 '친노' 계파는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친노 계파 실체의 증거가 있나?
"국민들이 친노가 없다고 생각할까? '친노'는 잘못된 표현이 아니다. 어떤 '친노'인지가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버리는 정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종로 출마를 포기하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부산에 출마했고, 여당 후보의 지위를 버리고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된 것이다. 자신을 버릴 줄 아는 정치가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친노라고 불리는 분들이 그런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자문해 주길 바란다."

- 하지만 당의 모든 문제에 '친노 탓'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친노는 합리적 친노, 패권화된 친노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장하는 건 패권화된 친노의 문제다. 그들은 '우리만 잘못한 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일단 폐쇄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고, 우리끼리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 따라오고 싶으면 오고 싫으면 말라는 식이다.

또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정치는 선거로 말한다. 선거에서 승리하면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것이고, 패배하면 실패하는 거다. 그동안 패권화된 친노세력이 중심이 된 치른 선거는 다 실패했다. 먼저 지난 대선에서 실패했고, 그 앞서 총선에서 실패했다.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한 것이다.

특히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는 우리 당에 심각한 신호를 주고 있다. 광주에서 우리당 후보가 30%를 넘지 못했다. 광주시민이 새정치연합을 버린 거다. 그 원인을 찾아보니 광주시민들이 친노패권 세력에게 등을 돌렸기 때문이더라. 전통적인 야당의 텃밭에서조차 민심이 이반하고 있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여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지면 다시 기회 온다"


- 지난 4.29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문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당시 취임 3개월 차였고, 호남 민심의 이반이 단순히 문재인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 지난해 7.30 재보궐에서도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다.

"앞서도 말했지만, 본인들은 억울할 수 있다. 이정현 의원에게 패한 후보가 누구였나. 서갑원 후보였다.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게다가 당시 문재인 의원이 서 후보의 후원회장이었다. 순천·곡성에 여러 번 내려가 선거운동을 뛰었다. 결과는 여당 후보에게 참패로 나왔다. 다른 문제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친노 패권세력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같이 패권화되어 있는 세력을 청산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당의 혁신과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오려면 오고 말라면 마라는 식으로 해서는 외연 확대가 어렵다. 친노 세력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 이후 당의 전국적 지지율은 25~30%를 유지하며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세월호 특별법 정국 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10%p 가량 상승했다. 문재인 체제가 실패했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정치는 한 표 차이로 져도 지는 것이다. 51:49의 싸움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51%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금은 거기에 턱없이 모자라다. 항상 2등에 만족할 것인가? 정당 지지율에서 새누리당을 압도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다.

내가 당에 쓴소리하는 이유는 정답이 있는데 그 정답을 안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 이후 당에서 대선평가보고서를 만들었다. 여기에 답이 다 들어있다. 그 정답을 공개하고 재평가해서 실천해야 한다."

- 결국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는 것인 답이라는 얘기인가?
"책임질 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다시 온다. 우리 당을 살리는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인재가 당으로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책임지는 모습인지,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 당 혁신위원들을 문재인 대표의 "전위부대 같다"라고 말했다. 혁신위의 작업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했다. 얼마 전 1차 혁신안이 발표됐는데 지금은 어떻게 평가하나?
"문재인 대표는 경선 공약으로 당 공천과 관련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냥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면 된다. 그 약속만 지키면 되는 것이지, 혁신위가 공천에 대해 말하는 것은 권한 밖의 일이다. 월권이다. 공천권을 특정 계파가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일이다."

"부산에서 야당정치 20년, 미래 준비하겠다"

- 당 내외에서 신당 창당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을 접한 적이 있나?
"많은 당원들이 설왕설래하면서도 신당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당이 제대로 된 변화를 못 하면 신당의 출현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말해 왔다. 당원들도 후보들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당에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호남에서 당의 후보가 30%도 못 받고 떨어졌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큰 충격이다. 호남의 지지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 당에 유일한 영남지역 3선 의원이다. 본인이 직접 신당 창당을 주도할 생각도 있나?
"<오마이뉴스>에서 도와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웃음) 아직도 영남지역은 척박하다. 야당이 성공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최근에는 호남도 어렵다. 이것은 총선에서 수도권에도 영향을 준다. 내년 총선은 상당히 어려워진다. 이 영향이 수도권으로 온다.

나는 선거에서 패배도 해봤다. 하지만 세 번이나 이겨도 봤다. 어떻게 해야 서민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이념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 대중을 위한 대중정당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

- 야권이 분열하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의 분열을 막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뼈를 깎는 쇄신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한다. 공평하고 공정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 당의 스탠스도 변화시켜야 한다. 특정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 합리적 보수, 합리적 진보를 모두 끌어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한쪽으로 치우쳐진 모습이 있다.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이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 정치인 조경태의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28살에 처음 출마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가치는 '땀 흘리고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그런 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청년실업이 정말 큰 문제다. 청년 창업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려고 한다. 단순히 인기에 연연하는 정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 부산에서 20년 동안 야당으로 활동해 왔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극복하고자 했다.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정치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당을 위한 쓴소리 계속할 것"

조경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패권화된 세력을 청산해야 한다"며 "친노 세력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패권화된 세력을 청산해야 한다"며 "친노 세력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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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일 윤리심판원에서 혁신위 관련 발언에 대해 소명하는 자리가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할 예정인가?
"다른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내 발언 중에 문제라고 하는 부분은 '대표 경선이 반칙'이라고 한 것이다. 사실 이 주장은 박지원 의원도 했던 말이다. '반칙'이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썼다. 그러면 그 사람들도 다 윤리심판원에 회부돼야 하지 않나? 하필 왜 나에게만 그런 징계를 내리려고 하는지, 공평하지 않다. 경선 과정에서 룰 변경과 선거인단 확대 등 실제로 문제가 된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해명이 필요하다.

혁신위에 대해 '전위부대'라고 말한 것은 정치적인 소신 발언이다. 최근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광주에 내려갔을 때 기초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대표에게 놀아나는 혁신위'라는 표현이 나왔다. '전위부대'와 '대표에게 놀아나는 혁신위' 중 어떤 발언이 더 격한 표현인가? 내가 징계를 받는다면 그때 기초단체장도 징계를 받아야 하지 않나? 이건 당을 향한 쓴소리다. 쓴소리도 못하게 하는데 무슨 혁신을 할 수 있겠나."

- 윤리심판원 결과에 따라 탈당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럴 생각이 있나?
"<오마이뉴스>에서 밀어줄 건가?(웃음) 20년 동안 '민주당'을 지켜왔다. 끊임없이 당을 향해 쓴소리하는 이유는 우리 당이 잘 돼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가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당내 잘못된 부분은 고쳐야 한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조경태, #문재인, #노무현, #친노, #새정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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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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