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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긴꼬리딱새의 번식에 대한 소식이다. 몇 년 전부터 대전에서 관찰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던 터였다. 반가운 소식을 듣고 번식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계룡산으로 향했다. 음습한 곳에 둥지를 트는 긴꼬리딱새는 주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지방에 주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종이다.

긴꼬리딱새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보호 받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적색목록(Red List)에 위기근접종(NT)으로 분류하고 있어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이런 긴꼬리딱새가 계룡산에 둥지를 튼 것이다. 계룡산 국립공원의 작은 계곡 주변에서 긴꼬리딱새를 만날 수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둥지주변의 긴꼬리 딱새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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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딱새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광조(三光鳥)라고 불렸었다. 계곡이 있는 습한곳에서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소리로 인해 삼광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일본어로 해와 달 그리고 별의 소리와 비슷해서 삼광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결국 삼광조는 일본식 표현인 것이다. 때문에 과거 긴꼬리 모습을 보고 붙여졌던 긴꼬리딱새라는 이름으로 다시 되 돌아갔다. 긴꼬리딱새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컷의 몸길이가 수컷 44.5cm나 된다. 암컷이 17.5cm이기 때문에 수컷은 몸의 절반 이상이 꼬리이다. 실제로 보면 꼬리밖에 보이지 않는다.

긴꼬리딱새는 긴꼬리 뿐만 아니라 눈 주위가 코발트색을 가지고 있어 신비롭게 보인다. 때문일까? 긴꼬리딱새의 영어 이름은 black paradise flycatcher이다. 말 그대로 파라다이스! 낙원 느끼게 해주는 새라는 의미가 아닐까?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을 가진 긴꼬리딱새는 보자마자 사람을 멈칫하게 만든다. 너무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19년 전인 1996년 칠발도에서 수컷을 관찰한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새다. 이런 새를 계룡산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나에게는 광명을 찾은 것이다. 그동안 통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긴꼬리딱새를 확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참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 육추중인 긴꼬리딱새의 모습 참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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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관찰된 긴꼬리딱새는 새끼 4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참나무에 둥지를 튼 긴꼬리딱새는 암컷과 수텃이 번갈아가면서 새끼를 기르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처음 확인한 6월 20일 새끼를 품고 있었다. 7월 5일 다시 찾은 긴꼬리딱새 둥지에서 이소(둥지를 떠나는 행위)하는 긴꼬리딱새를 만났다. 이소가 완료되면 긴꼬리딱새는 다시 계룡산을 떠돌다 가을 남쪽으로 갈 것이다.

육추를 기다리는 새끼들
▲ 긴꼬리딱새 수컷 육추를 기다리는 새끼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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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만났던 '낙원의 새'를 계룡에서 다시 본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몇자 적어보았다.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가 국립공원인 계룡산에서 매년 번식한다면, 계룡산 자체가 나에게는 낙원(파라다이스)이 될 것이다. 내년 다시 긴꼬리딱새를 보기 위해 계룡산을 찾을 날을 기약해본다.


태그:#긴꼬리닥새, #낙원,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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