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 경기를 치르는 올 시즌 프로야구. 지난주 10개 구단(7월 첫주)이 모두 반환점을 돈 가운데, 신인왕 레이스는 삼성의 구자욱과 넥센의 김하성, 두 야수들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앞서 나가고 있다.

최근 7년간 중고신인들이 신인상을 거머쥐었던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모양새다. 스프링 캠프까지만 해도 여러 선수들이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구자욱과 김하성을 비롯해, 지금은 롯데 소속인 우완 박세웅, LG 좌완 임지섭, NC의 외야수 김성욱 등의 중고신인들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다승왕을 차지하며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았던 박세웅은 1군 무대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 1군 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호투를 펼친 날은 타선이 침묵(4월 18일 삼성전 5이닝 2실점)하거나, 불펜이 무너져(5월 1일 NC전 7이닝 2실점) 승리를 놓쳤다. 올 한 해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 박세웅이다.

프로 데뷔 2년차 임지섭 역시 올 한 해가 순탄치만은 않다. 지난 4월 4일 삼성을 상대로 7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인상 깊은 투구를 펼친 임지섭은 이후 계속되는 제구 난조로 현재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양상문 감독의 배려 아래 투구폼을 뜯어고치는 등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막상 뚜껑이 열린 뒤 그가 보여준 행보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NC의 백업 외야수 김성욱은 구자욱과 김하성에 비해 출전 기회가 적은 편이다. 이미 NC의 외야 라인업은 김종호-이종욱-나성범이라는 확고한 주전들이 버티고 있어 이를 뚫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 올해 61경기 74타수 23안타 3할1푼1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순수 신인 가운데서는 대졸 루키인 kt의 불펜투수 조무근의 가능성에 주목해볼 만하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54순위로 kt의 유니폼을 입은 조무근은 4승 2.30의 평균자책점으로 kt 불펜의 승리요정으로 거듭나고 있다.

kt 김재윤 역시 조무근에 뒤지지 않는다. 투수로 전향한지 1년도 되지 않은 포수 출신 투수의 활약이 눈부시다. 김재윤은 데뷔 첫 해임에도 18경기 1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kt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만약 kt에서 신인왕을 배출한다면 다시 한 번 신생구단에서의 신인왕 배출이라는 공식이 이어질 수 있다.

최근 10년간 프로야구 신인왕 수상자
2005년 삼성 오승환(투수)
2006년 한화 류현진(투수)
2007년 두산 임태훈(투수)
2008년 삼성 최형우(외야수)
2009년 두산 이용찬(투수)
2010년 두산 양의지(포수)
2011년 삼성 배영섭(외야수)
2012년 넥센 서건창(내야수)
2013년 NC 이재학(투수)
2014년 NC 박민우(내야수)


신인왕 경쟁에서 치고 나가는 구자욱과 김하성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는 투수들이 없는 가운데 구자욱과 김하성은 주어진 기회에 실력으로 보답하며 1군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구자욱은 2012년 입단 후 2군에서 1년을 보낸 뒤 상무야구단을 거쳐 채태인의 부상으로 올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기회를 잡았다. 워낙 탄탄한 선수진을 갖춘 삼성이기에 구자욱은 아직 한 포지션에 정착을 못했지만, 현재까지는 가장 페이스가 좋다. 73경기 타율 3할2푼9리 231타수 76안타 9홈런 34타점, 선배들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는 활약으로 본인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프로 2년차 김하성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무주공산이 된 넥센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며 당당히 1군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요건에 딱 1타석이 모자라는 59타석을 소화한 김하성이기에 올 시즌 신인왕 경쟁에 나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76경기 출장해 289타수 84안타 13홈런 29타점, 3할에 가까운 타율(0.291)을 기록하며 강정호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구자욱과 김하성은 올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이름을 올리며 영광의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신인왕 판도를 위협하는 선수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가운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구자욱과 김하성의 신인왕 경쟁은 2라운드에 돌입한다.

시즌 중반부터 종반까지는 '체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1군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기 때문에 여름과 함께 다가오는 남은 시즌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신인왕 수상을 위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만약, 구자욱이 올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다면 삼성은 2011년 배영섭 이후로 4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하게 되며, 김하성이 신인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2012년 서건창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넥센 출신 신인왕이 탄생하게 된다.

과연, 정규시즌 막판까지 계속해서 구자욱과 김하성의 양강 구도가 유지될지 혹은 둘의 아성에 도전하는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 끝까지 열띤 경쟁을 펼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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